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터 성적이 나왔다. 생전 처음 받아보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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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정***이터 성적이 나왔다. 생전 처음 받아보는 점수에 우울하다. 매우 많이 우울하고 심란하다. 나는 우울해 할 자격이 있는건가 싶다. 노력을 안해서 그렇게 나왔겠지.. 가채점했을 때 점수보다 300점이나 떨어졌는데 이제 나는 어디로 가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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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ny921
· 9년 전
1년 전 저의 모습 같아서 답글 남겨요. 12월 3일. 정확히 기억하는 그때, 저 역시 태어나서 처음 보는 점수를 받고 경험한적 없는 어마어마한 충격에 빠졌죠. 우울할 자격이 없는 것 같다고, 노력을 안해서 그런 것 같다고 생각하는게, 그때의 저와 너무 닮았어요. 작년에 내가 쓴 글이 다시 떠올랐나, 싶을 정도로. 사실 저는 조언보다는 공감 밖에 해줄게 없어요. 주변의 누군가는 엄청난 위로를 할테고, 누군가는 엄청난 원망과 실망의 눈길을 보내고 있을것 같지만, 그때의 저는 그것에도 엄청난 감정 기복을 겪었어요. 괜찮다는 친구들의 위로에 희망을 찾다가도, 너는 합격했고 남의 일이니 쉽게 말하는 거라는 화가 치밀어 오르고, 가족의 비난에 죄책감을 느끼다가도 서러움에 울기도 했죠. 2015년 12월에서, 2016년 2월까지. 아마 그때로 돌아가라면 차라리 죽여달라 할 것 같아요. 정말 그 정도로 힘들었으니까. 그렇게 어영부영,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은 대학교에 간신히, 아주 간신히 합격했죠. 공감보다는 두서없는 한탄만 했네요. 어쨌거나 그렇게 1년을 보낸 경험자로서 꼭 드리고싶은 말씀이 있어요. 우선 혹시나 삶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우울함에 깊게 빠져들었다면, 나중에 꼭 그 마음을 치유하세요. 시련이 지나갔다고 마음 속에 자리잡은 우울이 사라지는 건 아니더라구요. 시련을 극복하는 것에 대한 조언은 제가 감히 해드릴수가 없네요. 저에게는 그저 시간이 약이었으니. 그리고 지금 방향을 잃었다는 상실감에 무력하게 보내고 있다면, 그건 꼭 멈춰야 돼요. 무력감은 습관인것 같아요. 수험생 때처럼 치열하게, 남들 시선을 의식하며 억지 공부를 할 필요는 없지만, 가볍게 소설책이라도 읽었으면 좋겠어요. 도움이 되고싶어 글을 쓰려고 했는데 글 솜씨가 없어 헛소리만 늘어놓았네요. 사실 저 역시 지금 미래에 대한 불안이 가득해서 열심히 하고 희망을 가지면 다 될거라는 말은 쉽게 할 수 없어요. 그저, 저도 글쓴이님도 잘 되기를 바라고 또 바랄 뿐이죠. 날이 많이 추워요. 감기 조심하시고 언제나 좋은 하루가 되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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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nahdin
· 9년 전
@cheny921 감사합니다 비록 작성자는 아니고 수능 때문에 우울해서 검색하고 들어온건데 글 읽고 많이 위로가 된것같아요. 평소에는 괜찮은것처럼 계속 웃고 농담도하고 아무렇지않은것처럼보이지만 혼자있을때 생각할때마다 숨 막히고 내가 이러려고 공부했나 대통령도 자괴감이 드는데 나리고 안드려나 내가 지금까지 한 노력은 무얼까 왜 계속 나한텐 안좋은 일만 생길까 별에 별 이유를 찾아가며 혼자서 무력감에 삐져있엇는데 무력감이 습관이라니...고쳐내겠습니다. 남의 고민인데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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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ny921
· 9년 전
@vernahdin 앗 엉망진창인 제 글이었지만 위로가 되셨다니 정말 다행이예요. 고민 작성하신 분께도 위로가 되었어야 할텐데... 조언보다는 제 스스로 느낀 거라 정확한 지식은 아니고 경험일 뿐이지만 정말 무기력함은 습관인거 같아요.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실지 저도, 댓글 작성자님도 알 수는 없지만, 뭘하든 무기력한것보단 힘찬게 도움이 되겠죠? 너무 과한 목표 보다는 본인이 좋아하셔서, 소위 말하는 '힐링'이 되는, 적당히 활동적인 일들을 하고 지내셨으면 좋겠어요. 올해마저 무력하게 보내고 이제서야 게으름에서 벗어나기 위해 힘겹게 시작하는 저보다는, 아직까지도 열심히 노력하던 습관이 남아있을 댓글님이 훨씬 쉽게 잘 해내실거라고 믿어요! 저의 성공을 바라며, 진심으로 댓글님의 미래의 성공도 함께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