긋기 싫었는데 그었어. 그어야할 것 같아서. 글도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스트레스]
알림
black-line
커피콩_레벨_아이콘justaday
·6년 전
긋기 싫었는데 그었어. 그어야할 것 같아서. 글도 쓰기 싫었지만 글을 써. 써야될 것 같아서. 오늘 하기 싫어도 그어야 앞으로도 그을테고, 지금 이 순간이 나중엔 내 이야기가 될테니까. 뭉툭했던 칼날을 자르고 나니까 몇 번 안그었는데도 빨리 피가 나왔어. 예전에 학원에서 누가 올까봐 빨리 그어본 이후로 손길이 대담해진것 같아. 오늘은 우울하지 않았어서 그런지 긋는데 아팠어. 한 군데 피나고 나니까 다른 곳에도 상처가 있으면 더 보기 좋을 것 같아서 그을 자리도 정하고 거기도 그었어. 이럴때마다 난 내 팔은 예술작품이 아니라는 생각을 해. 그을때마다 난 의사도 아닌데 수술하는 의사의 기분을 느껴. 아. 오늘도 스트레스 받은거 있었는데 그걸 까먹었다. 지금 그을까. 스트레스 받았던거 생각하니까 그게 와닿아 머리가 아파. 지금 그으면 풀릴까. 내일을 기다리지 않지만 내일을 마주하는 불꺼진 내 방 속 침대 위에 누워있다가 어딜 그어야하지 하면서 휴대폰 불빛으로 내 손목을 비추고, 적어도 10자국이 있는 곳 사이에서 적당한 곳을 찾아냈어. 거기 그으면, 거기서 피나면 괜찮겠더라고. 긋는 대신 스트레스 생각하면서 긋자. 그거 풀고.. 자자. 손목에 담아논 채로. 그럼 한결 편해질거야. 후련해질거야. 그으니까 상처들이 더 보기 좋아졌어. 긋는데 힘들었어. 스트레스가 생각이 다시 안났거든. 그냥 긋고, 그 생각은 손목 그었으니까 털어버리고 생각하지말자라는 생각으로 그었어. 그리곤 여느때와 같이 휴대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어. 또 언제나 마지막은 주로 바닥이나 내 갤러리에 있어도 아무도 의심 안할 법할 주위의 것들을 찍어. 친구 옆에 두고 내 휴대폰 갤러리에 들어갔다가 내 손목사진이 보이면 안되니까.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
선물상자 이미지
따옴표

당신이 적은 댓글 하나가
큰 힘이 될 수 있어요.
댓글을 한 번 남겨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