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이제 결혼 1년차 30중반 남자예요.
이혼하고 싶습니다. 이제 이유를 얘기할건데, 객관적으로 상황을 봐주시면 좋겠어요.
작년 4월, 아내와는 지인의 소개로 만났습니다. 만나고 보니 제가 나가는 어떤 모임에서 얼굴을 본적있는 사람이더군요. 데이트를 하면서 알게된 사실은, 신기하게도 소개팅 1년전에 선을 보기로 했던 사람이였습니다. 그땐 문자로 얘기 조금 하다가, 사정이 있어서 선을 못봤습니다. 우연이 몇개 겹치며, 아 이사람이 내 운명인가보다 싶었구요.
와이프는 미국에서 중고, 대학교, 직장생활까지 했고 시민권이 있습니다. 집은 꽤나 잘 사는 편이구요. 와이프 언니와 남동생도 좋은 학교를 나오고 직업도 좋습니다.
저는 늦은 나이에 의사가 되*** 공부를 했고, 내년엔 의사면허를 받게 됩니다. 아***는 일찍 돌아가셨고, 홀어머니와 누나 4명이 있습니다. 전월세를 살고 있으며, 빚이 5천만원정도 있는 형편입니다.
어머니는 제가 좋은 집안의, 좋은 직업의, 좋은 학벌을 가진 사람과 결혼하길 바랬습니다. 과거의 몇번의 연애에서, 어머니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과 만나면 난리가 났었네요. 처음엔 조건을 고려하지않고, 마음이 가는 사람을 만났지만... 어느샌가 저도 변해갔던지, 조건을 따지고 있었습니다.
이런 배경에서 지금의 와이프된 사람과 소개팅을 했으니, 제가 원한 모든걸 다 가진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제 와이프 역시, 제가 가진것 없고 홀어머니와 시누이 4명이 부담스러워도 학생이였지만 괜찮아보였는지 저 하나만 보고 계속 만났습니다. 저는 학자금대출과 마이너스통자의 빚이 당시 8천만원이 있었거든요.
연애를 순조롭게 했고, 둘다 30대 중반이여서 결혼을 되도록 빨리 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장인 장모 되실분께 인사를 드렸고, 결혼을 허락하셨습니다. 만난지 2달만의 일이네요. 그리고 와이프는 우리 가족과도 만났었고, 와이프는 홍삼세트를 선물로 가져왔더라구요. 다들 와이프를 좋아하셨습니다. 그리고 7월에 식을 올리기로 했고, 예식장을 예약하기 신혼여행도 준비했습니다.
문제는 양가 어머니들이 만나서 결혼을 의논하는 자리에서 생겼습니다. 장모되실 분께서 우리 어머니께 얘기하기를, 제가 갖고있는 빚을 결혼전에 정리해달라고 얘기했습니다. 우리 집안형편상 그럴 여력이 없고, 살고있는 형편과 빚의 액수는 이미 와이프에게 얘기를 해둔 상태였어요. 그래서 제가 어머니께 걱정하지말고 나가시라고 했던거였거든요.
집으로 돌아오셔서 어머니는 제게 이 결혼 그냥 하지말자고 하셨습니다. 자존심이 많이 상하셨더라구요.
다음날, 장모님이 제게 하실 얘기가 있으시다고 좀 만나자고 하셔서 갔더니, 천만원을 주시면서 이걸 어머니께 드리고, 기분을 풀어드리라고 하더군요. 예단이라고 하시더라구요.
집으로 가져갔더니, 어머니는 예단이 고작 천만원이 뭐냐고, 우리집을 너무 우습게 보는것 아니냐고 더욱 화가 나셨어요. 그러나, 그 당시에 제가 생각하기로, 우리는 가진것 하나 없고, 오히려 빚만 있으며, 결혼을 해도 저쪽 집에서 다 준비하고 집도 마련할건데, 천만원도 감사하게 생각해야 하지않나 그랬었습니다.
이 일이 있은 뒤로, 어머니와 가족들은 결혼을 반대했습니다. 그리고 알고보니, 지난번에 받았던 홍삼세트는 유통기한이 지난 것이었습니다. 일부러 어머니는 이 얘기를 안하시다가, 결혼반대하시면서 얘기해주시더라구요. 우리를 얼마나 우습게 보면, 첫 선물도 이런 유통기한도 지난걸 주느냐고.
와이프한테 얘기하니까, 장모님이 준비하신건데, 백화점의 홍삼 판매점에서 재고품을 잘못 준거라고 하더군요. 이 얘기를 전해들었던 우리 누나는 백화점과 거래는 하는 직업이라서, 유통기한이 지난걸 판매할리가 없다고 생각했고, 알아본 결과 장모님이 예전에 선물로 들어왔던걸 아껴뒀다가 우리집으로 다시 선물로 주신거였습니다. 우리 어머니는 이 결혼 못하겠다고, 처가댁에 얘길 했습니다.
그리고 1년전 결혼을 중매했던 사람에게 이 얘기를 하셨고, 중매업자가 갑자기 중간에 끼어들어서 예단으로 1억5천을 처가에 얘기했고, 이 금액이면 신랑 어머니도 결혼을 ***겠단 얘기를 했습니다. 그러자, 처가댁은 그건 절대 안되니 이 결혼 못***겠다고 하시더라구요.
이런 일이 있으면서 저와 와이프는 안타까웠고, 여기서 파혼이 되면 앞으로 절대 우리 두사람음 결혼 못할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7월달 결혼을 밀어붙였습니다. 결혼을 강행ㅗ하겠단 제 얘기에, 우리 어머니는 제가 결혼하면 본인은 죽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계속해서 설득을 했지만, 어머니는 허락안하셨고, 2억을 예단으로 받아오면 허락하겠다고 얘길하더군요.
이런 어머니의 무리한 요구에 저는 화가났고, 집을 나와서 후배집에서 머물게 됐습니다. 그리고 결혼준비를 계속 했어요. 처가댁은 와이프가 설득해서, 둘이 좋다는데 어떻게 하겠냐며 큰 반대는 없었습니다.
결혼중매업자는 중간에 끼어들면서, 예전에 자기들의 소개로 만났으니 결혼을 할거면 사례금 천만원을 내놓으라고 하더군요.
이런 상황에서 와이프와 저는 기어이 우리가족에게 비밀로 하고 처가식구와 지인 몇명만 초대해서, 만난지 3개월만인 7월에 결혼식을 치렀습니다.
신혼여행을 가기 직전에, 우리 집안에 결혼 사실을 알렸고, 어머니는 결국 손목을 칼로 그으셨습니다. 비행기 떠나기 직전에 생긴 일이었는데, 저는 어머니께 가봐야하는게 맞지않나 생각했는데, 와이프는 제게 자기냐 어머니냐 선택을 하라고 했습니다. 어머니는 다행히 크게 안다치셨단걸 전해들었던 상태였거든요.
저는 결국 신혼여행을 떠났고, 제 가족들은 저와 제 와이프에게 모진말을 했었습니다.
신혼집은 따로 마련못했고, 1달간 처가댁에서 같이 지냈습니다. 그리고 와이프언니와 그 남편은 처가댁 바로 옆동의 아파트에 집을 샀고, 저와 아내는 거기 들어가서 살기로 했습니다.
장인어른은 제가 가족들과 연락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하더군요. 당신 딸에게 시어머니로서 갑질을 할 것이다 이런 얘기를 하면서요. 그래서 저는 1년이 넘도록 가족들과 연락을 끊고 지내고 있습니다.
결혼후 와이프는 제 빚을 3천만원 갚아줬습니다. 그리고 와이프는 제 돈 씀씀이가 헤프니, 그걸 고쳐야겠다고 1주일 씩 용돈을 주더라구요. 하루 만원씩 1주일 7만원입니다.
제 ***와 공인인증서를 본인이 관리 하겠다고해서, 비밀번호와 보안카드를 넘겨줬습니다. 제가 7만원으로 무얼하는지 사용내역을 종종 확인하더라구요. 그리고 제가 식구들과 연락하는지 계속 묻고, 종종 핸드폰 카톡이나 문자를 확인합니다.
처가식구들은 사이가 돈독해서 주말마다 같이 식사하고 영화를 보러 다닙니다. 휴가때는 다같이 해외여행을 가고요.
와이프는 미국 유학을 오래해서인지, 한국 요리를 잘 못한다고 합니다. 밥은 미리해서 냉동실에 얼려놓고, 반찬은 장모님께 받아오며 해결합니다. 아침은 주로 빵으로 간단히먹고, 평일엔 와이프는 직장에서 저녁을 먹고 오기때문에, 저는 혼자서 알아서 밥을 먹습니다. 주말엔 장인 장모와 같이 먹구요.
와이프에게 제 친구들을 몇명 소개해줬는데, 몇몇을 보고는 별로 좋아하지않더라구요. 누구는 돈 씀씀이가 그래서 싫고, 누구는 공과 사를 구분못해서 싫다고 해요. 누구는 부정적이라서 싫다고 하구요.
결혼중매업자들은 결국 자기들 몰래 결혼했다고 2천만원을 위약금으로 달라는 소송을 걸었습니다.
와이프는 저와 결혼한지 반년만에 목디스크에 걸려서 제가 거의 집정리, 설거지, 강아지 변 보는거 청소 다하고요. 종종 와이프 밥도 챙겨줍니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네요.
저는 가족들 반대로 힘들게 결혼했지만, 꾸준히 우리 가족과 접촉하면서 화해해나가고 싶은데, 처가댁은 우리집안이 본인들 잘못을 깨닫고 뉘우칠때까지 멀리 하라고 합니다.
와이프는 강인한 성격이어서, 제가 많이 힘듭니다. 잔소리도 너무 심하고, ***를 통제하고, 핸드폰을 감시합니다. 제가 친구들 만나는것도 안좋아하구요. 우리 둘이 지내는 것보다 처가식구들과 주말에 보내길 좋아합니다.
부부관계도 배란시기에 맞춰서 몇번합니다. 장인어른이 아기를 보고싶어 하니까, 와이프는 빨리 낳고 싶은가보더라구요. 저는 내가 무슨 *** 제공자인가 이런 생각이 들어서 아기를 안낳고 싶어요.
처음에 결혼할땐, 우리 어머니의 뜻에 따라서 매번 제 인생을 결정하는게 싫어서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강행했습니다. 다른 사람들 다 반대해서, 이번엔 좋아할만한 사람이라서 데려왔더니 또 반대를 하시니까 반발심이 많이 생기더라구요.
그리고, 장인어른은 결혼전에 제게 말하기를, 결혼하면 고생은 이제 끝이고 행복할 일만 남았다 라고 얘기하셨습니다.
그런데 막상 결혼하니까, 숨도 못쉬겠네요. 모든걸 쥐고 통제해서 힘듭니다.
저는 우울증을 오랜기간 앓았습니다. 결혼하기 직전까지 거의 극복했었구요. 그런데, 지금 다시 우울증이 찾아왔네요. 하루하루 사는게 너무나 힘들고, 우울합니다. 25층에 살고 있는데, 뛰어내리고 싶습니다. 제 가족들이 너무 보고 싶기도 하구요.
우울증을 겪어서인지, 자존감이 너무 낮습니다. 그래서 제가 일을 이 지경까지 오게 했나 싶어요. 당연히 우리가족이 소중한데, 가족을 버리고 혼자 잘 먹고 잘 살고 있습니다. 죄책감이 크네요. 이제 내년부터 돈을 벌기 시작할건데, 우리 어머니 힘드시기까 도와드리고 싶습니다. 그런데, 와이프는 얘기하길, 우리어머니가 빚 지신건 본인이 자초하신거라서, 우리가 도와드리는건 의미가 없고, 어머니 본인이 깨달으셔야한다 이러네요.
두서없이 적었습니다. 좀 도와주세요. 이혼하고 싶습니다. 제 상황에서 과한 선택인가요? 무책임한 선택인가요?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