·6년 전
꿈을 꾸었다. 파도에 휩쓸리다 외딴섬에 도착했다.
잔잔한 파도소리마저 들리지 않는 고요한 밤바다였다. 어둡고 어두워서 그속에 잠식당할 것 같았다. 무서워졌다. 그곳엔 혼자였다. 둘러봐도 인기척하나 없는 광대하고 넓은 검은바다.
몸을 한껏 웅크리고 앉아 저 멀리 멍하게 지평선을 바라 볼 뿐이였다.
일순간 공허함이 느껴지자 놀라서 깨어보니 오후 9시 47분.
문자 한통이 왔다.
'나이제 연락못해 미안'
화면 속에 비친 글을 보고 나는 직감했다.
우리의 관계는 여기까지라는 것을.
더 이상 이어 갈 수도 없다는 것을.
정말 꿈처럼 우리의 관계는 고요하게 끝이 났다.
누구의 잘못도 아닌 그냥 서로 그저 안맞는 그런 상황.
분노가 치미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슬픈 것도 아니다.
그냥 그렇게 끝이 났다.
고요하고 공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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