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들리지 말아야 했던 노랫소리가 들렸다.
그 해 봄에 원하지 않은 강남 한복판에서 나는 집으
로 가는 정류장을 찾아 헤매었다.
알라딘에 가려고 했었다.
도를 믿으세요가 냉소를 머금고 말을 건네왔다.
그들은 나의 불안을 잘 보았다.
어디에서도, 그들의 눈에는 모종의 확신이 보였다.
그들은 나의 불안을 봤다.
그들의 동공에는 잿빛 달이 떠있다.
촉촉한 눈가에 풀어져 먹구름 같은 눈을 하고서는,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를 꺼냈다.
그들은 내가 어디 가는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들은 서점이 어디에 있냐고 물었다.
때로는 화방이 어디에 있냐고 물었다.
나는 비 오는 날 머물기 끔찍한 거리에서
알라딘을 찾았다.
나는 알라딘에서 알베르 카뮈의 얼굴이 인쇄된
비닐봉지를 가지고 나왔다.
나는 시집 두 권과 그림책 한 권을 넣고 버스에 올랐다.
이상한 분노가 마음을 사정없이 데웠다.
나는 메모장을 키고 손을 떨면서 뭔가를 적는다.
그 순간에도 나는 공중에 떠있는 모든 것이 생생했다.
나는 *** 않아도 뭔가를 느꼈다.
지난날에 썼던 무언가엔 내가 아닌 낯선 뭔가가
있었다.
나는 그 기분을 느끼지 말았어야 했다.
그 기분이 다가오면 나는 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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