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20대초 여자예요.
2년 정도 만나던 남친이 있었어요.
즐거웠지만 자주 싸웠고
결국 이별을 선택했어요.
그런데 헤어지고 얼마후,
임신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분명 피임을 했었는데...
도대체 왜...
앞이 캄캄하더라구요.
아직 어리고
그 남자랑은 헤어졌는데 어떡해야 하나.
전화기를 몇번이나 만지작 거리다
결국 그 사람에게 연락을 했고
이 사실을 고백했죠.
좋다는 식으로 말하더라구요.
같이 키우자며.
헌데 그 사람 형편이 도저히 아니거든요.
아이를 제대로 키울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일단 믿음도 별로 안 가는 상태였구요.
그렇다고 나 혼자 키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가족들 얼굴은 어떻게 봐야 하나
걱정되는게 한두가지가 아니여서...
자꾸 울음만 나오고
너무너무 불안했어요.
산부인과에 갔어요.
임신이 맞다고 하대요.
알겠다고 하고 문을 나섰다가
다시 들어갔다가 다시 나서기를 여러번...
수술 날짜를 잡았어요.
멍한 상태로 며칠을 보내다가
차가운 수술대에서 약기운에 눈을 감았다가 일어나보니
끝났다고 하더라구요.
아무 생각이 안 났어요.
그냥 계속 멍했어요.
내 몸에 잠깐 머물렀던 그 생명에게
무어라고 말할 수 있었을까요?
잊어버리려 일상 생활에 몰두했죠.
혼자서 몸조리라는 것도 하고 일도 하구요.
근데 자꾸 눈물이 나요.
지나가다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쓰려요.
수면제를 먹어도 잠이 쉽게 들지가 않아요.
괜찮다, 괜찮다...
그런데 난 괜찮지 않은거 같아요.
도저히 나를 용서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아요.
그냥 이대로 그 생명을 따라
나도 이 세상을 떠나고 싶은 생각도 들어서
무섭고 불안합니다.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