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특성화에서 전학을 왔는데 후회 된다. 근데 이게 공부를 해야 되서 싫은건지 아니면 다시 그 길로 가고 싶은건지 잘 모르겠다. 중학교 때 나름 11등까지 올렸는데 고등학교 오니까 중하위권 되드라.
너무 힘들다. 지금도 내일 모레가 시험인데 공부 하나도 안하는 내가 한심하고 우울하다. 그렇게 자신 있던 국어도 바닥을 치고. 엄마 아빠 모두 좋은 대학을 나왔다 하는데 나는 왜 이 모양 이 꼴인지.
조심스레 엄마를 떠보니 엄마는 내가 시험운은 좋다면서 내가 대학 못 갈 거라고는 절대 생각 안한다고. 그렇게 내 부담은 쌓여만 가는데도 여전히 난 쿠키런에서 헬로키티 이벤트나 뛰고.
어쩌면 중학교 때가 좋았을지도 모른다. 가고 싶은 그 고등학교 하나만으로도 교과서 달달 외우고 10시간이고 앉아있을 수 있던 그때가. 이 생각만 하면 목표가 없는 난 시체와 다름없는 것만 같다.
전학을 모르는 조금 먼 학교에 오니 나는 오도가도 아는 얼굴 하나 없는게, 이리끼지도 저리끼지도 못하고, 결국은 중학교, 전 고등학교 친구들이랑 연락만으로 내 외로움을 채울 때마다 그때는 왜 그랬을까 싶다.
사립고인데도 자사고인가 뭔가보다 빡세다는 데에 가서 그런걸까. 난 한 평생 그것만 봤다해도 다른 걸 할 수 있다는 자만심 때문인가. 결국은 나 혼자 목표없이 둥 떠다니는게 부끄러워서 그런가. 속으로 썩히고 썩히고 썩히면서도 잘 지내다는 말 밖에 못한다.
나는 사람이 아닌 줄 알았는데 그랬도 사람이였는지라 누군가에게 털어넣고 싶어 연락처를 찾아봐도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걸 알았을때는 생각보다 슬프지도 화나지도 않았다. 문득 그걸 깨닭았을 땐 그저 내가 그렇지 라는 생각만이 떠올랐다.
사실 학교 안에 있는 위클래스에도 몇 번 서성거렸다. 그치만 전학오기 전 전학에 대해 상담할 때 네가 결정해야지 라는 선생님의 말이 내 발걸음을 돌려 교실으로 갈 수 밖에 없도록 하는 것이다. 선생님의 말이 야속했지만 결국은 맞는 말임이 알기에 선뜻 들어가지 못한다.
그냥 상담 받고 싶었다. 상담이 아니더라도 그냥 말하고 싶었다. 너무 나 중심으로 살아서 주위에 아무도 없어서 이렇게라도 해야 내가 살 것 같다. 누가 나태한 나의 변명이라고 들을 가치도 없다고 손가락질 해도 나는 그저 내 얘기를 들어줬구나 하고 기뻐할지도 모른다. 들어줄 사람이 필요해서 구구절절 긴 변명거리를 적었다.
내가 고2가 되고 고3이 되고 수능도 칠 때, 그때쯤에 어른이 된다고들한다. 고작 2년이라는 시간에 내가 어른이 되기엔 나는 너무 미성숙하고 계속 누군가에게 의지해야하기에 어쩌면 나는 어른이 되더라도 정신은 계속 머물러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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