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난 진짜 나쁜 아이예요.
학원 하나도 겨우 다니는 가난한 우리 집. 친구들은 영어 학원, 수학 학원, 심지어 과탐 학원과 국어 학원도 다니는데 나는 하나의 학원도 다니지 못할까 봐 전전긍긍해요.
그래서 엄마와 아빠를 미워해요. 내가 좀 더 많은 학원에서 공부하는 기회가 생겼었다면 어땠을까. 적어도 지금보다는 좀 더 좋은 성적을 가질 수 있지는 않았을까?
학교 보충반이 성적순이에요. 죽어라 공부해서 겨우겨우 25등 안에 들었는데 수학 선생님은 26등짜리 아이에게도 보충반에서만 주는 시험지를 준대요. 억울해요. 그래서 그 아이를 죽도록 미워해요. 네가 뭔데. 네가 뭔데 그걸 받아, 라면서. 매번 그런 나쁜 생각을 해요. 사람을 미워하는 건 아주 나쁜 건데.
2학기가 되면 성적순으로 다시 보충반 배치가 되는데 그때 25등 밖에 들면 어쩌나 싶어요. 서러울 것 같아요. 어떻게 만든 성적인데. 매일 불안해서 집에 돌아오면 울어요.
어떻게 하면 나쁘지 않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전 엄마도 아빠도 그 아이도 미워하고 싶지 않고 제 성적에 만족하면서도 더 높은 자리에 오르기 위해 노력하는 그런 이상적인 사람이 되고 싶은데... 지금의 전 너무 나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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