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수능 11일 남았고 조금만 버티면 되는데 너무 힘들어요.
수학때문에 죽을 거 같아요.
한 번도 야자/토요일 자습 안 째고 공부해도 계속 6등급이 떠요. (이과 수학)
6월 모의고사 때부터 7월,9월,10월 다 6등급 맞았어요.
그래도 9월 때까지는 제가 정말 수학을 못하는 게 맞았어요.
정말 부족하구나 하던 거보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 다짐하고 10월 모의고사 전까지도 열심히 했어요.
10월 모의고사 날 수학 시험지를 받았어요.
정말 어려운 21,29,30번 이런 건 그렇다쳐도 10번대,20번대 초중반 문제정도는 충분히 풀 수 있었고 충분히 70점 이상 오를 수 있었어요.
시험지를 받자마자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 거예요. 일단 앞에 있는 문제들은 잘 풀었어요. 그런데 3점~쉬운 4점 문제들 중에서도 가장 자신 없어하는 미적분2의 적분 부분, 확통 부분이 나오는 순간 바로 숨이 턱 막히고 머릿속이 혼란스러워지는 거예요. 일단 넘기고 풀 수 있는 것부터 풀어봤지만 그렇게 해도 못 푼 문제들이 더 많은 거예요. 그렇게 10월에도 또 6등급 맞았어요.
그래도 개념 모르는 거 아니니까 괜찮아 더 열심히 해서 수능 때라도 잘 봐야지 다짐하고 다음을 기약했는데.
한 번도 아니고 연속으로 6등급을 4번 받으니까 이젠 힘이 빠져요. 10월 때 나오는 문제가 똑같이 나올 거란 보장도 없고.
앞으로 점수를 올릴 자신이 없어져요.
이제는 쉬운 문제 풀기만 해도 토가 쏠리고 정신이 아득해져요.
아무것도 못하겠어요. 다른 과목도 못하겠어요. 문장 하나 읽는 것도 너무 힘들어요. 글이 안 읽혀요. 풀던 문제라도 다시 풀고 있는데 틀릴 때마다 평소 받는 스트레스의 10배는 받는 것 같아요.
이러다가 다른 과목 1~3등급 나올 때 수학만 6~7등급 나오게 생겼어요.
수학때문에 재수할 거 같아요.
그런데 저 재수 못해요. 오빠가 4수생이예요. 근데 오빠가 이번 년도에도 공부를 제대로 안 했어요. ***지 망하면 안돼요.
저 정시로 대학교 간다 했을 때도 아빠한테 욕부터 먹고 시작했어요.
그래도 나도 할 수 있다는 거 보여주고 싶었는데.
제 성적이 너무 쪽팔려서 고개도 못 들고 다니겠고 점점 사람들을 만나기가 무서워져요. 그냥 방 안에 혼자 있고 싶어요.
일생의 대부분을 성적때문에 비교당하거나 무시당하고,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데에 써버렸지만 앞으로는 그렇게 안 살고 싶어서 이번 년도에 정말 열심히 살았어요.
살도 10kg 넘게 찌고 7월 이후로 생리도 안 나와요. 근육통은 기본값이고 며칠 전까지만 해도 허리 근육통때문에 많이 고생했어요. 목/코감기때문에 10월에 병원 2번 가기도 하고. 그래도 병원 갔다가 다시 학교 와서 공부하고 그랬어요.
이번에도 성적이 잘 안 나온다면 앞으로 제가 뭘 하고 살아야할 지 모르겠어요. 덕질도 쉬고 이번 3학년 사실상 아싸로 살고, 기본적인 것도 다 버리고 책만 들여다보고 살았는데.
저는 딱히 다른 재능도 없고 그렇다고 집에 돈이 엄청 많은 것도 아니라 새로운 걸 시작하는 건 너무 부담스러워요.
너무 죽어버리고 싶고 잠시 이 세상에 사라져있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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