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종합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간호사입니다
일을 시작하지는 2년이 지났어요
처음에는 모든 신입사원들과 마찬가지고 밝게 웃고 힘차게 인사하던 신규 간호사였습니다
하지민 일에 미숙한 신규는 이래저래 혼나는 일이 잦았고 저 스스로도 이게 다 일을 배워가는 과정이라 여기며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습니다
내일은 좀 더 잘해보는거야! 이런 마음으로요
선생님들도 혼내신 후에 다음엔 더 잘하자 더 잘할수 있을거야 하면서 다독여주시는 분들도 계셨구요
그런데 일년쯤 되어 가는 지금 같은 부서 선생님들을 대하기가 무척 어려워졌어요
저는 겉과 속이 다른 사람들이 정말 어렵거든요
예를 들어서 앞에서는 친하게 굴다가 뒤에서 험담하는 것을 목격하면 소름이 끼칩니다
제 욕을 하는게 아니라 다른 사람 험담을 하는걸 봐도 소름이 끼쳐요
저렇게 험담해놓고 당사자를 만나면 다시 아무렇지도 않게 대할수가 있지??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그런데 근래 그런 모습을 자주 목격하게되었습니다
이제 제 밑으로도 신규 선생님들이 많이 입사하셨거든요
역시 신규는 일이 미숙하고 연차 높은 선생님들이 바쁜 와중에도 신규 업부까지 커버해주고 가르쳐주어야하죠
그런데 연차 높은선생님이 제게 다가와서 한숨을 내쉬면서 말씀하시는 겁니다
"하 저 xx,,,"
순간 놀라서 저도 모르게 "네?" 이러자
"저 xx 때문에 제때 퇴근하긴 글렀다."
"일이 아직 안 익숙하셔서,,,게다가 오늘 응급상황이 계속 터지니까 그런거 아닐까요"
평소에 신규들에게 잘 대해주시는 선생님이 내뱉은 욕에 너무 놀랐어요
제가 나름 신규선생님들 두둔하는 말을 해봤지만 이미 화가 많이 나셨는지 그 이후로도 계속 불만조로 제게 화를 내셨지만 더 자세히 못쓰겠네요 익명글이여도 그 선생님이 보고 알아채실 수도 있잖아요 ㅠㅜ ㄷ ㄷ
이런일은 근래 더 자주 겪어요
연차가 쌓이면서 더 이런거 같아요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내가 신규였을때 이 사람들이 내 욕을 얼마나 해댔을까
굳이 신규가 아니라 지금도 나만 없으면 내가 업무상 미숙한 걸로 얼마나 내 욕을 해댔을까
그리고 돌아서서 날 직접 보면 아무렇지도 않게 대했겠지??'
이런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아요
이런생각이 한번 머리에 잡히고 나니까 사람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고 해야하나
병동 선생님들 보면서 웃으면서 인사도 못하겠어요
이런 모습 들킬까봐 항상 마스크로 얼굴 가리고 근무합니다
그냥 .... 그런일 겪을 때마다 남 험담하는거 맞장구 치지도 못하겠고 선임은 맞장추 쳐주길 바라는 거 같은데 정말 ㅠㅜ 정말 싫거든요
병동 사람들도 못믿겠고 불신이 계속 쌓여요
나도 실수하면 얼마나 뒤에서 욕할까하는 생각에 일할때마다 항상 긴장되서 집에 오면 잠도 잘 못하고 밥도 잘 못먹습니다
병원 동기들 만날때도 계속 긴장이 되요
동기들도 겉과 속이 다른게 아닐까 나 없을때 내 험담을 하진 않을까 내가 웃으면서 앉아있으면 속으로 비웃고 있는건 아닐까...
글에 다 남기지 못하는 사연들이 있지만 뭔가 점점 피해망상이 생기는 것만 같아요
여기에 올라온 다른 분들 글도 많이 읽어보아서 제 고민은 정말 별게 아닌것 같지만 그럼에도 어디에 털어놓을 곳이 하나도 없어서 긴 글을 두서없이 적게되었습니다 읽어주신 분들 감사해요. 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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