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미술계 특성화 고등학교에 갓 입학한 여학생입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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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저는 미술계 특성화 고등학교에 갓 입학한 여학생입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 막바지 시절까지 구체적인 꿈은 없었고, 그나마 좋아하는 것은 게임에 장기라곤 소설을 쓰는 것 정도였습니다. 국어 과목도 좋아하고, 독서 논술 같은 국어 관련 학원에서도 상당히 열심히 해 성과도 좋아서 저는 글이 저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확실하지 않지만 소설 외에도 창작하여 쓰는 것 전반을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림을 그리는 것도 좋아했어요. 좋아하는 게임을 오랜 기간하며 예쁘고 아름다운 캐릭터와 일러스트들에 반해서 나도 글로만 써왔던 나의 세계를 내 손으로 하나하나 보이도록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글만으로는 전달력이 떨어지기도 하고, 요즘은 글 몇 자보다 그림 한 장을 더 좋아하는 것만 같았어요. 다만 저는 그림에 재능도 없고 실력에 대한 자신감도 없어서 중학교 입학 무렵 손에서 놓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학년이 올라가고 2학년 때에, 그림을 잘 그리고 좋아하는 친구들을 사귀게 되면서 그림을 다시 그리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느리고 못 그리는 것은 저였지만, 그 당시에는 그리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어요. 친구들과 함께 조금씩 성장하면서 바뀌어나가는 제 그림이 너무 좋았어요. 나만이 상상하고, 나만이 만들어나갈 수 있는 캐릭터와 세계의 창작이 너무나 매력적이어서 어느 순간부터는 글과 그림의 비율이 뒤바뀌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컴퓨터로 그림을 그릴 도구를 산 후에야 뼈저리게 깨달았어요. 친구들은 컴퓨터를 이용해 자신의 시간을 쪼개가며 그림을 그리고 행복해하는데, 저는 그 과정이 익숙치도 않았고 너무나 번거롭다고 느껴 컴퓨터 그림에는 손도 잘 대지 않다보니 재능도 없었던 제게는 점차 격차가 생겼습니다. 게임에만 시간을 뺏겨 그림에 쪼갤 시간조차 없다고 변명만 했습니다. 저는 노력하지도 않고 결과를 바라는 이기적인 사람이었습니다. 남들이 바삐 그리며 앞서나갈 시간에 나는 공부에도 집중하지 못하고 학습지나 교과서에 낙서하듯 채워나간 것이 다였구나, 재능도 없으면서 노력은 죽어도 못하는구나. 게으르고 욕심만 많아 스스로를 채찍질하지도 못하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저는 점차 학교든 학원이든 수업 시간에는 전부 흘려듣고 낙서만 하며 시간을 보내는 학생이 되었습니다. 자꾸만 그리고 싶은 욕심 때문에 점차 중요한 것을 미루기만 하고 우선 순위가 뒤바뀌기까지 했습니다. 덕분에 성적은 시간이 지나고 학년이 오를 수록 아래로 곤두박질치기만 했습니다. 중3 2학기 정도가 되어서야 겨우 그림을 그리는 일이 하고 싶다는 꿈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자신은 없었어요. 단지 그림을 그리는게 좋았고, 이게 짧은 흥미로 그치는 것인지 정말 간절한 것인지 알 수가 없어 일단 가보고 나를 시험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을 뿐인 것 같습니다. 현재 다니고 있는 고등학교는 평소 존경하고 친했던 선배로부터 알게 된 학교입니다. 선배 역시 그림을 좋아해서 그 고등학교로 진학했고, 저는 선배도 그림도 좋았습니다. 다만 제가 지원했을 당시 지원자가 너무나 많았어요. 제 내신 점수로는 특별 전형에 넣을 수 조차 없는 경쟁률이었죠. 제게는 2학기 중간고사가 마지막이었고, 그 때서야 겨우 평균을 10점이나 올려서 점수를 맞추었습니다. 덕분에 아슬아슬한 점수로 특별 전형에 지원했고, 무사히 합격했습니다. 친구 여럿과 지원하여 붙었으니 더욱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고민입니다. 제 친구들은 저보다도 재능 있고 유망한 좋은 친구들입니다. 모두의 사이에서 저만 뒤처지고 있다는게 실감 되고, 연습장을 꺼내 제대로 그림을 그리는 횟수조차 줄었습니다. 지금 그리는 그림은 교과서나 인쇄물에 하는 낙서들 뿐이고, 중3 때의 흐트러진 태도 때문에 수업 시간에도 집중하기가 너무나 힘듭니다. 시험기간의 준비조차 하지 않고 다른 친구들이 하는 모습만 보며 초조해하고 있습니다. 도저히 몸을 움직일 엄두가 나질 않아요. 뒤처지지 않을만큼이라도 공부를 하고 싶습니다. 그림을 그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잘 되지도, 노력하지도 않습니다. 잘 듣는가 싶다가도 정신을 차리면 선생님의 말씀을 흘려듣고 이미 지나간 페이지에 낙서만 하고 있을 뿐입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어요. 너무 무기력하고 우울합니다. 저 자신을 통제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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