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엄마에게 카톡으로 전화가 왔어.
모른척 전화를 받지 않을까하다가 무거운 마음으로 전화를 받았어.
전화기를 귀옆에 가져다대는게 겁이났어.
너무 오랜만에 듣는 엄마 목소리라서,
그래서 엄마가 갑자기 너무 보고싶어져 내가 약해질까봐.
내겐 내가 약해지면 다시 괜찮아질 방법이 없었거든.
결국 전화기를 귀에 가져다대지 못하고 스피커폰으로 엄마 목소리를 마주했어.
엄마 폰에 비쳐질 우린 봄이 오기 전에 노래가사인 내 프로필사진에, 엄마가 이걸읽고 어떻게 생각할까 생각을 해.
혹시 내가 힘들다고 생각하진 않을까 하면서.
어차피 알고있겠지만 말이야...
엄마가 내가 보고싶댔어.
왜냐고 물었어.
ㅅㅏ촌언니들이 이모한테 춥지 하면서 걱정해주고 음식 맛있다고 해주는거보고 내가 있으면 나도 그렇게 해줬을건데 싶었대.
그런데 그 얘기를 듣는 나는 왜 이렇게 이질감이 드는건지.
왜이렇게 옛날 이야기 같고, 그런 자식과 부모간의 관계에 대해서 까먹어버린건지.
엄마와 나, 아빠와 나의 관계를 잊고살았나봐.
저 얘기를 듣는데 든 생각은
'아. 저런게 있었지.' 였어.
내가 힘든걸 엄마랑 아빠가 몰랐어야 했는데 알게해서,
그걸로 너무 많이 싸워서,
앞에서 욕도 해서,
내 우울한 얼굴이랑 무기력한 얼굴을, 죽을사람같은 얼굴을 너무 많이 보여줘서,
우울증에 걸려있던것도, 무기력했던것도, 죽고싶었다는것도, 손목을 그었다는것도 말해서, 그래서....
원래 착한 딸로 있었어야했는데,
내가 내 혼자 얘기를 해서.....
이젠 내가 그런걸 후회한다는 내용을 적어야할것 같지만, 이상하게도 지금 난 엄마, 아빠에게 나쁜 말을 한 죄책감이 들진 않아.
그냥 서로 많이 힘들었을뿐이야..
엄마는 예전에 자해했던 때가, 그리고 내가 학교안가던 때가, 어쩌면 지금도.
아빠는 내가 아빠 무시하던 때가, 어쩌면 지금도.
나는 우울증과 무기력함에 빠졌던 때가, 학교안가던 때가, 어쩌면 지금도.
엄마가 아니라 너무 사람으로 다가와서,
열어보면 안되는 상자를 열어 그 세계쪽의 기분이 내게로 다가와서,
그래서 잊어버렸나봐.
원래 서로 더 걱정해주고 밥맛있다고 해주고, 춥지하며 더 챙겨주고 배려해줘야하는데,
원래그랬는데, 너무 사람으로 느껴져서.
아니, 그 사람의 감정이,ㄱㅣ분이 내게 먼저 다가와서.
한국에 있는엄마가 행복하지 않은게 엄마 목소리를 듣기도전에 너무 강하게 느껴져와서.
그래서.
그래서.......
그래서 잊어버렸나봐.
그런데 이순간에도 궁금해.
왜 아빠에겐 이런 기분이 안드는지..
아빠가 힘들어했을걸 알지만 엄마에게 느끼는만큼 그러진 않아.
나와 아빠가 여자와 남자라서 그런걸까.
엄마와의 통화가 끝나고 나는 내 프로필사진을 보면서 노래가사를 읽다가 울음을 터뜨렸어.
어젠 오랜만에 소리내 울고싶었는데도 기분이 그럴 정도가 아니라서 그러지 못했는데 오늘은 할 수 있었어.
엄마가 안괜찮은게 느껴졌어서,
그리고 나는 내가 안괜찮은걸 알고있었으니까.
둘 다 괜찮지 않은데 둘 다 지금 생활이 괜찮은지 서로 직접적으로 묻지는 못하고 다른 말로 얕게 묻는게 느껴졌어서.
근데 그 물음이 나 안괜찮은거 알아서 걱정돼서 묻는건 또 더 강하게 느껴졌어서.
또 엄마가 전화로 애써 웃으며 행복하지 않다고 했는데 그걸이미 나는 알고있었어서.
그런데 지금 글쓰면서 문득 드는 생각 때문에 엄청나게 겁이나.
혹시나 그게 엄마가 겨우.. 내게 행복하지 않다고 겨우.. 말꺼냈던걸까봐.
예전에 엄마가 지금 한국에서 아무것도 없는 집에 혼자서 내가 ***듯이 울었듯이 엄마도 우울해서 그렇게 혼자 울면 어떡하지라고 잠깐 든 생각이 있었는데, 오늘 엄마랑 통화하고 끝나보니 그 생각이 떠올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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