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앱을 깔고 첫 글이라 뭐부터 써야할 지를 모르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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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이 앱을 깔고 첫 글이라 뭐부터 써야할 지를 모르겠네요. 먼저 제 소개부터 하자면 저는 중학교 3학년 여자예요. 성소수자이며 얼마전에 고3인 언니와 사귀다가 헤어졌습니다. 음 사실 저는 여기의 다른 분들 과는 다르게 꽤나 행복합니다. 하지만 혼자서 생각하다보면 행복은 무슨, 어둠 속에 홀로 서있는 느낌이예요. 저는 제가 너무 나쁜년처럼 느껴집니다. 저보다 분명 상황이 안좋은 사람들도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는데 저는 의미없이 혼자 속으로 욕하고 우울해하면서 괜찮은 척, 도도한 척 다 하고 사는 느낌이예요. 그러면서 남이 저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면 싫어요. 고3 언니와 헤어지게된 이유도 이런 느낌인데요, 그 언니는 가짜 상처가 참 많았던 것 같습니다. 저는 잘 이해할 수 없었지만 마음에도 몸에도 많았나봐요. 저는 그 언니가 참 저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딱히 상처받을 일도 없는데 피곤하게 갖은 척이란 척은 다 하는 나쁜년, 동족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언니와는 다르게 약한 모습을 절대 보이지 않으며 상처를 받거나 서운해도 딱히 티를 내지 않습니다. 그 사람과 멀어질까봐 무서워서요. 아무튼 그래서 그런지 그 언니는 저에게 많이 기대더군요. 결국 나쁜 저는 미안하게도 정이 떨어졌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정말 안좋게 차였습니다. 이번을 계기로 다시금 제가 나쁜년이라는 것을 느꼈어요. 중요한 것은 이 이후로 제 곁에 있던 다른 언니들 조차 그 언니의 말만 듣고 저에게서 떠나갔습니다. 웃긴건 그 얕은 인연들을 저는 너무 믿고, 애정해서 ***듯이 상처받고 혼자서 망가졌습니다. 사실 그 언니들한테도 꽤 상처받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말을 해서 달라질 것도 없을 것 같고 내가 준 정은 다시 돌아오지 않으며 신뢰가 깨졌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후회는 없습니다. 이 이야기는 이쯤 끝내고 또 다른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저는 여자이지만 숏컷에 덩치도 있고, 키도 좀 큽니다. 그래서 그런지 학교에서 정말로 시선을 많이 받습니다. 저는 그게 너무 스트레스인데 다들 편견에 휩싸인 그런 시선들로 저를 바라봅니다. 머리가 짧다는 이유로, 치마가 아닌 바지를 입는 다는 그런 사소한 이유로 주목받고 오해받습니다. 저는 그 시선에 지쳤습니다. 학교뿐만 아니라 지하철을 타도, 길에서 걷기만 해도 소름끼치도록 쳐다보고 성별을 물어봅니다. 물론 여자라고 하면 살 좀 빼고 머리 좀 기르라고 합니다. 제발 모두가 저에게서 눈을 치웠으면 좋겠어요. 저를 신경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또 저는 몸에 비해 가슴이 좀 큰편입니다. 현재 D컵인데 이것조차 너무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지금은 좀 나아진 편인데 머리를 숏컷으로 자르기 전, 가슴때문에 좀 얇은 티만 입었다 하면 살도 쪄보이고 예전에 ***도 당했어서 계속 움츠리고 옷을 크게 크게 입고 압박조끼도 해보고 그랬습니다. 그래서 지금 저는 허리와 목이 휘고 가슴을 숨기는 게 습관이 되었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 다면 축소수술을 하고 싶습니다. 저에게 당당하게 다니라고 하신다면 저는 가슴이고 숏컷이고 뭐고 그런 것들을 떠나 그냥 사람의 시선이 너무 스트레스이기 때문에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일단 저는 시선을 받으면 막 소름끼칩니다. 그리고 계속 이유를 생각합니다. 그러면 그 이유들은 제가 생각하기에 위에 있는 것밖에 없습니다. 그냥... 저를 쳐다***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나쁜 의도던 좋은 의도던 사람이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다면 개구리의 입장에서는 그냥 나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엄청 두서없이 길어졌네요. 진짜 남이 본다면 별 것도 아닌건데 저는 너무 스트레스를 받고 우울증에 걸릴 지경입니다. 아니 이미 우울증일 수도 있겠어요. 익명의 도움을 받아 이렇게 쓰니 좀 가뿐해 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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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raemong7
· 9년 전
한번꾸며보면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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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j
· 9년 전
저도 고등학생 때부터 숏컷하고 그런 오해 많이받아봐서 알아요. 지금은 제가 머리를 길러보고싶어서 기르고있지만 곧 자를거고요! 너무 답답해서 그리고 길러보니까 친구들은 남자 락커같다고하지 스스로도 안어울리는 느낌이 들고.. 하여튼 저도 한 때 주변 사람들 시선 때문에 너무 힘들었지만 요새는 괜찮아요. 난 나니까. 음 남들의 시선을 무시하고 살아라는 말을 해버리기엔 솔직히 그건 어찌할 수 없는 부분 같아요. 하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내가 살아있기 때문에 주변이 돌아간다고 그렇기에 내가 나 자신에 대해 좀 당당하게 다녀야한다는거. 남들이 뭐라하든 숏컷한 내가 나인데, 휘둘리면 그건 내가 아니게 되어버리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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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j
· 9년 전
그리고 오아이스 같이 기대기 좋은 사람도 물론 좋지만, 기댈 줄도 알아야한다 생각해요. 제 경험담이지만 연인사이에서 무언갈 감추는거는 참 안좋은 것 같아요. 저도 한 때, 현재 제 애인에게 제 상처를 감추고 좋은 면만 보여주가가 결국 헤어지고 깨달았죠. 내가 멀어질까봐 두렵고 무서워서 그저 상대도 모르는 벽을 쌓는거는 도망치는거구나라고 다시 사귀게 된 지금은 서운한게 있으면 말하고 하나하나 서로 대화로 풀어가고 있어요. 제 생각이지만 만약 어떤 문제로 서운해져서 서운하다 말했는데 그걸로 상대가 헤어지자고 한다면 그건 그 정도 밖에 안되는 사람이라 생각해요. 몇 십년 같이 산 부모님도 가끔 안맞아 싸우는데 안맞는 부분이나 서운한 부분이 있는건 당연하다라고 느끼거든요. 그러니까 말이 길었지만 좀 더 스스로를 먼저 열어보세요. 엄청 제가 쉽게 말하는거지만 저도 미움 받는 용기를 가지기 위해서 엄청 노력해봐서 하는 말이에요. 행복해지길 바라요. 또 당신이 서운함을 감추기 시작해서 스스로 지쳐 헤어진건 나쁜년이라서가 아니라 서툴었기에 그랬다 생각해요. 힘내요. 이런 글을 쓰며 스스로 고민한다는 자체가 당신은 좋은 사람이라는거라 느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