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직도 제가 뭘 하고싶은지 모르겠습니다. 성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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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peggstar
·9년 전
저는 아직도 제가 뭘 하고싶은지 모르겠습니다. 성적은 안나오고, 목표도 없고. 의욕은 떨어져만 가고, 남들은 부추기고. 고2에서 고3으로 넘어가는, 어쩌면 당장 내일부터는 학생으로써의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에, 갑자기 너무 무기력해 집니다. 생기부는 꾸역꾸역 채워 나가는데, 전부 정말 나를 표현해 주고 있는건지, 그냥 새로운 나를 만드는건 아니련지요. 저는 중학교를 그리 좋은데를 나오지 않았습니다. 평범한 일반 학교지만, 근처에 중학교가 많아 학생 수가 적었죠. 한 학년 전교생이 110명 정도였습니다. 이 적은 인원 속에서는 10등안은 가뿐했고, 공부를 열심히 하던 시기에는 3등까지 올라갔습니다. 딱 그런거랄까요, 하는 애들이 몇십명 딱 정해져있고 그 안에서만의 경쟁. 저는 공부를 열심히 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고, 설상가상으로 학원도 다니지 않았기에 현실을 잘 몰랐죠. 철없이 자랐습니다. 그냥 당장의 성적생각만 조금 하면서요. 문제는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입니다. 중학교성적이 꽤나 괜찮았고, 자랑은 아니지만 성적도 괜찮았고 나름 글쓰기, 말하기도 잘했기에 꽤 좋은 자사고에 붙었습니다. 면접을 할 당시 꿈을 과학교사로 써서 냈었는데, 면접관 선생님께서 마지막에 해주신 말이 선생님하면 정말 잘 하겠다 였으니까요. 그렇게 장학금까지 받고 입학했습니다. 아직 확실한 고등생활을 겪지 않은 과거의 저로써는, 장학금도 당연히 받아들였습니다. 중학교에서의 상위권에 익숙해진거죠.(그리 최상위권은 아니였지만 위쪽에 애들은 공부를 정말 잘했었습니다. 과고 외고로 빠졌죠) 고1 모의고사, 나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첫 내신, 수학을 40점 받았습니다. 충격받았죠. 국어도 80점대. 영어도 50점대를 찍었습니다. 첫 충격이 컸었죠. 그러나 그 충격이 너무 비현실적이었는지,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같이 나는 장학금도 받고 들어왔고, 기숙사도 중간에 입사가능했는데 괜찮겠지. 긴장해서일꺼야. 이런 생각을 했죠. 곧 두번째 시험, 처참했습니다. 이미 내 기억속의 시험지들은 날아간지 오래고 내 눈 앞에는 비로 모자라 장마철인 시험지만 덩그라니 있었습니다. 고1때부터 문이과를 나누고, 저는 이과를 들어갔는데 수학이 이꼴이니. 그래도 그리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아니 오히려 너무 망가져서 인식하지 못한 걸까요. 고1, 너무 부끄럽게 보냈습니다. 어느정도냐면 교실에서 수학을 못풀었습니다. 안풀리고 못푸니까 푸는게 부끄러웠습니다. 1학기때는 진짜 그랬습니다. 내신공부만 어영부영했고, 수업따라가기 바빴고, 오죽하면 공부하는 문제집이 수학과 영어는 학교 부교재가 다였습니다. (영어는 1학년때부터 교과서로 수업을 나가지 않았고 수능 문제집으로 진도를 나갔습니다) 갑작스럽게 발표라도 ***시면 자존감은 하락했고, 무서웠습니다. 날 ***시면 어쩌지. 답지와 함께였죠. 상담을 할때도 뭐라할지 몰랐습니다. 또, 다행인지 불행인지 담임선생님께서도 그리 성적에 집착하시는 분이 아니셨고, 어찌저찌 고2가 되었습니다. 본격적인 이과의 시작이었습니다. 아, 아마도 고1때 평균 모고 등급이 243이었을겁니다.(과탐은 지구과학밖에 배우지 않았습니다. 문과과목 이수를 위해 역사,지리등을 했습니다) 고2.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수학학원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수학학원도 그리 빡센 곳이 아니었습니다. 학교에선 진도를 확통과 미1 적분부분을 복습하는데 모의고사는 수1,2, 미1 앞부분을 쳤습니다. 학교진도 따라가랴 바쁜데 쫒기다보니 모의고사도, 내신도, 모두 놓쳤습니다. (국어와 영어는 그래도 조금 공부해서 올렸습니다) 또 국영수를 잡으려고 끙끙대다보니 과탐은 밀려나고 밀려나서 다시 공부해야할 상황입니다. 그것도 모자라 1학기때 화1, 생1을 끝내고 2학기때 화2, 생2를 하고 있습니다. 물리는 일년에 걸쳐서 하고 있구요. 저로써는 너무 벅찬 일정이었습니다. 지금, 고2 2학기 말, 내신 국어는 5등급, 수학은 8등급에서 6등급으로, 영어는 7등급에서 6등급으로 올렸습니다. 작은 발전이기에 기쁘면서도 씁쓸해집니다. 모의고사는 별로 발전이 없었습니다. 국어는 1등급, 반1등을 받았지만, 수학은 4뒤에서 한손에 꼽혔습니다. 영어는 2등급을 받으면 뒤에서 한손에 꼽힙니다. 전교는 두말할 것이 없지요. 악기연주도 좋아하고, 그림그리는것도, 글쓰는것도 무척이나 좋아하는데, 이것들은 미래의 직업으로써 삼기에 무섭습니다. 별로 선망받는 직업들도 아닐뿐더러, 늦게 시작하면 할 수록 힘든 것들임을 잘 알기에 엄두를 낼 수가 없습니다. 예체능이나 언어쪽으로 빠질거면 뭐하러 이 학비 내가면서 이과에 왔나 싶고요. 그리고 지금, 사실 아직도 제가 뭘 하고 싶은지, 어느 과, 대학을 가고싶은지. 아무것도 모르겠습니다. 고민을 하면 할 수록 흐릿해져 가는 것 같고,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자신감이 떨어집니다. 늦지 않았다고 자신에게 아무리 말해봐도 의욕은 안나고 아무 생각도 하기싫어 도피합니다. 인터넷에 볼 것이 없어도 찾***닙니다. 생각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 공부하겠다고 끊은 웹툰, SNS 찾아봅니다. 최근에 다시 끊고 공부하려고 생각하고 공부를 했는데, 갑자기 우울해져서 여기까지 찾아오게 되었네요. 누군가 직간접적으로 공감해주고 위로해주는 것도 큰 힘이 되겠지만, 이런 반 공개적인 공간에 저만의 이야기와 고민아닌 고민을 써서 올리는것은 이 나름으로 위로가 되네요. 이 글을 다 읽고 이 문장앞까지 오신 분이 계시다면 정말 감사합니다. 당신이 제게 큰 힘이 되었어요. 그리고 지금부터 겨울 방학을 계기로, 3월 모의, 13111 만들겠습니다. 사실 수학은 단번에 올리지 못할거라 생각해서 이렇습니다. 바로 올릴 수 있다면 너무 불공평하잖아요. 지금까지 넋두리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시다면 본인도 힘드신 상황이실텐데, 같이 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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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nsang
· 9년 전
같이 힘냅시다 저도 고3이 되는 고2로써 같이 공부할게요. 열심히 공부하고 내년 이때쯤에 웃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