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안녕하세요 글은 처음 올리네요
저는 고2 이과 학생입니다 이과지만 공부는 전혀 못해요 이번 6월 모평에서도 다들 1등급씩 떨어졌고...영어는 정말 자신있었는데 그것도 엄청 틀려서 2등급 간당간당하게 되버렸어요
제 근처에는 이과 친구들도 있지만 예체능과 아이들이 많아요 그런데 걔네들조차도 영어 국어는 1등급이고.. 그런 거 때문에 정말 자괴감 들어요
사실 저도 중학교때까지는 미술 지향이었어요 그런데 중3때 너무 그림이 싫어서 공부로 오게 되었거든요 그래도 중1때 평균 75부터 중3 말 평균 91까지 계속 올려서 나름 공부에 자부심이 있는 상태였어요 고1때 첫시험까지는 괜찮았어요 400명 중에서 전교 42등 했거든요 그런데 그 뒤로 계속 성적이 떨어지는거예요 평균 78까지 떨어지다 고1말에 83으로 다시 만회했어요 그러다 고2 이과 첫시험에서 평균 74로 밑바닥을 찍었죠..부모님한테 뭐라 할 말이 없어요 미안하고 입만 나불댄게 쪽팔리고 등급은 3 4 천지고 내신으로 대학가기는 글렀죠 물론 정시로도 자신은 없지만요
그래서 생각해낸게 미대에 가는 거였어요 나름 중학생때 미술 상도 몇 개 타고 주변에서 좀 그린다는 소리는 듣고 살았으니까요 그런데 전 이과잖아요 미술을 하게 되면 2학년 내신을 아예 버리는 수준이 되는데 괜찮은걸까요? 아니 사실 저는 내신을 포기한 상태라 그리 심각하게 생각되지는 않는데 부모님이 안 좋게 보세요 게다가 미술이 워낙 돈이 많이 들어가나요? 그리고 부모님이 직업 전망이 좋지 않다고 은근히 돌려 말하시는 걸 너무 싫어서 항의했더니 더 뭐라 하시지는 않는데 아직도 탐탁지 않은 눈으로 보세요 하지만 중학교때까지만 해도 응원해주시고 격려해주셨는데 왜 갑자기 그러시는 걸까요 성적이 점점 떨어져서일까요?
다른 건 몰라도 부모님은 꼭 서울 안에 있는 대학을 가길 원하세요 그래서 저는 제가 할 수 있을 것 같은 방법으로 대학을 가려고 노력하는 건데 이게 잘못된 건가요? 부모님이 보시기엔 단순히 제가 공부하기 싫어서 미술로 도망친 모습으로 보여서일까요?
오늘 모의고사 성적을 조금 언급하면서 미술로 가고 싶다는 말을 정면에서 말했습니다 그래서 어머니가 미술학원을 알아보러 나가셨어요 그리고 이모랑 전화하는 걸 들었어요 무슨 꿍꿍이속인지 모르겠다고
사실 저도 공부가 너무 힘들어서 도피하려는 목적도 조금 있기는 해요 하지만 그렇다고 제가 아예 살 길을 접은 건 아니잖아요 이게 그렇게 매도받아야 할 일이에요? 내가 잘못한 건가요?
문이과 정하기 전 시간으로 되돌아가도 싶다는 생각만 하루에 열댓번은 더 해요 미칠 것 같아요 물리는 이제 이해도 못하겠어요 그냥 건들고 싶지도 않고 과학만 줄창 하는 것도 지겨워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물리 시험 전날에 계단 올라오면서 울었어요 대학 못 갈 거 같아서 무서워서
더이상 남들 기대치에 도달하지도 못하겠어요 친구가 나보다 잘보면 마음속으로 온갖 욕을 집어삼키고 은연중에 성적으로 무시당해도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거 너무 힘들어요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해요 얘들이 시험끝나고 한강가자 하는 드립도 진심으로 받아들일때가 있었어요
아마 제가 계속 말을 꺼냈던 거라 좋던 싫던 부모님은 미술쪽으로 지원은 해주실거에요 하지만 제가 맞는건가요 사실 저는 미술로 간다고 하면 실기 준비나 그런 것보다 정말 두려운 게 있어요 바로 주변 사람들 눈치에요 니까짓게 그렇지 이과에서 얼마나 버틴다고하는 눈빛을 받는게 무서워요 모르는 사람한테서 받는 거면 아무렇지도 않아요 친구들한테 그런 눈빛을 받는 생각만 하면 숨이 막혀요 분명 겉으로는 별 내색하지 않아도 속에서 절 어떻게 뜯어내릴지 상상할 수도 없어요
사실 이 글을 쓰면서도 제가 잘한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 그런 말을 꺼내서 저는 해방감에 행복해했지만 이것 때문에 또 후회하는 일이 생기면 어쩌죠 딱히 말 할 사람도 없어 여기에 글 남겨 봐요 두서없이 쓴 글이지만 제발 아무 조언이라도 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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