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적으로 신체 기능이 이 곳 저곳 다 조금씩은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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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amie
·9년 전
선천적으로 신체 기능이 이 곳 저곳 다 조금씩은 떨어지는 데다가 10대부터 혹사시킨 덕에, 컨디션이 안 좋을 때면 내 숨에서 시체 냄새가 나곤 해요. 나는 아직 20대 초반이지만, 내 친구들에게 남은 날 보다 내게 남은 날이 많이 짧을 것 같아요. 기댈 곳 없던 날들에 술담배를 즐긴 내 탓이 제일 크겠죠. 누굴 탓하는 것도 아니고 후회하지도 않지만, 걸핏하면 핏덩어리가 섞인 토사물을 뱉어내고 진통제없인 이틀도 채 버티지 못하고 살아가다 보니 아쉬울 때가 있어요. 나한테 시간은 얼마나 남은 걸까요? 병원은 한 때 다녔었지만, 이제는 가지 않아요. 치료비도 버겁고 어차피 늘 원인 불명이거나 내가 실천할 수 없는 것-일을 쉬어라, 그럼 나는 어떻게 먹고 살고 병원에 오나요-들만을 말하는 걸요. 그냥 짧아도 화려한 폭죽처럼 살고 싶어요. 집시답게 춤추고 노래하다 쓰러져 죽을 수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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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르
9년 전
amie님 반가워요. 님의 사연을 읽고 에피소드를 읽어보았습니다. 우선 저희 마인드카페에 소중한 님의 이야기를 전해주어서 많은 분들에게 감동을 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너무도 아프고 힘든 과거를 딛고 행복하*** 하는 님의 도전과 노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님의 건강상태가 어느정도 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아마도 병원에서 특정한 원인을 못 찾았다고 하시는데, 계속해서 객혈을 동반한 구토 증세가 있고, 숨 냄새가 난다는 것으로 봐서는 위장 쪽으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이네요. 이틀에 한번 진통제를 복용하며 생활을 한다고 하셨는데 통증의 위치는 정확히 어디인가요? 어디까지 검사를 받아보시고 결과를 모르겠다고 들으셨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현재 님이 이렇다 할 보호자도 없는 상태에서 본인의 몸을 방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많이 안 좋습니다. 아무리 10대 때부터 술 담배를 하면서 몸을 혹사시켰다고 하나 이제 20대 초반의 나이이신데 벌써 '내 몸은 이미 글렀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실 마음의 문제이겠지요. 병원에서 얘기하는 대로 일을 쉬고 잘 먹고 마음 편하게 지내면서 서서히 몸을 회복***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 일을 조금 줄이는 것, 평소에 술, 담배 및 식습관을 바꾸는 것,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과 같이 마음먹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본인이 관리할 수 있는 것이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amie님은 ‘짧고 굵게 폭죽같이 살고 싶다’, ‘집시답게 춤추고 노래하다 쓰러져 죽고 싶다’고 얘기합니다. 이 멋진 글귀를 보고 참 마음이 아팠는데요. 그 이유는 님이 자신의 몸에 대해서 '이미 망가졌다'고 인지하는 것이 오래전부터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잘못됐다'고 여기는 부분의 연장선처럼 보여서 입니다. 어린시절에 본인이 겪어야만 했던 일들은 amie님의 잘못이 아닙니다. 트라우마를 입히고 모른척 하는 아***, 그 사실조차 몰랐던 다른 가족들, 대학에 입학한 이후의 또다른 트라우마, 인공중절 이후의 죄책감... 어린 님이 받아들이고 감당하기에는 너무도 무겁고 큰 상처들이었습니다. 그리고 님은 그 안에서 누구 하나 의지할 곳이 없이 묵묵히 그 상처들을 감내하고 상처와 자신을 동일시하며 더이상의 미래를 그릴 수 없는 어른이 된 것 같습니다. 이미 망가졌다고, 돌이킬 수 없다고, 미래가 없다고 느끼기 때문에 오늘 하루만을 화려하게 사는 폭죽같은 삶을 살*** 하는 것은 아닌지요. amie님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고 있다고 얘기했고, 실제로도 과거의 굴레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무던히 노력을 하며 살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 안에 가장 중요한 ‘나를 사랑하는 일’이 빠져있습니다. 스스로에 대해서 어떻게 인지하고 계신가요? 만약에라도 계속해서 노력하며 앞을 보고 살아가려고 해도, 과거의 트라우마와 본인을 연결지어 스스로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 남아있다면 과감하게 끊어버리세요. 님이 너무 어렸고, 약했고, 기댈 곳이 없어서 어찌할 수 없었던 일들입니다. 님의 잘못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더욱더 나락으로 빠지지 않고 힘을 내서 희망을 보려했고, 노력했던 자기 자신에 대해서 더 많이 칭찬해주세요. 잘 버텨주었다고. 이제 20대 초반입니다. 이전까지 있었던 일들로 가슴 속에 드리워진 피멍같은 상처들을 하루아침에 지워낼 수는 없지만, 지금부터 자기 자신을 더 많이 사랑하고 아껴주는 일은 해 줄 수 있습니다. 정신은 육체를 지배하고, 건강한 육체가 있어야 내 정신을 맑게 할 수 있습니다. 정신과 몸은 함께 가는 것이 맞습니다. 지금부터 다시 시작이라고 생각하시고, 내일에 대한 희망을 놓지 마세요. 다른 사람들에게 쏟는 에너지보다 훨씬 더 본인을 위해 노력해주세요. 다음에는 amie님이 스스로 자신의 몸을 아껴주고 있다는 글로 만나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 #트라우마 #외상 #상처 #기억 #과거 #건강 #병 # 통증 #정신 #육체 #신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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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juu
· 9년 전
정말..마카를 가입한 이래 가장 마음을 울리는 글이네요.. 분명하게 제가 느낀건 님은 글쓰는 재주가 뛰어나신것 같아요. 다른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슬픈글이던 기쁜글이던 마카에서 많이많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른사람이 님의 글로 슬퍼하고 기뻐할수 있다면 그야말로 멋지고 화려한 삶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화이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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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hingbetter
· 9년 전
첫번째도 몸! 두번째도 몸! 남들이 알아주지도않고 나만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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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ie (글쓴이)
· 9년 전
kevin님, 감사해요! 마카에 글을 진지하게 써 볼까도 생각했지만 망설였는데 용기내볼까 싶네요. kevin님도 좋은 하루가 인사하길 바라요 nothingbetter님, 하하 그러게요 나만 힘든 일이네요. 그냥 지금은 익숙해서 많이 괴롭진 않아요. 흘러가는 시간이 아쉬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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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uara
· 9년 전
아미님 글 찾아보게 되네요. 건강을 좀 더 챙기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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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damtory
· 9년 전
계속 무언가 빠져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엔젤링 보고서 그게 뭔지 알았네요. 아미님, 대학에서의 경험으로 자신이 더 '아무것도 아닌 존재' 라는 생각을 무의식중에 하신건 아닐런지요.. 그치만 아미님! 누구도 아미님을 나쁘게 볼 수는 없어요!! 제가 본 아미님은 누구보다 강하시구 당당하신 여성입니다 :) 자신을 조금 더 아끼고 사랑해주세요^^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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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lado
· 9년 전
걸어보세요... 아무생각없이 자신의 호흡에만 집중하면서요... 저역시 많이 힘들땐 그방법이라도 해서 짚고 일어서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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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ite
· 8년 전
아파서 마인드카페를 찾게 되었고 우연히 이 글을 읽게 되었어요. 긴 설명이 없이도 한 문장 한 문장 큰 버거움과 아픔이 정말 와닿네요. 몸이 약해지면 마음도 나약해지는게 당연한데 잘 버티고 이겨내시는거 같아요. 요즘 글에 사랑 얘기가 많아진걸 보고 짐작해봐요 덕분에 저도 버틸 용기를 내봐요 힘내서 끝까지 살아요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