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님, 어떻게 해야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
알림
black-line
비공개_커피콩_아이콘비공개
·9년 전
엔젤님, 어떻게 해야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죽이지 마, 때리지 마, ***하지 마, 결혼한다고 애낳는다고 직장에서 자르지 마. 이게 그렇게 어려운 걸까요. 언제쯤 이런 걱정 없이 살 수 있을까요? 이번에 한 어린이집교사가 어린이를 성적대상화 하는 것에 대해서 경각심을 일으켜주기 위해 글을 쓴 일이 있죠. ***놈들이 보통 인터넷에 글을 쓰는 패턴대로 그대로 베껴서 '로린이(로리+어린이)'라는 말을 써가며 소위 말하는 미러링을 한 것인데, 정의로운 일을 한 그 선생님만 온갖 공격을 받고 처벌을 받고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어요. 아무도 어린아이를 성적인 대상으로 보는 소름끼치는 시선에 대해 관심이 없어요. 로린이라는 단어를 이 사태로 처음 알고 구글링을 해봤더니 여러 *** 사이트들에서 그런 역겨운 짓을 하고 있었어요. 아무런 제지가 없나봐요. 신고를 해봤어요. 사이트에 이런 글이 많으니 조치를 취해달라고. 몇 달 걸려서 받은 답변은 그냥 신고받은 게시물만 삭제ㅋㅋㅋㅋㅋ 우리나라가 정말 미쳐돌아가는 것 같아요. 직장내 차별은 엄마세대로 끝일 줄 알았어요. 그런데 세간에는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기사가 나더라도 별 큰 이슈도 안되는 것 같아요. 결혼과 출산은 이제 저한테 단순히 포기의 차원이 아니에요. 결혼은 직장에서 불이익을 받을까봐 안할거고요, 위와 같은 우리나라의 상황 때문에 아이도 안낳을거예요. 제 아이가 제가 지금 예상하는 어떤 나쁜 일이던지 겪게되면 참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결혼도 하고 싶고 아이도 낳고 싶은데, 너무 그러고 싶었는데요. 제 자신이 소중해서 그렇게 할 수가 없어요. 스스로를 희생시켜야만 가능한 일들이니까요. 제가 이런 상황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게 너무 좌절스러워요. 사회가 도저히 바뀔 것 같지가 않아요. 어릴 때부터, 학교에서부터 개인적으로 차별받아온 과거는 극복할 수 있는데, 이 말도안되는 차별들과 비윤리적인 것들을 많은 사람들이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건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요. 티비에 범죄를 저지른 연예인들이 떳떳하게 나오는 것도 너무 싫어요. 한때는 제가 너무 도덕적 강박에 시달리는 게 아닌가 생각해봤는데 아무리 봐도 아닌 것 같아요. 이런 것들을 인지하기 전에는 덜 괴로웠는데,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것들을 모두 극복해냈는데 상황을 인지하고 나니 도저히 예전으로 돌*** 수가 없어요. 시간이 지나면 답을 찾겠거니, 감정이 사그라들겠거니 하고 생각했는데 그러질 않아요. 하루하루가 괴로워요. 몸은 하나도 힘들지 않은데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요. 이런 게 저 뿐만은 아니겠죠? 지금 우리나라 너무 이상하지 않나요? 그리고 노파심에서 말씀드리는데 이 글이 쓸데없는 성대결같은 걸로 번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네이트같은 데서 이런 게 올라오면 여자만 힘드냐, 나도 힘들다 이러면서 결국 남자 여자 갈라져서 싸우더라고요. 이 글을 쓴 제가 여자고 여자로 살아왔으니까 괴로운 것도 여자로서, 사람으로서 괴로운 것을 적은 것이지 무슨 남자들은 편하게 산다 이런게 아니에요. 사회적 피지배계층들 다 같이 괴로운 거 아주 잘 알고 있어요. 제가 얻고 싶은 답은 제가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때문에 괴로우면 어떻게해야 극복할 수 있을지, 그것이에요. 전 여태까지는 누구의 도움도 없이 스스로 고민에 대한 답들을 찾아왔고 성인이 된 이후로는 그렇게 하는게 정말 어렵지 않았고요, 친구들한테도 항상 상담을 해주는 입장인데 이건 정말 답을 모르겠어요. 이상한 댓글 달릴까봐 무서워서 지금까지 인터넷에 무슨 글을 써본적이 없는데 너무 힘들어서 이번에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싶었어요. 어플 계속 사용해보니 여긴 그래도 청정구역인 것 같아서 용기내어 글 올려봅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
선물상자 이미지
전문답변 1, 댓글 4가 달렸어요.
상담사 프로필
아모르
9년 전
안녕하세요. 불의로 가득한 세상이 참 원망스럽고 좌절스럽지요? 같은 사람으로서 어찌 저럴 수 있나 싶고, 한둘도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그런 행위에 동참하는 것을 보니 참담한 심경이 드시나 봅니다. 맞아요. 세상에는 참으로 가슴 아픈 일들이 많이 일어납니다. 서로 속고 속이며, 돈 때문에 사람을 죽이고,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 누군가를 희생***기도 하지요.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각종 테러와 전쟁 이야기들은 믿고 싶지 않을만큼 참혹합니다. 불합리한 일들도 많지요. 오죽하면 pray for Korea라고 할까요. 위기 상황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는 정부, 부정부패가 드러나도 늘 깨끗이 척결되지 않는 정,재계, 땅콩 회항을 비롯한 사회적 강자들의 몰상식한 행동들도 해가 갈수록 더하는 느낌입니다. 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아이들에 대한 비속한 표현들을 비롯하여 윤리, 정의 같은 것과는 담을 쌓은 듯한 생각들을 배설해놓은 인터넷의 글들을 보면 답답한 마음이 들기도 하구요. 우리나라만 그런가요? 인도에서는 아직도 시시때때로 여성 성범죄가 벌어지고 있으며, 아프리카에서는 아동 강제노역이 여전히 아무렇지 않게 행해지고 있습니다. 세상이 내 맘처럼 조금이라도 더 도덕적이고 정의로운 곳이면 좋겠지만, 욕심 많고 이기적인 인간들이 만들어가는 사회가 그렇게 아름답게 꾸며지지는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세상에서 도대체 어떻게 마음을 다잡고 살*** 수 있을까요? 조금만 눈을 돌려 다시 세상을 바라봅시다. 아프고 온통 상처투성이지만 그 속에서도 따뜻한 인간의 정을 나누고, 서로 돕고, 지지해주*** 하는 사람들도 참 많습니다. 규칙을 지키고 윤리와 정의를 추구하며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 하는 사람들 말이예요. 비록 한쪽에서는 싸우고 무너뜨리고 헐뜯는 혈투가 벌어지지만, 한 쪽에서는 무너진 곳을 복원하고 다친 이를 어루만지고 옳음을 추구하는 이 곳이 바로 우리가 사는 세상입니다. 님이 고민하고 있는 문제들은 알고 계시듯이 하루 아침에 해결될 수 있는 것들이 아닙니다. 오랜 세월 인간이 살아온 그 세월동안 늘 문제는 있어왔고 그 문제를 키우는 사람과 해결해 나가려고 하는 사람들도 늘 있어왔지요. 그러니 일정 부분 세상이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곳임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어요. 그리고 그 부당함에 대해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서 해나가는 거예요. 옳지 않다고 생각되는 게시물을 지워달라고 요청하는 것도 그 중 하나이겠지요. 사회가 절대 쉽게 바뀌지는 않습니다. 내 친구, 애인의 작은 습관 하나도 고치기 힘들고 하물며 내 행동 하나도 쉽게 고치기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부당함을 외치는 누군가가 생기면 이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모이게 되고 이들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쌓이고 쌓여 조금이라도 변화가 생기는 것도 현실이지요. 세상이 원래 이런 거라며 외면하고, 해봤자 달라지지 않을 거라고 냉소적으로 대하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거예요.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행동으로 옮기고 실행해 나가면 바뀔 가능성이 생겨나지요. 그리고 이런 이들로 인해 세상은 아직도 조금은 따뜻하고 살만한 곳이라 여겨지는 것 일테구요. 그리고 이 땅의 젊은이로서 나라의 안위와 실태를 걱정해야 하고 행동해야 하는 것은 옳은 일입니다만, 그보다도 더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은 나를 바로 세우는 일입니다. 저에게 상담치료를 받던 내담자 중 오랜 시간 학생 운동, 사회 운동을 했던 분이 계셨습니다. 그분은 대학생 시절부터 사회적 불의에 늘 맞서 싸우는 것을 통해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고는 하셨고, 그 투쟁을 자신의 삶에 가장 우선 순위에 놓았습니다. 그분은 결국 가정도 잃고 늘 불안정한 일자리를 오가면서 허무함과 우울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어요. 사회적 불의에 정당한 행동으로 대항하는 것은 옳은 일입니다. 하지만 먼저 내 인생을 바로 세우십시오. 성인으로서 기본적으로 내 생존을 책임지고, 내 배우자, 아이들을 책임질 수 있는 다음, 사회 문제를 돌아볼 수 있어야 정신적으로 피폐해지지 않고,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이 있지요. 작은 온기들이 모여 따뜻함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선은 님이 바로 서야 합니다. 님의 바르고 정의로운 마음 곁에 마인드카페도 힘을 보태겠습니다. #부조리함 #부당함 #불합리 #세상 #정의 #윤리 #도덕
커피콩_레벨_아이콘
imtheone
· 9년 전
맞아요.. 마카님 말씀대로 우리 사회는 아직도 부족하고 부도덕한 면이 많죠.. 그래도 예전보다는 지금이 더 나아지지 않았나 싶어요. 사회의 검은 면이 예전에는 뉴스에 기사에 나오지 못했다면 지금은 많이 수면위로 올라온 만큼 모두가 조금은 노력하고 있지 않나 해요. 혼자는 사회를 바꾸지 못하지만 다같이 각자 위치에서 자기가 할수있는 노력하고 있다면 바꿀수있지 않을까요? 바로 바뀌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우리 노력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ediya
· 9년 전
맞아요. 저도 대한민국이 정말 미쳐 돌아가는구나 싶을때가 많아요. 화가 나기도 하고 좌절스럽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하지만 이런 생각도 해봤어요. 이 미쳐 날뛰는 사회가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은 정말 아무렇지 않을까? 그렇지는 않을것 같아요. 다들 이런 사회를 살아가는게 너무 버거워서 나름대로 살아보려고 발버둥치느라 차가워지기도 하고 같이 미쳐버리기도 하고 그러는것 같아요. 선과 악이 따로 있는게 아닌것 같다는거죠. 이 모든 일들이 갑자기 일어난 것도 아닐거구요. 가정이 무너지고 사회가 무너지면서 어린 친구들은 이제 어떻게 사는게 건강하게 사는건지를 상상하기조차 어려워질거라 생각해요. 뭘 봤어야 꿈도 꾸지. 화가 나는 것도 좌절스런것도 모두 정상이라 생각해요. 그래야 하고요. 하지만 그렇게 끝나면 아무런 변화도 없고 오히려 나만 다치는것 같아요. 답을 아는 어른..? 해결해줄 수 있는 현인..? 그런거 없어요. 우리가 해야죠. 사회를 변화***기 위해서..? 아뇨. 내가 나를 지키기 위해서요. 가장 중요한 건 내 마음을 지키는 일 같아요. 나도 같이 미쳐버리지 않게 늘 깨어서 정신차리는 일, 마음이 무너져 포기하지 않게 나 스스로 나의 힘듦을 알아주고 마음건강을 유지하는 것. 오히려 더 건강을 키우는 것. 이 불안정한 세상에서도 건강한 마음으로 자기삶을 사는 사람들이 눈에 보여야, 아. 저렇게도 살 수 있구나. 저렇게 살아도 괜찮구나. 저렇게 사는게 행복해보이구나 하고 느껴갈수 있게요. 그러기 위해서 마음을 잘 관리하세요. 힘든사회의 모습을 봤을때, 아직 빛이 있는 사회의 모습을 함께 (억지로 찾아서라도) 보면서 기운을 차리세요.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아주 작은일부터 따뜻함을 전하구요. 그렇게 그냥 내 삶을 건강하게 살아가는게, 가장 중요하고도 효과적인 첫걸음이라고 생각해요. 포기하지 말고 힘내요. 저도 그럴게요.
비공개_커피콩_아이콘
비공개 (글쓴이)
· 9년 전
정성들여서 댓글 주신 분들, 엔젤님 모두 감사드립니다. 도움이 많이 됐어요. 털어놓고 나니 마음이 한결 편하네요. 나름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잘 살아가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그동안 쌓인걸로 이번에 크게 한번 지치는 타이밍이 왔던 것 같아요. 이 어플을 몰랐으면 아마 더 길게 힘들었겠죠. 댓글 보면서 힘이 많이 났고, 다시한번 정말 감사드립니다.
커피콩_레벨_아이콘
bbq3005
· 9년 전
모두가 힘써서 개선해 나간 과정이 순간 순간의 지금입니다. 예전에 범죄로 인식 되지 못했던엇마저 이젠 그냥 지나칠수 없듯이 또 새로운 사건 사고에 마주칠때마다 우린 새로운 해결법을 찾을 것 입니다. 언제나 그랬듯 말이죠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