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카페에서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님이 이야기하는 증상, 꿈속에 사는 것 같은 느낌을 보이는 경우 가장 먼저 이인성/비현실감 장애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이 장애는 해리장애의 일종으로 이인증이나 비현실감 또는 두가지 모두를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경험하게 되는 것을 특징으로 합니다. 이인증은 자신의 사고, 느낌, 감각, 신체나 행동에 관해서 외부의 관찰자가 되어서 이를 관찰하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되는 것으로써 ‘내가 내가 아닌 것 같은’ 분리된 느낌을 가지게 됩니다. 비현실감은 말 그대로 비현실적이거나 자신의 주변 환경과 분리된 것 같은 경험-비현실적이거나 꿈속에 있는 것 같거나 안개가 낀 것 같거나 시각적으로 왜곡된 것 같은 경험-을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정신 분석적 입장에서는 이인증의 경험을 일종의 방어기제로 간주하기도 합니다. 자신과 현실을 실제가 아닌 낯선 것으로 느낌으로써 불안을 유발하는 소망이 의식에 들어오는 것을 막는 방어적 기능으로 보는 것이지요. 어린 시절의 갈등에 기인하는 파괴적 충동과 박해 불안에 대한 방어라고 보기도 합니다. 한편 이인증은 자기의 바람직하지 않은 부분을 부인함으로써 수용할 수 없는 자기정체감의 갈등을 반영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즉 갈등적인 부모의 심리적 특성이 각각 자녀에게 내면화되어 성인이 된 후에도 자기 정체성의 통합에 갈등을 초래한 결과 이러한 갈등이 이인증으로 나타난다는 주장이지요. 정신분석학의 한 학파인 자아심리학에서는 이인증이 일관되고 안정된 자기 인식을 견고히 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음을 반영하는 것으로써 자기통합의 어려움, 즉 자신이 분리되는 것처럼 느껴지는 공포를 반영하는 것으로 봅니다. 이 진단을 위해서는 이러한 경험들을 하는 동안 현실검증력(현실감각)은 손상되지 않은 채로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면서 동시에 사회적, 학업적, 직업적 기능에 현저한 손상이 있어야 합니다. 만약 현실검증력이 손상이 되었다면 다른 질환으로 인한 것을 의심해 봐야 하는데요. 대표적으로는 조현병의 전구기에도 이와 같은 변화가 일어날 수 있으니 이에 대해서도 보다 정밀한 면담을 통해 확인을 해봐야 겠지요. 또한 흔히 우울증이라고 얘기하는 주요 우울장애, 공황장애, 급성스트레스 장애,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또는 다른 해리장애와 같은 다른 정신질환의 경우에도 이와 같은 비현실감, 이인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참고로 다른 해리장애에는 지킬박사와 하이드 또는 작년에 방영된 드라마 '킬미힐미'에 나온 해리성 정체성 장애와 해리성 기억상실 장애가 있습니다. 이인증을 지닌 사람들이 이러한 증상에 대한 통제를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외상적 기억들을 정화***는데에 중점을 둡니다. 어떤 무의식적 갈등이 이인증을 일으키는지에 대한 이해가 생기면 그에 대한 통제능력이 향상 될 수 있지요. 님의 경우 일상 생활에 대한 불편함이 있는 것이 아니니 이인성/비현실감 장애, 또는 이인증이라고 진단을 내리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또한 보통 이인증의 경우 꾸준히 증상이 이어진다 해도 님의 경우와 같이 5년 이상 지속되지 않고, 대부분 몇 개월이며 간헐적으로 증상이 나타납니다. 따라서 진단을 내리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를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님이 얘기하시는 증상 자체가 워낙 오래되었고, 이인증을 시사하는 얘기이기 때문에 그냥 간과하고 넘어갈 수는 없어 보이네요. 또한 앞으로 어떤식으로 진행하게 될지 염려스러운 부분도 있구요. 따라서 중학교 3학년 때 어떤 일이 있었는지, 본인도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면, 어떤 사건과 그것으로 인한 무의식적 영향에 대해서 알아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이번 기회를 토대로 단순히 이인증의 증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이면의 마음의 문제에 대해 전문가와 만나 함께 알아 볼 수 있는, 그래서 문제가 있다면 자아를 더욱 단단하게 통합할 수 있는 계기를 가져 보시길 바랍니다. #이인증 #이인성/비현실감장애 #해리장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