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무슨 애가 그렇게 냉혹하냐는 얘기를 세번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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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최근들어 무슨 애가 그렇게 냉혹하냐는 얘기를 세번이나 들었어요 어렸을땐 사촌 언니랑 헤어질 시간만 돼도 울었는데, 험한 일 많이 겪으면서 사람이 무뎌졌나봅니다. 더 이상의 충격으로부터 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이렇게 변해버린걸 알았기 때문에 별로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근데 제가 친구 사이를 두번이나 잔인하게 단절해버리는 사건이 일어나고부터 저 자신이 무서워졌습니다. 첫번째 사건은 고등학교 친구들 사이에서 일어났어요. 한 친구가 저를 걱정하는 마음에 말실수를 했습니다. 미안하다고 우는 그 친구를 뿌리치고 저는 집에 왔습니다. 두번째 사건은 오랜 중학교 친구들 사이에서 일어났어요. 우울증 진단을 받은 친구가 자신의 마음을 알아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저는 그 여린 친구의 마음에 비수를 꽂았습니다. 두 친구 모두 언성이 높지 않았는데 왜 저는 그때마다 마치 저에게 싸움을 거는 어투로 받아들였던걸까요? 첫번째 사건의 친구들과는 그대로 절교했습니다. 행복했던 기억들 사이에 기분 나빴던 기억이 하나 생겼을뿐인데 저는 그들을 친구에서 적으로 돌려버렸습니다. 두번째 사건은 첫번째 사건을 교훈삼아 친구들에게 한발 굽히고 다가갔습니다. 저는 우울증 친구에게 첫번째 사건처럼 절교를 선언했었는데 오래된 친구사이인 만큼 중간에 끼여버린 다른 친구가 불쌍했어요. 병원에서 우울증을 진단받은 친구는 주변 친구들에게 자신을 이해해줄 것을 당당히 부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가 마음이 아프다는 것을 알지만 정확히 진단받은 것 하나 없어 제가 아픈지 확신할 수 없습니다. 부모님께 심리상담을 받아보고 싶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부모님은 멀쩡한 애가 정신병원 가서 기록 남기면 미래에 좋을 게 없다며 거부하셨습니다. 중학교 친구들에게 다시 우울증 친구와 관계를 회복하고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그 뒤가 걱정입니다. 그 친구는 계속 저에게 자신에게 행동을 맞춰줄 것을 요구할텐데요, 저는 그때마다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여 줄 그릇이 못되는 것 같습니다. 친구를 탓하면 안되지만 우울증이 옮겨붙었는지 싸운날부터 하루종일 눈물만 나오고 손에 피멍이 아무는 날이 없어요. 부모님께 이걸 들킨 날, 귀한 몸에 왜 그런짓을 하냐며 다그치시던 말이 피멍보다 더 아팠습니다. 부모님에게 찾아왔던 첫번째 아이가 그대로 잘 자랐더라면 속 안썩이고 좋은 대학 합격한 우등생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주변에 제가 속마음을 하나도 털어놓지 않는다는 데 저의 일차적 책임이 있다는 거 알고 있습니다. 우울증 친구처럼 저의 모든 감정을 친구들에게 관철***는게 오히려 나은 방법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각자 힘든 일을 겪어가고 있을 사람들한테 저를 알아달라고 하소연하는건 너무 이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대인관계를 만들지 말아야겠다던 저인데 언제 그랬냐는듯이 사람의 관심을 갈구하는 제가 너무 한심해집니다. 사람이 싫으면서 사람한테 도움받고 싶어하는 저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낮에 환하게 웃으며 매사 괜찮다고 하는 저와, 밤에 인간관계는 사람 할 게 못된다고 우는 저 중 어느 것이 진짜 저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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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rplan
· 6년 전
억지로 만들어 쓴 유리가면은 언젠가 깨지기 마련입니다 가면을 벗고 먼저 다가가는게 어떨까요 솔직하고 그대로의 모습이 더 보기좋답니다 그리고 각자 힘든일을 겪기 때문에 같은 시각에서 봐주고 다독여 줄 수 있는 거라 생각합니다 이기적인게 아니에요 이해해주는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