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현재 중학교를 그만두고 집에서 검정고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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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안녕하세요, 현재 중학교를 그만두고 집에서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한 학생입니다. 초2 겨울방학에, 이사를 와서 모두 입학을 하는 시점에 전학을 했습니다. 전 학교보다 훨씬 크고 좋은 시절에 설렜지만 잠시였습니다. 적응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소위 그 반에서 좀 노는애로 유명하고 친구가 많던 애에게 따를 당했습니다. 그땐 제가 ***나 멍청이 같단 말에도 쉽게 상처를 받는 편이었어서 매일이 지옥이고 눈물바다 였습니다. 선생님에게 엄마가 말씀도 드려봤지만, 뭐 당연히 소용이 없었죠. 후에 체육시간에 서러운일이 생겨 잠깐 눈물을 보였는데, 선생님이 저에게 하신 말씀은 "야! 니가 왜 울어? 어? 너 또 그때처럼 엄마한테 울면서 말할거야?!" ....여기서 제가 울며 말한건 학교에서 따를 당해서 속상한일을 엄마한테 울며 말한거 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화가 나네요. 전 결국 1년이 지나도록 친구하나 만들지 못했고, 그렇게 4학년이 되었습니다. 그때 단짝이 하나 생겼는데, 정말 제가 처음으로 먼저 말을 건 애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다른애랑 말을 하면 화를 엄청 내고, 자기는 보란듯이 다른친구랑 노는 등, 절 병풍 취급 했습니다. 그래도 전 좋다고 같이 다녔죠. 외로웠으니까요. 하지만 곧 다른친구와 단짝을 맺더니, 절 슬슬 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곤 아예 고의적으로 절 빼고 놀더군요. 그 상태가 2달정도 지났을까, 제가 정말 소중하게 생각했던 그 친구는 저에게 절교를 통보했습니다. 그럼에도 전 한마디도 하지 못하고 친구로 남으면 안되겠냐, 라며 붙잡았습니다. 그 앤 못내 알겠다곤 했으나, 뒤에선 노골적으로 절 까고 다녔습니다. 그래도 친구로 지낼 땐 정말 하루하루가 즐거웠는데.... 전 또 그렇게 허무하게 1년을 넘겼습니다. 5학년 땐, 서바이벌 이었습니다. 무슨말이냐고요? 말 그대로 입니다. 그 반에서 무리를 이끌고 다니는 애가 있었는데, 하도 그 규모가 크다 보니까 그 무리한테 잘못 보이면 찍혀서 전체에게 따를 당하는 겁니다. 그러다보니 하루아침에 왕따가 바뀌어 있거나, 2~3명씩 따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제가 그곳에서 할 수 있는건 방관뿐. 답답했죠. 어떤앤 걸음걸이가 이상하고 지들 마음에 들지 않는단 이유로 따돌림을 당했습니다. 그땐 제가 친구를 3명 사귀는데 성공하기도 했고, 중립인걸 걔네도 알아서 충돌은 없었습니다.... 좋게 말하면 이거고, 지들한테 반항 안하고 따돌림 당하는애 신경 안쓰니까 냅둔거죠. 그렇게 5학년을 보내고, 6학년도 친하게 지내던 친구와 같은반이 되어 무난하게, 가장 평범하게 보냈습니다. 전 이 사이에 소심하고 제일 조용한 아이가 되었으며, 전학오기전의 그 씩씩한 모습은 옛말로 변해버렸습니다. 저 때문에 가족들이 몇년을 고생했습니다. 특히 엄마께서 제 고민을 들어주는 분이어서 더 힘드시고 우시기도 많이 우셨죠. 원래 중학교를 대안학교로 가는걸 생각을 했으나, 제가 한번 버텨보겠다고, 잘할 수 있다고 일반중에 입학을 했습니다. 다행히 친한애까진 아니었지만, 어느정도 말을 하고 지내던 애와 같은반이 되었고 저에게 열렬히(?) 말을 걸던 아이 덕분에 새 친구도 2명이나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5학년 때 친하게 지내다 6학년 때 다른반이 되자 연락을 끊고 뭐 사줄때만 나오던 애가 힘들다고 그 당시 저와 제일 친한 친구와 저에게 도움요청을 하더군요. 어이없게도 그 앤 새친구가 생기자 또 다시 연락을 끊었고, 제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친구에게 화를 내게 만들었습니다. 자꾸 이런 힘든일만 생기니까 너무 무리가 왔습니다. 평소에 할 말도 제대로 못하고 묻혀지내며 고민만 많이하는 편인데 정말 너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가장 친했던 그 애가 활력소가 되어 주었달까요. 그렇게 1학년도 나름 잘 넘겼습니다. 하지만, 2학년이 되면서 모두 흩어지고 저 혼자 남게 되면서 초3학년 때의 추억(악몽)이 방울방울 떠오르더군요. 결국 전 2학년이 된지 3주일 만에 학교를 나왔습니다. 그 후에 대안학교로 1주일 체험을 갔었지만, 역시....어울리지 못했습니다. 체험 하러 가면서 엄마한테 울면서 잘하겠다고,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는데 너무 죄송했습니다. 체험이 끝났을 때 3일정도 고민기간을 받았는데 그 3일내리 펑펑 울었습니다. 이곳에 와서 소리없이 우는 버릇도 생겼는데, 다 던지고 정말 계속 울었습니다. 엄마도 같이 옆에서 우시더군요. 후에 엄마가 대안학교 교장쌤과 통화를 하셨는데 아이가 다른 애들과 좀 많이 다르다, 또래 애들이 아닌 것 같다, 라고 하셨더라구요. 엄만 고민끝에 절 상담소에 데려가셨습니다. 30분 정도 상담쌤과 대화를 했는데, 선생님이 절 너무 칭찬하시더군요. 그 애들이 나쁜거다, 내가 보기엔 넌 '아무 문제가 없다' 이 말에서 정말 울컥 했습니다. 그동안 안좋은일이 너무 많았어서 내 자신을 가장 많이 의심해왔거요. 끊임없이. 그런데 딱 이렇게 정의를 내려주시니까..... 뭐라 말로 할 수가 없네요. 선생님이 부모님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네요. '아인 정말 아무 문제가 없다.' '상담하면서 저런 아이는 손에 꼽을 정도다.' '상담 받을 이유가 없다.' 다만 아이가 너무 어른스러워서 그런 것 같다. 상담 받고나서 좀 억울한 것도 있었습니다. 애늙은이라서 어울리기 힘들었다니.... 그래도 이 상담은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 후에 전 지금 집에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친구들과의 교류도 거의 다 끊다시피 하고 지내곤 있지만....훨씬 편하더라구요. 고민이 없어졌으니까요. 그런데 최근엔 고민이 하나 생겼습니다. 진로와 학업 관련인데요, 그래도 예전에 비하면 나름 행복한 고민이랄까요...? 이 문젠 저 스스로 한번 해결해 보려고 합니다. 다시 생각해보면 정말 학교드라마 뺨치는 일들로 가득 차있던 학교생활이지만, 차차 잊어보려고 합니다. 오늘 제가 이 글을 쓴 이유는 제 마음을 좀 터놓고 싶어서 였습니다. 다이나믹 하긴 했지만, 썩 재미있는 과거사가 아니여서 제 친구들 중엔 이 이야기를 말하려고 하면 중간에 말을 싹둑 잘라버렸거든요..ㅠ 부모님은 이미 맘고생을 많이 하셨으니 말하기도 좀 그렇구요.. 많이 길고 재미도 없지만, 제 이야길 끝까지 봐주신 분은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혹시 친구한테 배신을 당했다던지, 왕따를 겪거나 이용을 당했던 분들에게 한마디 해드리고 싶네요. 여러분 탓이 아닙니다. 힘내세요! 잘난 거 아무것도 없는 저도 이제 조금씩 자리에서 일어나 걸을 준비를 하고 있답니다. 어릴 때 우울증에, 자살 생각까지 아무렇지 않게 했었지만, 이젠 웃고 있거든요. 나름, 행복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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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j456
· 9년 전
저는 이제 고3이지만 글쓴이분이 정말 대단한거 같아요 어린시절이 많이 힘들었다 라는게 보이네요 그래도 그 힘든만큼 이제는 밝은 미래가 올꺼에요 반드시 글쓴이분이 마음을 다시 잡고 이렇게 조언을 해주시는거보면 또한번 대단하다고 생각해요ㅎㅎ 고마워요 글쓴이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