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마인드 카페에 글을 올리는 분들의 사연을 보면 제 얘기는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져요.
다소 강압적인 부분은 있지만 저를 정말 사랑해주는 부모님과
성격은 정반대지만 가끔 통하는 것도 있고 하나뿐인 형제인 언니와
돈이 많다기보다는 적은 편에 속하지만 그래도 사고싶은 것, 먹고싶은 건 다 사고 먹으면서 지내고
나에게는 너무 벅찰 정도로 좋은 사람들과 만나 친분을 갖고
동아리에서는 나름 신뢰를 받아 단장이라는 역할도 맡게되고
뭐 하나 부족한 것 없는 것 같은데 저는 왜 이렇게 약할까요?
그냥 다 지치고 힘들어요. 다 포기하고 싶어요.
이런 생각하면 안되지만 정말 아예 대놓고 불행한 환경에 처하면 그나마 아파하고 슬퍼할 이유가 생길텐데 너무 평범하고 평온한 생활을 하고있어요. 인생의 그래프가 일정하게 쭉 갈 수 없는 걸 알면서 조그만 굴곡이라도 만나면 바로 넘어져버려요. 상처도 잘 받고 남에게 또 상처를 잘 주고.... 잔정이 많고 사람도 쉽게 믿어서 기대도 잘하고 그만큼 실망도 잘해요. 그러지말자 다짐해도 금방 사라지고요.
처음에는 그냥 사춘기인 줄 알았어요. 흔한 중2병을 겪는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고1, 고2 이제 고3으로 올라가는데 전혀 나아지는 게 없어요. 좋아지려고만 하면 금새 다시 쓰러지고 넘어지고... 인터넷에 올라오는 여러가지 우울증 테스트, 대인기피증 테스트 등등 이런 테스트들만 하면 바로 최고점수가 나와 병원에 상담을 가보라고 하고....
근데 이런 상황이 계속 반복되다보니까 감정이 사라지는 기분이 들기도 해요. 옛날에는 잘 공감하던 것도 공감을 못하게 되고 이중인격도 아니고 속으로는 욕하면서 웃으면서 밝게 지내고.
아프다고, 힘들다고 말했다가 무시받은 적도 있고 아무에게도 저는 '없으면 안되는 중요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받아본 적이 없어서 제 속마음을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아요. 그런데 이제 한계가 온 것 같아요. 사실 한계는 수도없이 많았지만... 일주일 전 쯤에 커터칼에 손을 댔거든요. 물론 피나고 흉터가 생기는 게 무서워 그냥 상처생기지 않게 긁은 거지만 지금 생각하면 좀 충격이에요. 그렇다고 부모님께 이런 마음을 말하는 건 상상할 수 없어요. 상상만으로도 숨이 턱턱 막히는 기분이랄까. 그렇다고 병원에 갈 수도 없어요. 이제 곧 기말고사고 고3 준비도 해야하고 미대 입시 준비중이라 학원도 계속 나가야하고....
무엇보다도 제가 뭘 어떻게 하고싶은 건지 모르겠어요.
죽고싶은데 죽을 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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