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안녕하세요, 얼마 안있으면 고2로 올라가는 학생입니다. 여느학생들 그렇듯이 공부 잘하고싶습니다. 그것도 너무나 말이죠...
시험점수는 보통입니다. 그래도 못하는정도는 아니지만 잘하는것도 아니죠. 점수가 나올때마다, 등급이 나오고 등수가 나올때마다 심장이 입밖으로 튀어나올것만 같습니다.
중학생때는 그리 주목받지 않았습니다. 지금보다 성적은 더 낮았습니다. 그런데 어쩌다 한번 반 배치고사를 잘 쳐서 그쪽 선생님들과 부모님, 친구들에게는 제가 이미 공부를 좀 하는아이로 인식이 박혀계신것 같더군요.
그 기대에 부응해 드리기 위해 열심히 했던 1학기 1차고사, 배치고사 성적과 다르게 성적은 훅 떨어졌습니다. 그 이후로 성적은 계속 거기서만 맴돌고 있습니다.
죽고싶다고 생각 여러번 했습니다. 실제로 칼을 잡아본적도 있고, 그 자리에서 바로 그어버린적도 있지만 결국 저도 나약하고 겁쟁이인지라 쉽사리 깊게 그은적은 없습니다. 결국 죽고싶다는것도 한순간이었죠.
시험기간이면 날마다 커피와 함께 날이 밝을때까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상태로 잠 한숨 ***않고 시험을 치러갑니다. 총 4일동안 치는 시험... 4일동안 잠 한숨 편히*** 못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도 성적이 생각한것처럼, 공부한것만큼 나오지 않으니 미칠노릇입니다. 사람들은 공부 잘 하는 아이를 좋아하는데 거기에 닿지 못하고. 덕분에 얻은건 먹은걸 토해내는겁니다.
내 주제에 음식을 어떻게 먹어. 살*** 가치가없는 내가 왜 음식을 먹어 와 같은 생각들을 하며 신나게 먹었던 음식들을 일부러 게워냅니다. 그래서 그런지 60kg였던 몸무게는 불과 몇개월 사이에 51kg로 확 줄어버렸습니다. 친구들은 늘 병원에 가고 올랐던 살이 빠르게 빠져버린 절 옆에서 걱정했지만 저는 내색하지 않았습니다. 괜히 걱정시킬까봐서 말이죠.
입학 초에 딱 맞았던 교복허리는 지금 주먹 네개가 들어갈 정도로 헐렁해졌고, 그만큼 제 스트레스는 하늘을 뚫고 올라갔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좋은성적 받아오지않아도 된다고 하시지만 학교는 다릅니다.
좋은 성적만이 좋은 대학으로 인도하는 고등학교. 이제 1학년이 끝나가지만 저는 샤프를, 교과서를, 문제집을 손에서 놓을수가 없습니다.
시험기간만 되면 이상하게 온몸이 아파옵니다. 그로인해 어쩔수없이 조퇴를 하게 되고, 저는 입학하고 거의 병원약을 달고 살고있습니다. 피로와 몸살, 못먹어서 아프다, 스트레스 받아서 아프다 등 여러가지 약들을 1년동안 원없이 먹어본것 같습니다.
친구들은 못치면 못치는 대로, 잘 치면 잘 치는대로. 대학 가면 가는거고 못가면 못가는거고. 이런식의 마인드를 가지고 살아가는데 왜 저는 그게 쉽사리 마음속에 자리하지 못할까요.
이제 제발 그만 아프고 싶고, 병원도 그만 가고싶고, 음식도 그만 게워내고싶고, 공부로 그만 스트레스 받고싶고, 그만 공부하고싶고 그만 시험치고 싶습니다. 제가 하고싶은 일 하면서 그냥 행복하게 지내고 싶어요...
대한민국의 고등학생이 극한 직업이라더니, 그 말 틀린거 하나 없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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