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저는 일반 대학생입니다.
제 성격이 워낙 조용한 편이라 남이야기는 들어줘도 제 이야기는 죽어도 안 합니다. 하지만 익명이라는 장점을 이용해 얘기해 보려합니다.
저는 어릴 적 아***께 학대를 당했습니다. 아기 때부터 초등학교 3학년때까지요. 어머니는 항상 멍을 들고 사셨고, 오빠같은 경우는 정말 심각한 수준이었어요. 오빠는 갓난 애기 때 집어던져저 벽에 부딪힌 적도 있었습니다. 어머니 머리채를 쥐어잡고 책상 모서리에 핏줄이 슬 만큼 내리칠때는 정말 칼을 들고 싶었습니다.
아***는 돈을 자주 숨겼습니다. 300만원 중 200만원을 숨기고 술집과 여자들을 만났고. 백만원은 우리에게 주면서 질 좋은 음식들을 차리라고 폭력을 행사하셨어요. 밤이되면 친가쪽에서 협박전화가 왔었습니다. 친할머니께서 할아***의 유산을 저희 어머니께 모두 주었다고 거짓말하시고 작은 아***통장으로 모두 넣으셨습니다. 그덕분에 어머니는 해명할 기회도 없이 밤이면 협박 전화를 받고 벌벌 떠셨어요. 가끔 칼을 들고 찾아올 때도 있었습니다.
어머니께서 이 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도망치려 하실 때 10살이었던 저는 새벽에 일어나 어머니의 여행가방을 제 침대밑에 숨겨놓고 벌벌 떨었어요. 어머니는 이런 저의 모습을 보고 결국은 도망을 포기하셨습니다.
오빠와 저는 8살 차이가 납니다. 오빠의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집이 이사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저도 초등학교를 전학가게 됐습니다. 저는 그날 처음만난 짝궁에게 말을 걸었고, 그 이후 왕따가 되었습니다. 그 짝궁 아이가 왕따였다는 이유였습니다. 저는 낮이면 학교에서 괴롭힘 당하고 밤이면 아***에게 맞았습니다.
오빠가 성장해갈수록 아***의 폭력은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바람은 지속됐습니다.
제가 유치원생일 때 2번 초등학생 일 때 3번 제가 중학생일 때 1번.
아***는 이모와 스님께 ***를 맺자고도 말하신 분이었습니다.
제가 중학생일 때 오빠는 군대로 떠났습니다. 아***는 회사에서 매일같이 술을 드셨고, 좋은 음식들을 드시며 살았습니다. 반면 어머니와 저는 하루하루 라면으로 살아갔습니다. 바람 피느라 돈을 집에 가져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저희 어머니는 대단하신 분입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저를 사랑으로 보살폈고, 남들까지도 사랑으로 도왔습니다. 그들이 어머니를 배신했다고 해도 말입니다.
어머니가 도우시던 외국인노동자 2명은 미얀마에서 온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우리의 상황을 알고나서 자신들이 모아온 돈의 반절을 우리에게 주었습니다. 총 2백만원이었고, 우리는 그 돈을 받은 날. 드디어 상추에 고기를 얹어 먹었습니다. 라면으로는 그이상 신체를 유지하기 힘들었습니다.
중학교에서 방과후 수업이 있었습니다. 돈을 내고 들어야 하는데 의무였습니다. 저는 담임선생님께 돈이 없어서 못하겠다고 말씀드렸고, 담임선생님께서는 저를 비웃고는 절 괴롭히던 무리들을 불러놓고 저의 사정을 밝히셨습니다. "야, 니네가 좀 비웃어봐라." 이게 머리에서 사라지질 않습니다.
고등학생이 되고 저는 문예창작으로 길을 잡았습니다. 우습게도 저는 공부를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정말 소설만 죽어라 연습했습니다. 하지만 시험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합격된 사람들은 정해져있다는 사실을 그 자리에서 알게 되었습니다.
오빠는 속세가 지겨워서 스님이 되었습니다. 정말 다행인 것은 올바르고 지혜로운 은사스님을 만났습니다. 오빠는 올바르고 정직한 스님으로서 많은 이들의 사랑과 믿음을 받고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두려웠습니다. 오빠가 떠나면 저는 사회속에서 정말 혼자남게 되니까요.
아***는 여전했습니다. 돈을 매일같이 숨겼습니다. 저는 지난 날을 후회하며 재수를 꿈꾸게 되었습니다. 재수를 하며 정말 최선을 다했고, 나름대로 성적은 나와 그래도 3등급되는 대학교를 갔습니다. 그 빚은 여전히 제 몫이었지만 그래도 희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는 회사에서 1년동안 월급도 못받으시고 나왔습니다. 사장님이 자살하신 후, 아***는 오백만원을 받고 정리해고 되셨습니다. 그럼에도 아직도 세상 물가를 모르시고 술만 찾았습니다. 밤이면 티비로 ***을 틀어놓고 새벽까지 보는 둥. 집안일에는 손도 대지 않았습니다. 어머니는 제가 중학생되던 날부터 몸이 많이 나빠지셨고 자주 쓰러지셨습니다. 언제 돌아가실까봐 너무 두렵고 힘겹습니다.
21살동안 살아온 저의 삶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불행한 건 아닙니다. 저를 사랑해준 어머니가 계셨기 때문입니다. 또한 저는 제 삶을 생각하며 많은 이들을 돕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지금은 IT를 전공으로 배우고 있고, 그 일로 많은 돈을 벌어서 많은 이들을 챙기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 과거가 가끔 저를 외롭게 만들고, 발목잡고, 삶을 질리게 합니다. 없는 것으로 치부하기엔 현재진행형이고, 벗어날 수 없다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이 일들을 차분히 생각하다가도 분노와 역겨움에 평정심을 잃어버리고 극단적인 생각에도 들 때가 있습니다. 제가 앞으로 살아가기 위해선 이것들을 끌어안아야 하는데, 그것이 너무 힘드네요.
최근엔 대학교를 다니면서 공부만 하고 잠조차 제대로 못잡니다. 밥도 삼각김밥으로 대충 먹고 맙니다. 이렇게 사는데도 저는 빚이 많고, 잘 살 수 있다는 믿음이 없습니다. 그저 사라지고 싶은 마음이 계속 듭니다. 무엇때문에 이렇게 지친 삶을 더 이끌고 가야하는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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