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이제 3월 달이 되면 특목고에 들어가요
그런데 들어가기 전부터 자꾸만 후회되고 가기 싫어지네요
방학동안 학교에서 잠깐 프로그램 하는게 있었어요
그래서 전 그 수업을 들었는데 예상은 했지만 다들 너무 잘했어요
마치 다들 나 빼고 다 유학이라도 갔다 온 것 처럼
저도 나름 중학교에서 전교권에 있었고 잘한다 생각해서 온거였는데 제가 큰 착각을 했나봐요 나랑은 수준 차이가 엄청 나 보였어요
큰 씁쓸함을 안고 집에 왔는데 그때 부터 제 사기가 떨어졌나봐요
이 친구들을 못 이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엄청난 후회가 밀려왔어요 실력도 되지도 않는데 괜히 고집 부려서 온 거 같아서
저희 중학교는 물내신이라 불릴 만큼 내신 따기 쉬운 편이였어요 그래서 어쩜 저는 그런 과분한 등수를 받은거고 전 단단히 착각한거죠
선생님들이 도와주지도 않았었는데 오히려 오기로 난 언어쪽에 흥미가 있고 관심이 있으니까 보란듯이 합격해야지 하고 넣은게 이런 결과를 불러 일으킬 줄은...
그렇다고 좋아하던 영어나 국어가 싫어지지 않았어요 근데 공부를 하기가 힘들고 8시간 9시간을 1분도 쉬지 않고 거뜬히 앉아있었는데 잘 집중도 안돼요
근데 더 자괴감 드는건 부모님때문이에요
집이 그렇게 잘 사는 편은 아니에요 근데 제 교육에 관해서는 배우고 싶은건 다 배우게 해주겠다는 생각을 가지신 분들이라 특목고 가는것도 아낌없이 지원해 주시고 학원도 제가 불편하다고 해서 과외까지 붙여 주셨어요 근데 전 맨날 누워만 있고 열심히 하지 않아요 맨날 답지 베껴서 어영부영 하고 그냥 다 하기 싫고 가만히 누워 있고 계속 잠만 자고 싶어요 그렇게 한달을 보내고 신입생 시험을 보러 갔어요
결과는 참담했어요 중학교 3년 내내 전교등수 한 자리 수 였었는데 3자리 수 찍었고요 부모님한테 죄송해서 아직까지 등수 안나왔다고 하고 있어요
시험지 보니까 알겠더라고요 전 이 학교에 들어올 실력이 되지 않아요
문제를 풀려면 해석을 해야하는데 문제조차 해석을 잘 못하는 형편 없는 실력이에요 제가 생각해도 진짜 못나고 한심해요 왜이러고 살까 라는 생각만 하면서 정작 펜 들려고도 하지도 않고 금방 무기력해져요
근데 부모님의 기대는 날로 높아지고 있고..
진짜 불효녀다 쓰레기다 이런생각밖에 안드네요 주위 사람들은 전 보다 저한테 더 많이 관심갖고 응원해주는데 그에 부응도 못하고
이런 실력으로 들어가 봤자 밑바닥만 깔 것 같고 그렇다고 이제 와서 편입할 수는 없는게 부모님이랑 약속했어요 애들이 너무 잘해도 기죽지 않고 잘 버텨내기로 근데 입학도 하기전에 무너지네요
예전처럼 공부를 다시 진짜 즐기면서 계획대로 잘하고 싶어요 근데 금방 무너져버려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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