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내 성적을 보고 너무 슬펐어요.
바닥을 빌빌 기는 성적이 전공 하고 아무 상관없는, 영어와 교재 읽고 분석해서 풀었던 교양 필수 과목 밖엔 봐줄 만한게 없네요.
펑펑 울면서, 들썩임을 최대한 억누르고 소리 지르듯 물어봤어요.
'날 왜 이 학과로 보냈어요?'
그렇게 물어보고 싶었어요. 하지만 목에 딱 막힌듯 그 말만이 안나오더라구요. 마음 한구석에선 ***같이 꿈 하나 없어서 저항 한번 못해보고 고분히 따라온 나도 엄청난 일조를 했다 생각해서요.
"내가 왜 이 학과로 온지 모르겠어요."
수업은 기억에 남지도 않고, 다시 한번 더 수업 듣고 싶고, 기억나는 교수님은 1학년때 들은 글쓰기 교양 수업과 그 교수님 뿐인데. 난 문과였고, 어렴풋이나마 책에 관련된 일이나 글쓰기를 하며 살고 싶다 생각했는데. 난 왜 뜻도 없던 보건학부에 와서 이렇게 된걸까요.
속으로 외쳐도 아무도 알아듣지 못해요.
그래, 솔직히 지금와서 외치고 운다고 무얼 다시 할까요.
다른 사람은 쉽게 사는줄아냐, 다들 어렵게 산다. 그 공무원 시험 준비한다던 언니 친구는 지원자만 삼만명이더라.
최종적으로 다음부턴 열심히 해라, 로 끝나는 길고 긴 훈계는 끝났는데 내 울음은 끝나질 않아요.
내가 좋아하던 학과로 갔어도 내 성적은 이렇게 진창을 굴렀을까, 고민하면 한없이 우울해져요.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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