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고등학교 때 반에서 조용하고 진짜 친한 애들하고만 붙어있는 애였다. 안 친하면 말도 안 걸고 손만 만지작거리는 그런 소심한 애였지만 솔직히 안 친한 애들하고 말 섞을 일도 관심을 둬 줄 일도 없어서 완전 신경 안 쓰고 살았다. 그러다가 여름방학이 끝나고 얼마 안 돼서 자리를 바꿨는데 내 주위에 친한 애들 없이 진짜 완전 말한 번 안 해본 애들이 앉게 되었다. 게네는 소위 화장품과 가십거리에 관심이 많은 애들이었고 뒷담도 좋아하는 애들이었다. 반에서 게네가 선생님들 욕하는 거라던가 하도 많이 들려와서 괜히 튀지 않게 조심했었는데 그때가 여름이라 땀도 많이 나고 그맘때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땀날 때 냄새가 났었다. 나름 신경 쓴다고 신경 썼었는데 그게 심했는지 옆자리 애가 내 친구한테 '응응한테에서 냄새가 나는 것 같다, 좀 말해줘라.'라고 했고 이후 사흘 정도가 지나서 그 말을 전해 들었다. 그 말을 듣고 충격받아서 냄새관리에 더 특히 신경을 썼었다. 친한 친구들도 혹시 내가 신경 못 쓴 냄새가 있을까 도와줬었다. 그런데 냄새가 사라진 이후에도 걔들은 자기들끼리 킥킥거리면서 은근히 날 놀렸고 무시했다. 나를 무시하는 것에 재미를 느끼는 모양이었고, 나는 매우 수치스러웠고 대놓고 하는 것도 아니라 더 신경 쓰이고 억울해졌었다. 그렇게 약 한 달쯤 지나서는 흥미가 떨어진 건지 은근히 놀린다거나 그런 일이 없었는데 그 일의 주동자인 애는 그 학년이 끝날 때까지 거의 무시하는 기색이 보였다. 이 일이 그렇게 강한 충격을 줬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데다가 이미 다 끝난 일인데 가끔 그때 상황이 생각나 마음이 무거워지고, 그때 눈 딱 감고 그 애한테 먼저 말을 걸고 말해*** 않은 게 후회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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