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중학교 2학년부터 친구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살고 있었어야 했다는 사실이 너무 가슴 아프다.
친구의 죽음으로 한바탕 울고 난 후의 여파는 두 종류로 나뉘는 것 같다. 하나는 나도 죽으면 남들이 저렇게 힘들어할 테니 나는 친구 옆을 지켜야지. 다른 하나는... 나도 저렇게 될 수 있을까.
나는 원래 정신이 멀쩡한 편은 아니라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계속 자살하기를 원했지만 그 일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나는 생각보다 멀쩡했는지 첫 번째 사고방식을 가졌고 아직도 너무 힘들어서 죽고 싶으면 그때 일을 떠올렸다.
하지만 다른 친구들은 달랐다. 그 사건이 끈을 당겼더니 주변에 있던 친구들이 6개월 안에 그 일을 언급하며 세 명이나 자살을 시도했고 그 세 명을 살려냈다. 솔직히 살려냈다고 말하기도 쪽팔린다. 사실은 이미 다 죽어 썩어가고 있는 시체에 억지로 방부제를 먹인 것 같다는 기분이 항상 들었고 지금도 후회한다.
나는 누군가의 마지막 선물을 받아 본 젹도, 마지막 메시지를 받아 본 적도, 유서에 이름이 적힌 적도 있다. 유서에 내 이름을 적은 내 애인은 현재 자살시도를 하고 어제 정신병원에 입원했다. 졸업은 한 달 남았고 12월 31일은 사귄 지 300일째 되는 날이다. 재입원이니 6개월은 훨씬 더 못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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