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결혼.. 아직 이십대인 제가 꺼내기엔 요즘 다소 이른 말일 수도 있겠습니다
전 심각한 우울증인 것 같아요 결혼까지 약속한 사람이 하루만에 이별통보를 하고 곧바로 다른 남자에게 넘어갔다는 그 사실. 믿기지 않습니다
저와 그 여자는 중학교 졸업하기 직전에 사귀었어요
그 여자는 당시 고등학교 입학 전인데도 불구하고
자신은 부모님보다 글쓴이인 제가 더 좋다고
제 아이를 가지면 누구보다 행복할 것 같다고 그랬죠
어린 나이에 만났지만 그녀의 말.. 아이를 가지고 싶다는 말
내가 너무 순수해서인지 그녀와 결혼을 하고 싶더군요
하지만 그 여자의 말을 완전히 믿을 수 없었어요 그 당시엔..
아직 우린 서로 어리니까 순간의 감정에 사로 잡혀 결혼과 관계 그리고 임신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고등학교 2학년..이었나요 오래되어 기억도 가물가물합니다
서로 관계를 맺었다가 제 부모님께 들켰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어머님께선 그 여자를 집으로 불러 저와 그 여자 둘을 호되게 혼내셨죠
제 잘못이었습니다 제가 시도한 거였고 제가 참으면 되는 거였는데.. 그래서 혼날 당시 그 여자를 감싸줬어야 했지만 못했어요 스스로가 너무 창피하고 이런 경우 상상해본 적도 없어서..
그 여자도 수치스러웠을 거에요 믿었던 남자친구는 자길 감싸주지도 않고 자긴 남자친구 어머니에게 몸 함부로 쓴다고 혼이나 나고 말입니다
다 혼나고 그 여자를 집으로 데려다줄 때 그 친구
갑자기 울더군요 펑펑
왜 우냐고 물었더니
'난 관계맺은 게 불장난이 아니었는데 정말 아이 갖고싶었는데
넌 나랑 관계 맺은 게 불장난이었니?'
뭐라 할 말이 없었습니다
전 정말 이 여자가 고등학교 2학년임에도 진심으로 내 아이를 갖고싶다할 줄 몰랐어요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자기는 꿈을 포기하더라도 제 아이가 생긴다면 낳아서 키웠을 거랩니다
세상에 이런 여자가 있을까요.. 절 진심으로 사랑해준다는 걸 느꼈어요
그 뒤로 이 여자가 더 사랑스러워보였고 더 여자로 느껴지고 더 아껴주게 됐습니다
그러나 제 성격에 문제가 있었는지
이 여자.. 제가 화낼 때마다 너무 무섭다면서 겁먹고 나중에 자기랑 결혼하면 아이한테도 그럴거냐고 울었어요
제가 나쁜놈입니다 화내면 말과 행동으로 화를 표출했어요
제가 너무 어렸나봅니다 그 여자는 절 너무 사랑했지만 제가 화낼 때하는 말과 행동을 계속 마음에 쌓아두고 있었어요
고3이 됐을 땐 ***듯이 공부만 했습니다
절 위해서가 아니라 혹시라도 태어날 아이와 결혼할 내 여자친구를 생각하면
19살도 한참 어린 나이지만 미래에 꾸릴 내 가정에 대한 책임감이 불타올랐습니다
그래서 육사시험도 보러가고 식사와 화장실을 포기하면서 공부에만 매진했습니다
그 여자도 제 그런 책임감에 감동했는지 자기 공부하기 바쁜데 항상 절 응원해줬어요
그렇게 수시에 합격하고 수능을 치르고..
이젠 본격적으로 내 예비아내와 나중에 태어날 아이들을 위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살던 와중
이 여자친구와 어떤 의견차이로 큰 다툼이 생겼고
전 또 제 속에 갇혀있던 다혈기질을 표출해버렸습니다
옛날 일이라 잘 기억은 안나네요..
그러다가 며칠 뒤 화해를 하고 관계를 맺었습니다
이른 나이지만 너무 행복했어요 날 사랑하는 그녀와, 내가 사랑하는 그녀와, 내 아내가 될 그녀와 한 몸이 될 수 있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또 이렇게 한 몸이 되어 지금 힘들더라도
우리사랑의 결실인 아이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에
전 세상에서 제일 기쁜 감정을 느꼈었습니다
그런데 이틀 뒤 갑자기 이별 통보를 했습니다
다른 남자를 만나고 싶다면서...
당시 그 다른 남자는 다섯살 많은 남자였는데
영문을 몰랐습니다 대체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헤어지기 이틀 전 진실한 ***를 맺었다고 생각하며 기뻐했는데 배신 당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녀를 미워할 수 없었어요
내 옆에 있는 거보단.. 그 남자 옆에 있는 게 더 행복하다는 그 말에... 화를 내기에 앞서 그녀의 행복을 생각해버렸어요
그 여자가 만나고 싶다던 그 남자.. 제가 직접 만나보기까지 했습니다
그 남자 그러더군요
'내가 마음 흔들어놨다 그 여자보고 니가 알아서 생각한다음 내게 넘어올지 말지는 알아서 결정하라고 말했었다 그리고 처음엔 그쪽 (글쓴이)처럼 진심으로 교제하고 싶어서 작업건 거 아니었다 이왕 그 여자가 내게 넘어왔으니 잘해보겠다'
죽이고싶었지만 천주교신자인 저는 참았습니다
갓 대학 붙은 어린 나이였지만 진심으로 사랑하는 여자를 빼앗아간 그 남자, 정말 미웠습니다
그 뒤로 우울증이 왔습니다
내가 못나서 그 여자가 날 떠난 것 같았고
내 인생의 전부였던 그 여자를 잃으니 자살하고 싶었습니다
삶의 의미가 없어졌으니까요
그러면서 외부활동은 줄어들고 자연스래 대인기피증까지 왔습니다
사람 만나는 것도 무섭고 귀찮아요 또 배신당할까봐..
첫경험이라고, 시간 많이 지났으니 제발 그냥 잊으라고 주변 형들과 친구들은 그러지만 제가 너무 순수한걸까요
그 여자, 정말 천사같고 예뻤습니다 내 예비신부였었는걸요
그 여자와 저, 고등학교 졸업 전 했던 얘기가 있습니다
대학가면 바로 혼인신고하자고..
그랬던 게 엊그제같은데 전 이제 군대를 가야만 하네요
이 여자와 만나고 가톨릭 신부가 되려는 제 꿈도 과감히 접고 이 여자와 같이 할 인생을 꿈꿨습니다
이미 떠난지 너무 오래됐지만, 우울증은 낫질 않고
여전히 절 괴롭히네요 여자 만나기도 무섭고 사람도 싫습니다 이대로 또 군대는 어떻게 갑니까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무 댓글이라도 좋으니 제발 절 위로해주세요..
여러분이 보시기엔 가소롭겠지만 제겐 너무나도 큰 상처입니다
사제라는 꿈을 포기하고 제 전부를 걸었던 여자에요
전.. 아직도 우울합니다 제 스스로도 멍청해요 너무
찌질하고 나약하게 느껴집니다
전 정말로 결혼하고 싶었습니다 그녀랑.
제발 제 글을 무시하지 말아주세요
절 위로해주세요.. 그냥 너 책임감 있었다고 괜찮은 놈이라고 해주세요...
저도 이제 제 인생 살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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