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오늘 진짜 갑자기 옛날에 그 오빠 보면서 웃던 나한테 이입이 됐어.
그래서 다시, 오빠가 고백하면 사귈까라는생각을 하게 됐나봐.
그런데 이내 오빠랑 사귀면 두번째 우울증이 올것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나는 오빠를 좋아하지 않으니까.
오빠의 행동에 대한 얘기를 들은 이후인 요 며칠사이에는 오빠랑 있을때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어.
오빠 눈을 피하고, 오빠랑 얘기하고 싶지도 않았고, 더 이상 그 얘기를 듣기전처럼 웃음이 나오지도 않았어.
그 오빠도 느꼈을거야. 내가 안좋아한다는거.
이번에 확실히 느꼈을거야..
그러니까 시험끝나고 고백한다던 사람이 지금 하려는거겠지. 빨리 나 좋아하는거 끝내려고.
그런데 내가 오늘 문득 옛날에 그 오빠를 보면서 웃던 나한테 이입이 됐어.
그때도 좋아했던건 아니지만 고백받아주고 좋아하려고 노력하려했을때였지.
오늘 그 생각덕에 다시, 지금 내가 그때 웃고있던 나에 이입되어있으니까 사귈수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어.
왜냐면, 내 분수를 알아야 하니까..
그 오빠가 나 안좋아했으면 쉬는시간, 점심시간마다 난 혼자였을거니까.
그러니까 나는 내 분수를 알아야 하는거잖아.
아무리 그 전에 내가 혼자있을때마다 다들 안도와줬다가 그 오빠가 나랑 잘되는걸 도와주려고 나와 같이 다니게 된게 미워도 그 오빠가 날 좋아하지 않았으면 내가 혼자있던 예전처럼 학교가기 더 힘들었을건 사실이니까..
그런데 아까 그오빠랑 사귈까라는 생각을 했을때
학원에 그 오빠가 나를 좋아하는거라면 고백 안받아줘야지라는 생각을했어.
그러니까 이제 나 나쁘다고 말해될 차례인거지?
요즘 정말 그 오빠에 대한 감정이, 아니, 그 오***는 사람으로서의 감정이 확 식고나선 그 오빠를 마주하는것조차 힘들어졌어.
사귀는 나를 생각해보니까 우울한 내가 상상되었어.
그 오빠 앞에서 나는 억지로 웃고있었어.
그리고 나는 밤마다 침대 위에서 울고있었어.
사귀기로 했다는 사실을 친구한테 말하면서 좋아해보려고 노력하려고. 라는 말을 하고, 나중엔 내가 그 오빠 안좋아하는데 사귀는걸 알면 걔는 나를 욕할거니까 애들 앞에서도 최대한 잘해야겠지.
그 오빠 앞에서는 최대한 반응잘해주고 웃고, 둘만 있는 그 상황을 버티고 버티고 버텨야하겠지.
그 오빠랑 사귀면 내 인생에 두번째 우울증이 올것같았어.
그런데 나는 분수를 알아야하잖아?
아무리 내가 순간 옛날에 그 오빠랑 얘기하다가 웃던 나에게 이입이 됐더라도, 그건 정말 순간이었어.
다시 그 오빠를 보기 힘든 내가 되었어.
왜 나는 이 전에 그 오빠도 그렇고 지금 이 오빠도 그렇고 그런 사람밖에 없냐고 하늘에게 따지다 울어.
그래도 예전 그 오빠때처럼 사람이 싫어지진 않으니까, 이번엔 괜찮을줄 알았는데 이 사람도 싫어져버려서.
옛날 그 오빠에 대한 그런 감정을 느낀건 내가 잘못한거였어.
좋아하지도 않았는데 '사귄다'는걸 겪어보고 싶어서 사귀자고 고백 받았다가, 주변사람들에게 아무 감흥 없으니까 그런지 갑자기 나를 좋아해서 내게 다가오는게 보이는데 그게 너무 싫어졌어서 그 사람을 싫어했으니까.
학교에서는 애들이 사귀는 애들을 띄어주는 분위기니까 나도 그런걸 기대했었나봐.
내가 너무 나빴지.
그래서 이번엔 그렇게 되지 않고싶어서 나를 좋아한다는 오빠를 좋아하려고 노력했어.
인터넷, 유튜브에 검색을 하다가 누군가를 좋아하는건 자신의 의지라는 말에 용기를 얻고, 노력하면되겠다 싶었어.
또, 그 오빠의 행동 속에서도 내가 그 오빠를 좋아할 수 있는 이유도 찾아서 사귈수있겠다 싶었어.
분명히 그 오빠의 모습들 중에서 내가 안좋아하는 부분들도 보였지만 말이야.
친구에게 그 오빠가 나를 좋아한다는 말을 듣기 전까진 한번도 그 오빠랑 사귀는 상상 해본적도 없었는데 말이야.
내가 좋아하려고 했냐면,
무서웠거든.
혼자가 될까봐.
그런데 예전 그 오빠처럼 그 오빠가 싫어졌어.
애들한테 그 오빠가 애들한테 한 행동이 너무 이해가 안됐어.
사실, 그 얘기를 듣다가 그 오빠가 싫어진건 아니었는데, 어떤 동생이 친구가 내가 그렇게 화난표정 처음본다고 그랬다고 그래서 그런건가.
내가 친구한테 이제 그 동생이랑 다른 애랑 놀아야겠다고 했대매라는 말을 해서 그런건가.
원래 내가 어떤애를 좋아하진 않았는데,
그걸 친구한테 말하고 나니까 그 친구 앞에선 그 애를 볼때마다 일부러 표정굳은거 보여주는것처럼.
나도 내가 왜이러는지 모르겠다.
...나 진짜 나쁘다...
원래는 그 오빠보고 웃을 수 있으면 사귀려고했는데,
지금 이 순간 내가 너무 강하게 나쁘다고 느껴진다.
내가 너무도 나쁘다고 느껴져서, 큰 회의감이 들고있어.
어렴풋이 어떻게 살아야되지도 느껴져.
방금전엔 평소 즐겨하던 휴대폰게임을 할 수도 없었어.
자해를 해도 더 이상 나는 위로받을 자격도, 우울해할자격도 없어보여.
그 오빠랑 사귀는 생각을 해보니까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사귀면서 우울할 자격도 없어보였어.
이렇게 나쁜애가 어떻게 우울해할 수 있겠어....
사귀는 내가 너무 죄인같아...
그런데 나 분명히 착했거든?
나 엄청은 아니지만 그래도 착하거든?
.....
내가 왜이렇게 나쁘다는 생각을 하게된거지. 하며 내 몸 전체에 대한 회의감의 원인을 찾다가 예전의 그 오빠에게 했던일 때문이라는걸 알아냈어.
그 부분에 있어서 나빴던거겠지.
이제 안그러면 되는거지.
이 말 덕에 내가 살 수 있을것만 같아졌어.
그런데도 내가 나쁘다는 충격이 가시질 않아.
나.. 이제 자해 어떻게 하지.
나.. 나쁜 나를 감당해낼 자신은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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