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공황 #엔젤링 #고3 분야를 정하기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공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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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분야를 정하기 힘들더라구요. 모두 제 이야기 중 하나이니까요. 남들보다 비싼 학비로 사립외고에 다니며 공부를 잘하지도 못하지도 않는 중간위치. 입학 후 하루에 4시간 자며 공부할 때 그 4시간 속에서 3번 이상 가위를 눌려 부모님을 설득하고 정신병원에서 진료를 받았습니다. 화목한 가정에서 자랐기에 부모님의 충격은 매우 컸습니다. 저는 그냥 이게 정상인 줄 알았어요. 부담스러운 친구가 곁에 오면 심장이 뛰며 머리가 아팠고 혼자 우울감을 삭혀왔습니다. 막상 자살 직전의 우울감이라는 진단을 받았을 때는 그냥 그랬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뭘 그렇게 숨기고 사냐고 말씀하시더라구요. 약도 6알이나 먹네요. 저번 달에 가위 눌린 마음을 잠재우기 위해 당일에 처방받은 2주치 약을 한번에 털어 넣고 응급실에 실려갔습니다. 그냥 감정적인 행동이였어요. 죽으려고 그런 건 아니고 진짜 심장이 너무 뛰어서 잠재워야겠다는 생각만 들었구요. 이제는 3일치씩 처방해주시더라구요. 생각해보니 친구들은 저에게 항상 웃고 감정이 들어나지 않는 인형처럼 보인다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친척 언니오빠들은 명문대 나와 대기업취업하고 제 친오빠도 명문대생이네요. 저는 이 속에서 부담을 느꼈을까요. 제 자신을 인정하기가 세상에서 제일 힘들더라구요. 우울증이라는 진단을 받고 표면적으로는 무덤덤했지만 밤마다 왜 하필 나일까 라는 생각을 제일 많이 했습니다. 아무에게도 말을 못했습니다 심지어 담당 심리치료사 선생님께도요. 닉네임도 가렸으니 괜찮겠죠. 할아***께서는 스스로 선택하셨습니다. 그냥 이렇게 작성해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부모님도 제가 이 사실을 모를거라고 생각하십니다. 사촌언니가 말해주었으니까요. 차마 글로 적기는 힘드네요. 1년이나 지났지만 잊을 수 없고 이 감정이 슬픔인지 놀람인지 어쨌든 충격이긴 하네요. 상상도 못했거든요. 제가 우울한 이유는 복합적이겠죠 누구나 겪은 자신의 상황이나 개인의 감정도 다르고 생각하는 것도 다르고 분출하는 정도도 다르니까요. 그나마 다행인 건 제가 힘들면서 타인이 대한 이해심도 높아진 것 같습니다. 힘들다는 친구에게 조금이나마 더 진심을 담아 위로해줄 수 있으니까요. 평소 활발하면서도 입이 무겁운 제 특징으로 그렇게까지 친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친구들이 저에게 카톡으로 상담을 많이 하더라구요. 처음엔 기뻤지만 이제는 저도 힘든데 이렇게까지 받아주어야할까 라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대학도 가기 싫었습니다. 저는 예고 준비하다가 금전적 문제로 외고로 돌린 상황이였거든요. 그냥 중2 겨울에 눈치를 채고 먼저 말씀그렸습니다. 악기 그만하겠다구요. 후회도 됩니다. 근데 어쩌겠어요. 사립외고다보니 소위 말하는 금수***지는 아니더라도 은수저는 많더라구요. 그냥 이 현실이 싫었습니다. 뭐 주제도 없고 하고 싶은 말이 뭔지도 모르겠는데요. 좀 많이 힘들어요. 내일 1차 발표나는데 내일 제가 이세상에 없었으면 좋겠어요. 자살안할거에요. 걱정하지 마세요. 살긴 살아야죠. 그냥 지금 감정이 그런거에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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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emin2
6년 전
마카님 안녕하세요. 엔젤입니다. 그동안 얼마나 오랜 시간동안 혼자서 힘들어 했을지 생각하니 너무 속상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저도 그런데 마카님은 지금 얼마나 괴로울까요. 남들보다 비싼 학비로 사립외고에 다니고, 사촌들이 명문대 출신에 대기업 취업하고 친오빠도 명문대생, 고등학교 입학 후 하루에 4시간 자며 공부할 때 3번 이상 가위를 눌리기도 하고, 현재 고등학교 3학년... 마카님이 얼마나 숨막히는 환경에서 견뎌왔을지 그 모습이 눈앞에 선명하게 떠오르네요. 이제까지 정말 고생했고, 수고 많았습니다. 열심히 살아오느라 너무 애써온 것 같아요. 제가 볼 때 마카님은 내면의 잠재력과 심리적 통찰력이 강한 사람으로 보여요. 그렇기 때문에 힘든 일을 겪으면서 타인의 아픔에 대한 이해력이 높아진 거겠죠. 하지만 마카님이 친구들에게 항상 웃지만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인형처럼 보인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는 내용에서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마카님이 아파도 아프다 말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요.감정이 아파 올 때면 거울을 바라보듯 자기 감정의 정면을 응시해 보세요. 자기 안의 모든 감정들을 마주하고 보듬을 수 있어야 우리는 비로소 우리가 살아 있다는 것을 실감하기 때문이예요. 저 또한 아픔과 좌절을 경험했고, 때로는 비참함을 느낄 때도 있었고, 내가 왜 살아야 하는지 이유를 깨닫지 못해서 방황한 적도 있어요. 그리고 살아가면서 간절히 원했던 목표를 이루지 못하기도 했고, 소중한 사람을 잃어보기도 했고, 반복된 실패로 힘들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도 다시 또 하루를 살아가고 있고, 지금 매우 행복하지도 않지만 매우 불행하지도 않아요. 대신 잔잔하고 소소한 인생의 즐거움은 있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때로는 고통스러워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은 살*** 가치가 있다는 확신은 듭니다. 마카님이 행복해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경쟁이 치열한 사립외고에서 뛰어난 성적을 받지 못해도,사촌들이나 친오빠가 진학한 명문대에 들어가지 않아도, 나중에 대기업 입사 외에 다른 선택을 해도의미있는 인생을 충분히 살 수 있어요. 진심을 담아 마카님이 앞으로의 인생에서 기쁨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엔젤이 응원하겠습니다. 언제든 와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 있도록 항상 기다릴께요. 마카님은 혼자가 아니예요. #우울 #불안 #고3 #감정 #행복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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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oungi
· 7년 전
학생처럼 엄청난 우울감과 무기력증을 겪고있는 고3딸의 엄마예요..우리딸을 보는것같아 너무 맘이 아프네요 힘들겠지만 지금 자기자신한테 빠져나와서 본인을 바라봤으면 좋겠어요. 내가 아닌 너무 아끼는 동생이라고 생각하고 어찌 살았으면 좋겠는지 어떻게 본인을 아꼈으면 좋겠는지 스스로에게 조언을 해보세요.대학보다 더 중요한건 본인을 놓지말아야 한다는거예요.. 저두 학생한테 묻고싶네요 그럴땐 엄마가 어떻게 해주었으면 좋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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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7년 전
@kyoungi 저는 엄마를 너무 사랑하고 엄마가 저를 사랑하신다는 것도 충분히 느끼며 살아가고 있어요. 그래서 제가 처한 상황이 엄마를 울게하고 마음에 상처를 입힌다고 생각해서 사실 우울보다 더 심한 죄책감에 힘들어하기도 합니다. 이겨내고싶지만 의지대로 안되는 현실이 너무 밉기도 하구요. 그런데 병원을 다니니까 엄마가 해주는 조언이 마음에 와닿지는 않아요. 사실 듣기 싫을 때도 있구요. 좀 이렇게 하려는 의지를 다져봐. 라는 조언들은 내가 힘든 걸 이해까지만 해주면 좋겠는데 그걸 넘어서는 것 같아서 마음이 나빠져요. 자신의 의지대로는 아직 힘들다는 것을 이해해주시면서 딸에게 대하셨으면 좋겠어요. 그저 이해하는 것으로 딸은 감사하며 노력하지 않을까 싶어요.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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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oungi
· 7년 전
아 정말 고마워요.. 그리고 학생이 쓴글을 보니 충분히 이 어려움을 극복해나갈수있는 성숙함이 보여서 너무 대견합니다. 부디 이 시기를 잘 견뎌내서 행복해지기를 바랄께요. 그리고 아무리 힘들어도 이 세상에서 제일 사랑해주는 엄마가 지켜주고 있다는것도 잊지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