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형 고등학교 재학중인 고2 여학생이에요. 워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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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ssookkyo
·9년 전
기숙사형 고등학교 재학중인 고2 여학생이에요. 워낙 학교가 공부를 잘해서 저도 뒤쳐지기 싫어서 1학년때는 앞만 보고 달려온 것 같아요. 항상 1,2 등급이었고 나름 상위권 유지하면서 지내왔는데 제가 하고싶은거는 영어거든요. 어렸을때부터 영어가 좋아서 열심히 공부했고 지금은 거의 능통해요. 근데 영어공부를 하기위해서 대학에 가야하고 또 그러기위해서 제가 싫어하는 수학공부를 해야한다는게 너무 짜증났어요. 부모님께서는 자퇴하고 이민가자 라고 하시는데 그러기에 지금까지 제가 해왔던게 아깝고 조금 후회될것도 같고, 겁나는게 없지 않아 있어요. 또 공부를 계속 하자니 개인적인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고 성적도 최근들어 많이 떨어져서 힘들어요. 남들이 들으면 너정도면 그냥 정시로 대학가면 되잖아라고 하는데 대학에 대한 목표의식도 저는 없고 그냥 공부를 왜이렇게까지 빡세게 해야하는지 모르겠어요. 요즘에는 그냥 살기가 싫어졌을 정도에요. 자퇴여부를 심각하게 고민중인데 어떻게 해야할까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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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lo
· 9년 전
저도 비슷한 성적이었어요. 차이라면 저는 영어를 매우 싫어했고 수학을 너무 좋아했다는거죠. (차라리 영어를 좋아하면 낫겠죠...고3때 영어빼고 다 공부했더니 대학와서 피눈물 흘리는중 ㅠㅠ) 비슷했던 학창시절을 겪은 선배?로써 전 지금 그런 마음으로 자퇴는 반대에요. 만약 또렷한 목표의식이 있는 채로 ('난 자퇴하고 이러이런거 할거야'라는게 정확하고 계획적이라면) 자퇴를 원한다면 그건 긍정적으로 고민될 문제지만, 지금 글쓰신 분은 다 놓아야하는 목표의식이 없는 이유로 자퇴를 생각하시는 거잖아요. 그러면 정말 이도저도아니고 오히려 지금 자퇴한 자신을 후회하게 될 수 있어요. 현실적인 벽때문에 이민가기 힘든 사람도 있는데 이민까지 말씀해주시는 부모님이 계시니까, 여러 생각을 해보세요. 우선 가장 큰 틀을 잡으세요. 미래에 무슨 꿈을 이룰것인가 하는거요. 그걸 원동력삼으시면 되어요. 만약 자퇴해도 이룰 수 있다면 자퇴하셔도 되고 근데 왠만히 국내에서 이루려면 대학은 필수일거에요 대부분이. 그러면 이제 원하는 대학과 과를 정하면 돼요. 꿈이라는게 초등학교때부터 고등학교까지 12년동안 못찾는 애들도 많아요. 그래서 당장에 찾기 어려운거 알지만, 그만큼 그게 가장 중요해요. 저도 이룬거 버리고싶지는 않고 공부는 하기 싫었지만 (심지어 평균도 많이 떨어졌었어요. 2학년때) 열심히 한 이유는 그 제 꿈 때문이었어요. 제가 유지or성적을 올려야 갈 수 있는 과를 꿈으로 정해서, 열심히 했죠. 지금은 합격해서 잘 다니고 있어요. 그러니까 꼭!! 꿈먼저 생각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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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ookkyo (글쓴이)
· 9년 전
@malo 긴 글 정말 감사합니다!! 진로에 관해서 더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것같아요. 후회하지 않을 선택할게요. 감사합니다ㅠ 항상 좋은 일만 가득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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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gkki
· 9년 전
벌써 10년 가까이 전의 일이지만, 자퇴를 앞두고 있다고 해서 댓글 남기려고 왔어요. 자세한 등급은 기억이 안 나지만 지방의 국립대는 무난히 가고, 인서울 하자고 했었어요. 저는 불합리하다 느꼈어요. 공부를 잘 하는 나는 용서가 되고, 공부를 못 하는 친구는 나와 비교까지 당하면서 혼나는 게 너무나도 화가 났죠. 그래서 더 이상 학교에선 날 가르칠 수 없어!!!! 하고 학교를 뛰쳐나왔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부모님과 가족들은 "쟨 뭘 해도 될 애니까." 라는 생각으로 절 믿으셨겠죠. 저는 제가 하고 싶은 것만 했어요. 내 고집으로, 내 결정으로 모든지 다 했죠. 하고 싶은 것들에 밀려서 검정고시는 점점 순위 밖으로 밀려났고, 믿어주던 가족들은 지쳐갔죠. 점점 후회가 되더라고요. 남들이 다 걸어가는 길을 왜 나 혼자만 가지 못 하였을까... 그렇게 어른이 되고, 20대 중반을 지나쳐 후반으로 가려고 하는 중에 드디어 검정고시에 합격했어요. 그리고 이제 대학교 원서를 쓰려고 해요. 지금까지 너무 힘들었어요. 그렇게 쉬웠던 공부는 왜 이렇게 어려***.. 수학여행, 졸업여행 다녀온 친구들이 부럽고, 남들 동창회나 졸업앨범이 부럽고... 물론 다른 사람들도 있겠죠. 평범한 졸업장과 공부를 잘 한다는 건 정말 좋은 장점이예요. 선택을 해야 할 순간에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이 남들보다 많죠. 저는 지금에서야 과를 고민하고 있어요. 그때에 비하면 말도 안 되는 하위권 대학들 중에 고민하고 있죠. 그런데 제 친구는 이미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나와서 직장을 가졌지만 더 나은 커리어를 위해서 석박사과정을 준비하고 있어요. 아마 저도 그때 자퇴를 안 했더라면 친구처럼 좀 더 미래의 꿈에 더 가까워져 있겠죠. 변함없는 분명한 꿈이 있다면 당장 학교를 그만둬버리고 검정고시로 졸업장 따고, 유학 혹은 대학교 진학 후 꿈을 이루라고 하고 싶어요. 하지만 당장 싫은 무언가를 피하려 하는 거라면 다시 생각해보세요. 그것때문에 잃어야하는, 혹은 감수해야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그게 과연 더 소중한 것일지. 두번 다시 오지 않을 지금, 내 나이에 내가 누릴 수 있는 평범함이 얼마나 소중한지 조금만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지금의 인내는 아마도 본인 인생의 아주 잠깐일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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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ookkyo (글쓴이)
· 9년 전
@Mingkki 긴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 제가 힘들지만 누리고 있는게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금 느끼게 됐네요. 아무래도 더 신중하게 고민해봐야 할것 같아요. 경험자로서의 조언 감사합니다. 앞으로 하시는 일들 다 잘되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