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긴글이지만 어디에도 말할 곳 없어 여기에 씁니다.
조언 한 줄, 쓴소리라도 하나 해주고 가셨으면 해요.
20대 중반 여성입니다. 저는 예전부터 또래들이랑 다르게 어릴때부터 결혼을 빨리하고 싶었어요.
화목한 가정 꾸려서 아이 셋 정도 낳아 키우는 그런 평범한 행복이 가장 바라는 꿈이었어요. 부모님은 많이 사이가 안 좋으셨거든요.
예전부터 부모님 사이는 정말 안좋았고 15년 정도 별거 아닌 별거 중이십니다. 어릴때 아***가 부도난 이후로요. 아***가 어머니 명의로 사업하시다가 부도난 빚이 어머니 이름으로 아직도 있고 신용 불량으로 거의 15년을 사셨어요. 어머니 본인 이름으로 된 통장 하나 없이요. 제가 어릴때 일이라 왜 파산 신청을 안했는지, 왜 갚지 않았는지는 모르겠어요. 물어도 묵묵부답이시고.
그래도 언니랑 저랑 대학까지 아***, 어머니가 지원해주시려고 노력하고.. 무사히 졸업했어요.
그런데 나이가 어느정도 들고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니 결혼에 대해 고민이 생기네요. 제가 가질 직업이 벌 돈이 그리 크지 않고, 연차가 쌓인다고 고보수가 절대 아닙니다.
아***는 어디다 내놔도 악착같이 살 분이세요. 요즘 보면 건망증이 있으셔서 치매가 좀 걱정이긴한데.. 어쨌든 문제는 어머니입니다. 우울증 증세도 보이고 감정기복도 심하고..
아마 언니랑 저랑 둘다 결혼하고 나면 두 분은 같이 안살거예요. 절대 안 맞는 성격이고 꼬일데로 꼬여서 화목해지긴 어려울거 같구요.
그럼 어머니 혼자 사셔야 되는데 어머니 생활비도 그렇고 우울증인데 혼자 있으면 어떻게 되겠어요. 그렇다고 아***랑 둘이 살게 되면 맨날 싸우고.. 절대 못버틸겁니다. 지금 이혼 안하고 있는 것도 언니랑 저 결혼할때 흠잡히면 안된다고 있는 거구요.
저는 아***는 그렇다 치지만 어머니는 두고 결혼 못할거 같아요. 결혼해도 저는 아마 어머니를 돌봐야 될테고 제 배우자 될 사람한테 짐이 될테니 그것도 싫구요.
20대 초반부터 4년동안 교제해온 동갑인 남자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는 저랑 참 다릅니다. 화목한 부모님 밑에서, 많이 부유한 가정에서, 밝게 돈 걱정없이 가정교육 잘받은 아이예요. 전 아***랑 제대로 된 추억이 없는데 남자친구네 아***는 정말 다정하고 가정에 충실한 분이라 아직까지도 주말마다 가족여행같은거 다니고 그래요.
너무 부럽고.. 남자친구도 그런 아*** 닮아 다정하고 멋진사람이예요. 아마 결혼하면 행복할 거 같아요. 사귄지 4년이 지났지만 군대도 기다리고 자기를 이해하고 세상에서 제일 멋진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사람이라고 저를 소중하게 대해줍니다.
그리고 요즘 부쩍 결혼 얘기를 많이 하게 됐어요. 저는 25살 쯤에 빨리 결혼하고 싶다고 했던거 남자친구도 알고있고 자기 졸업하고 결혼하자면서요.
그래서 저도 저희집 사정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거구요. 이른 나이 같겠지만 전 부족해도 일찍 결혼해서 같이 알콩달콩 아껴서 돈 모아서 살림 하나 둘 바꾸는 재미로 살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힘들겠죠?
지금 남자친구도 정말 좋은 사람이고 아직도 설레는 감정이 있는데 서로 집안 차이가 너무 많이 나서 안되겠죠?
그렇다고 매정하게 부모님 힘들게 사시는거 알면서 혼자만 잘살자니 그건 아닌거 같고..
언니랑도 얘기해봤는데 언니는 사회생활에 욕심도 많고 저처럼 결혼 욕심도 있고 결정적으로 부모님이랑 성격이 안맞아서 트러블도 많아서 용돈은 드려도 모시고 살진 못하겠다고 했어요.
모르겠네요. 어린 친구가 벌써 결혼 걱정한다고 웃길수도 있겠지만 전 남자에 관심도 별로 없고 지금 사귀는 친구랑 결혼 안하게되고 헤어지면 제가 원해왔던 저의 삶이랑 많이 달라지는 거라 진지해요.
꼭 부모님이랑 반대되는 삶을 살고 싶었는데 그게 혼자사는거나 늦게 결혼하는건 아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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