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눈의 기능적인 문제로 쌍꺼풀 수술을 권유받았어요 당시 외모에 한창 관심이 많을 나이라 이왕하는거 눈 기능도 찾고 예뻐지고싶은 마음에 쌍커풀 수술(동시에 안검하수 수술)은 별거 아니라는 말을 듣고 수술을 했었죠. 결과는 처참했어요. 보기에도 티가나는 쌍커풀, 눈꼬리까지 이어진 흉터, 소세지 같이 두툼한 쌍꺼풀 아래 살.. 눈만 달라졌을 뿐인데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성형 부작용 온 얼굴이 되었지요. 당시 나이는 18살. 너무 어렸어요. 그 전엔 우리 반에서 니가 제일 예쁘다는 소리도 들었었는데.. 하루하루 사람들의 눈길들이 무서워져 갔어요. 버스에서 날 보고는 쌍꺼풀 수술에 대해 이야기하는 남자 두 분의 이야기를 들은 후로 특히 이성들을 마주칠 일이 있을 때면 고개를 숙이게 됬어요. 슈퍼도 누군가와 얼굴을 마주본다는 사실이 무서워 못가게되고. 누군가 내 쪽을 쳐다보기만해도 '나를 성형괴물이라고 생각하겠지' 하는 생각에 슬퍼지고. 엄마가 아는 분께서 하신 곳이라 그냥 괜찮을거라고 생각하고 수술했던 거라 괜히 엄마가 원망되었어요. 사실 전 다른 병원에서 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괜히 엄마한테 짜증을 냈었던 적이 있어요. 그랬다가 니가 못생긴걸 왜 엄마 탓하냐는 이야기들으며 맞았었지요. 그냥 모든 상황이 싫었어요. 그 때 부터 그동안 숨겨져있던 제 내면의 모든 트라우마들이 드러나기 시작했어요. 어릴 때부터 상대적으로 외모가 더 뛰어났던 남동생과 비교당했던 것. 엄마에게 남동생과 차별받았던 것. 어린 시절부터 낮았던 자존감. 나도 남 들에게 인정받고싶었던 순간들마다 들었던 감정들. 엄마는 매번 남동생을 잘 생겼다 칭찬하였고 친척들도 모두 엄마에게 아들 인물 좋다고 칭찬하셨었죠. 어린 시절 부터 가져왔던 열등감과 내 외모에 대한 낮은 자존감때문에 올바르게 성장하지 못한 자아가 제 판단력을 흐리고 외모에 대한 욕심을 키워 일이 이렇게 된 것 같아 스스로가 원망스럽고 시간을 되돌리고 싶을만큼 후회되요. 그리고 내가 엄마를 탓하며 내 잘못을 정당화하고 '나는 잘못한 것이 없고 내 이런 배경때문에 내가 이렇게 된거야' 라고 자기합리화하며 정신승리는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우울함을 떨쳐내려 노력하지만 생각할 틈만 나면 부정적이고 자기파괴적인 생각과 감정들이 저를 잠식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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