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이번에 재수를 해서 대학교에 들어갔습니다
누군가에겐 부러운 대학이고 누군가에겐 그저그런 대학입니다. 저번 대학보다는 훨씬 높은 대학이지만 사실상 그동안 했던것들에 비해 형편없는 결과고 주변에서 같이 공부하던 친구들 중 몇몇은 10개대학 안에 들어갔습니다.
진짜 이런걸로 속좁게 질투하고 부러워하면 안되는걸 알지만, 지금 붙은 대학도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있고 좋은 대학이고 그런거 다 아는데도
그래서 더 티도 못내고 혼자서 삭히고 있습니다. 지금 대학을 욕하면 괜히 잘난척하는 걸로 보일까봐, 약올리는 걸로 보일까봐 혹은 대학합격을 축하해주는데 분위기 싸해질까봐
근데 밤만 되면, '내가 왜 더 못했을까' '좀만 더 할걸' '좀만더 공부할걸' '잠도 더 줄이고' '왜 또 중간에 지쳐서 그렇게 또 공부를 놓쳤을까' 하면서 결국엔 내가 잘못한거구나 내가 못한거구나 내가 다 놓쳤구나 하고 인정하게 되면 모두가 자고 있을때 혼자서 울게 되고 너무 분해서 마치 저번 학교에서 그랬듯 잠을 설칩니다.
저번 학교때 꿨던 꿈이 수능 100일전으로 돌아가는 꿈, 이번 합격 후 꾼 꿈은 수능 20일전으로 돌아가는 꿈. 두 꿈이 너무 비슷하고 그때가 생생해서 그때처럼 두손에 아무것도 없는 듯한 허무함이 지금도 느껴져서 너무 싸늘해지고 공허해지는 게 너무 슬퍼서 또 울고
그런 주제에 겁쟁이라 삼수는 무섭고 그냥 모든게 두렵고 그런 아무것도 못하는 나같은 쓰레기가 지금 여기에 존재한다는 게 너무 역겨워
도대체 내가 왜 사는 지도 모르겠고 내가 결국 이정도밖에 안되는구나 난 좀더 대단한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뭔가 이룰 수 있는 사람일줄 알았는데
그냥 한없이 씁쓸하고 나는 아무것도 안됬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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