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지금 반수.. 정확히는 학사경고반수, 즉 학고반수를 하고있는 학생입니다. 부모님께서는 제가 반수한다고만 알고계시지 학고반수인 줄은 모릅니다. 원래는 지금 다니는 대학 애초부터 안다니고 본격적으로 재수를 하고싶었습니다. 끝끝내 설득해서 겨우 따낸게 반수허락입니다. 중간에 자퇴도 하려고 했지만 결국 이렇게 다니고있습니다. 거의 3개월 넘게 이 문제로 부모님과 언쟁을 벌였습니다. 얼굴을 면대면하거나 전화로도 말했을 때 폭언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럴거면 공부 열심히 하든가, 니까짓게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아? 꼴값은 있는대로 떨고있네 ***x이, 니가? 꼴에?, 그럴거면 공장가든가 대학이고뭐고 나가서 돈이나 벌어라 근데 쥐뿔도 없는 인문계 고졸 나부랭이가 일해서 얼마 받을거같아?, 자만심에 쩔어가지고 지잘난맛으로 살지? 니가 뭘 할 수 있다고?, ***은x, 앞으로 편지도 쓰지말고 이 주제에 대해 더 이상 말하지마(제가 면대면으로 말하면 말하기도 전에 눈물이 막흘러서 머리가 새하얘지고 말을 못해서 편지로도 설득을 시도했습니다) ' 등등 많은 말들을 들었습니다.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제 부모님이랑 통화나 대화를 할 때 심장이 ***듯이 뛰어서 불안해집니다. 가끔 집으로 올라갈 때(대학이랑 집이랑 멀어서 기숙사에 살고있습니다) 집안에 같이 있는거조차도 숨이 막힙니다. 며칠전에 집에 갔을 때 계속 학점이나 성적을 물어보셔서 심장터져 죽는줄 알았습니다. 너무 괴롭습니다. 그럴거면 그냥 반수하지 왜 학고반수를 했냐고 물으시는 분들도 계실텐데 도저히 같이 병행을 못할거라는걸 3월달 다녀보고 깨달았습니다. 성적에만 맞춰서 넣은 과라 흥미도 전혀없고 이 과에 갈 줄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게다가 제 성적은 좋은편이 아니었고 수능공부만 하기에도 지금도 시간이 부족합니다. 이제 곧 6월 모의고사도 볼거고 종강도 할 거라는 사실이 너무 무섭고 두렵습니다. 집에 돈이 많은 것도 아니라서 재수나 반수학원은 꿈도 못꿉니다. 그나마 수학인강이랑 ebs인강으로 공부하고있습니다. 여름방학이 되면 집으로 올라갈텐데 성적표와 학사경고장을 미리 제가 챙겼다고 해도 집요하게 계속 물어보실거란걸 알아서 너무 무섭습니다. 진짜 들키면 여태 제가 부모님을 속였다는 실망감과 배신감, 대입에 들어간 돈들.. 지금 글을 쓰기만 하고 있는데도 심장소리가 너무 커서 울고싶습니다. 제가 한 선택이지만 미칠것같습니다. 모의고사에 자신도 없고, 정확히는 제 자신에게 자신이 없습니다. 방학때 차라리 고시원에 들어가고싶은데 한 번 슬쩍 여쭤보다가 반대당했습니다. 일단 수능공부에 매진하고 있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여러가지로 마음이 너무나 착잡합니다. 너무 힘들어서 그냥 사라지거나 죽어버리고싶은 생각도 가끔듭니다. 왜이러고 사는지 제 자신이 너무나 한심하고 초라하게 느껴집니다.. 진짜 부모님만 보면 너무 긴장되고 혼자있을 때는 가만히 있거나 공부하다가도 눈물이 막떹어집니다. 같은 반수를 하는 친구도 있지만 그 친구는 부모님이 밀어주고 조력도 해주셔서 부러운 날들도 많습니다. 저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눈앞이 캄캄합니다. 이야기가 너무 제멋대로여서 죄송합니다. 그치만 너무 답답해서 쓰고싶었습니다, 올리고싶었습니다, 나름대로 살아보려고 발버둥치고 싶었습니다. 두서없는 글 읽기 힘드셨을텐데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