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선천적으로 신체 기능이 이 곳 저곳 다 조금씩은 떨어지는 데다가 10대부터 혹사시킨 덕에, 컨디션이 안 좋을 때면 내 숨에서 시체 냄새가 나곤 해요. 나는 아직 20대 초반이지만, 내 친구들에게 남은 날 보다 내게 남은 날이 많이 짧을 것 같아요. 기댈 곳 없던 날들에 술담배를 즐긴 내 탓이 제일 크겠죠. 누굴 탓하는 것도 아니고 후회하지도 않지만, 걸핏하면 핏덩어리가 섞인 토사물을 뱉어내고 진통제없인 이틀도 채 버티지 못하고 살아가다 보니 아쉬울 때가 있어요. 나한테 시간은 얼마나 남은 걸까요? 병원은 한 때 다녔었지만, 이제는 가지 않아요. 치료비도 버겁고 어차피 늘 원인 불명이거나 내가 실천할 수 없는 것-일을 쉬어라, 그럼 나는 어떻게 먹고 살고 병원에 오나요-들만을 말하는 걸요. 그냥 짧아도 화려한 폭죽처럼 살고 싶어요. 집시답게 춤추고 노래하다 쓰러져 죽을 수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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