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젤링 #학업 #진로 #완벽주의 아주 어렸을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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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아주 어렸을 때 부터 나는 어딘가 특출난 아이로 불렸다 원래 부모들은 자기 아이를 특별하게 생각하지만 아이가 커가면서 평범한 사람 중에 하나였다는 걸 깨닫게 된다 하지만 나는 그 착각인지 진짜인지 모를 것이 꽤 오래갔다 고 1때까지 전교 5등 안에는 항상 들었고 그 나이까지 목표는 서울대였으니까. 우리 부모님은 진짜 내가 뭔가 다른 아이인 줄 알았고 그런 말을 듣고 자란 나도 당연히 남들보다 두걸음 앞서야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슬슬 밑천이 떨어지는 건지 이과 과목에서는 머리도 안 따라주는게 느껴지고(여전히 평균 정도는 하지만 그건 내가 원하는게 아니다) 태도도 너무 해이해져서 나 자신이 너무 실망스럽다 눈에 확 띄지는 않지만 등수도 조금씩 떨어지고 뭐랄까 마치 늙어가는 것 처럼 사회 전반에 대한 관심도 떨어지고 예리함이나 빠릿빠릿한 느낌도 없다 어제보다 오늘 더 멍청해진 기분이 든다 그런 느낌을 지울수가 없고 참을수도 없다 이대로는 나와 달라야한다고 여겨왔던 친구들하고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성적이 높지 않은 친구들을 무시하는 건 아니다 그건 그 친구들의 진로희망이 공부하곤 큰 상관이 없는 분야이기 때문에 주력하는 분야가 다를 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난 이게 가장 잘하는 거고 이걸로 먹고 살려고 하는데 이도저도 아니게 돼버리면 어떡하지? 고졸해서 중소기업 잠깐 다니다가 결혼해서 전업주부가 된 엄마의 길을 따라가고싶진 않다 어느 분야든 결***의 위치에 한번은 서봐야하는 것 아닌가. 나와 별 상관 없는 제3자들은 그냥 좀 내려놓고 1등이 아니어도 괜찮다고 생각해보라고 말한다 그런데 난 이미 1등이 아니고 내 앞에는 올라갈 계단이 많이 남아있다. 나보다 더 잘하는 사람이 아직 많다 그런 상황에서 내려놓으란 말을 납득하기 쉽지 않고 어릴 때부터 이렇게 살아온 사람이 생활 방식을 바꾸는 것도 어려울 것 같다 그래도 난 포기하고 마음편히 경쟁하지 않고 살아야할까? 아니면 원래 페이스로 돌아가야할까? 그러려면 대체 어떻게 해야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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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fine
· 6년 전
헐..전교 5등...대박이시네요 가끔씩 너무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시고 몇시간 동안 세상 내던진 듯이 놀아보세요 등수도 조금 떨어진 거니까 괜찮고 멍청해진 기분은 저도 많이 느껴봤어요 ㅋㅋ 제 경우엔 평소보다 단어가 안 외워지는 날엔 바로 학원에서 돌아왔어요 물론 다음날에 보충수업 받았지만..쓰니님 전교 5등 안에 드신 것도 너무 대단하시니 자신감 잃지 말고 열공하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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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ad05
· 6년 전
제 경험과 많이 비슷한 사연인 것 같아 댓글 답니다 저도 글쓴님처럼 열심히 달려서 대학에 왔어요! 정말 매일같이 밤새고, 제가 제 자신을 닦달해서 그래도 원하는 목표였던 여기까지 왔는데, 요즘들어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은 ‘그래서 내가 행복한가?’ 라는 생각이더라고요.. 그렇다고 해도 지금도 정말 치열하게 살고 있는데, 이 모든 걸 놓아버리기엔(글쓴님 표현을 빌리자면-) 결***의 위치에 서*** 못하게 될까봐 저도 많이 걱정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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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ad05
· 6년 전
@niad05 결정은 글쓴님께서 하실 일이지만, 쪼끔!만 더 삶을 더 살아본 사람으로서 드릴 수 있는 말은 생각보다 삶이라는 게 앞사람을 제치는 것과는 다르다는 사실입니다:) 제가 대학생이 되고 보게 된 세상은 훨씬 더 넓었어요.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있고, 그중에는 내가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유능해보이는 사람도 있었고, 오히려 나이로는 내가 더 어려도 내가 더 성숙하다고 느껴지는 사람들도 있었구요 아마 주변에서 내려놓으라는 말은 그 긴장을 내려놓고, 넓은 세상을 보라는 뜻일 겁니다 내가 최고가 아니어도 나는 충분히 내 삶을 잘 꾸려갈 수 있는 사람이다-라는 생각이 들 때, 오히려 정말로 매력적인 사람이 될 수 있거든요 누군가를 제치는데 집중하지 말고, 지금은(..할 수 있다면!) 글쓴님이 좋아하는 거/잘하는 것도 생각해본다면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을 제쳐야 한다는 긴장은 풀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적어도 전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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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ad05
· 6년 전
@niad05 어려운 말일 수는 있지만, 그리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말일 수는 있지만!! 경쟁을 포기하고 여유를 갖고 글쓴님만의 행복을 추구하는 게 때로는 글쓴님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이 될 수도 있어요:) - 어떤 선택을 하시던 응원하겠습니다:) 너무 급하게 생각하지 말아요 지금 열심히 살아오셨다면, 그건 그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어요 어떤 방식이 맞는다기 보다 글쓴님께 맞는 방식을 찾아가는 게 글쓴님 질문에 대한 답일 수 있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