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꿈을 꾸었다. 내가 부모님과 하나밖에 없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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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짧은 꿈을 꾸었다. 내가 부모님과 하나밖에 없는 언니의 손을 잡고 함께 놀러다니는 꿈. 집에 와서 언니와 목욕하고 따뜻하게 데워둔 수건으로 내 몸을 구석구석 닦아주고 따뜻하게 둔 잠옷을 입혀주는 엄마. 이부자리를 깔아두시고 머리를 말려주시는 아빠. 따뜻한 이부자리에 누워 장난치던 언니와 나. 지쳐서 잠든 우리를 따스하게 바라보며 덮어졌던 이불. 다시는 오지 않을 그런 달콤한 꿈을 꾸었다. 나는 어릴때 밝고 사교성 있는 성격이여서 어른들께 사랑을 듬뿍 받았다. 친구들과도 원만하게 지냈다. 하지만 좀 막나가는 스타일이라 나이 셋 많은 언니에게 성격 좀 고치라고, 이러면 친구들이 싫어할꺼란 말을 듣고 나는 변했다. 말도 사근사근하고 화나도 참았다. 양보하기 싫어도 양보했다. 이렇게 안하면 나를 싫어할까봐. 싫은 말도 잘 못했다. 이제 이 모든 건 내 '습관' 이 돼었다. 그리고 남에게는 내 '습관'은 먹잇감이였다. 그들은 나를 물고 뜯었다. 나는 늘 울었다. 계속 울었다. 이 지옥같은 시간을 저 멀리 바람과 함께 날려보내고 싶었다. 더 성장했을 때, 나는 트라우마가 생겼다. 지울수 없는 상처와 함께. 내 앞에서도 나를 안줏거리로 즐겁게 떠들어대는, 한때 나와 유쾌하게 지내던 아이의 입을 틀어막고 싶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런 힘이 없었다. 이렇게 나약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엎드려서 그 모든걸 ' 듣지 않기'였다. 모든걸 방관하는 이들이 미웠고 나에게 하는 모든 말들은 나를 옥죄였다. 혼자였던 나는 혼자서 힘들어하다가 결국 곪아버렸다. 사람을 믿고 싶지 않았다. 겉으론 밝았지만 하얀 여백지에는 이미 까만 잉크가 쏟아져 스며들었다. 나는 그래도 잘 지냈다. 더 크고 난뒤, 나는 정말 행복했다. 친구들과 어울리며 편하고 솔직하게 털털하고 유쾌하게 다녔다. 밝고 재치있는 말솜씨를 지닌 내 곁에는 늘 친구들이 있었다. 더 크고 서로가 다른 반이 돼었을때, 우린 엇갈렸다. 정말 친한 친구가 내 곁을 떠났다. 나는 울음도 안나오고 아무런 감정도 들지않았다. 너무 당연하게 늘 내 옆에 있을거라는 아이가 내 곁을 떠났을때 그 느낌을 처음에는 부정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초콜릿이 혀에서 처음엔 달다가도 나중엔 쓴맛이 스며들듯이 내 마음에는 고통이 밀려들어왔다. 이미 곪은 상처에 극심한 고통이 밀려오니 죽을 맛 이였다. 나는 마지막 쌓은 성도 무너뜨리고 말았다. 나에게는 더이상 남은것이 있지 않다. 그 아이를 떠나보낸 댓가로, 나는 재치있는 말솜씨와 털털함을 모두 잃어버렸다. 나는 예민하고 까다로운 사람이다. 더이상 남에게 쉽게 양보를 해주거나 무조건 착하게 대하지 않는다. 나는 아직도 초콜릿의 쓴맛을 혀에 기억하고 있다. 사람을 만나는 일이 두려워졌다. 그리고 내가 이 사람에게 만족***지 못하는 사람이 된다면 나를 떠나버릴 거라는 공포감을 늘 지니고 있다. 내가 재미가 없고 과묵한 사람이라 모두가 나와 있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성격을 가지는 사람이 돼고 말았다. 사람과 함께 있는것이 힘든 사람이 돼었다. 남의 시선을 과의식 하는 사람이 돼고 말았다. 나는 대한민국의 흔한 학생, 어쩌면 남들과는 다를지도 모르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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