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그때의 그 손길이 나는 잊히지 않는다.
처음에는 내가 착각한 줄 알았다.
때는 몇 년 전 사촌동생 집에서 일어났다.
오빠와 나는 방학을 맞아 외할머니 댁으로 놀러 갔다.
외할머니 댁에서 하룻밤 자고 하루는 근처에 있는 사촌동생의 집에서 잤다.
사촌동생-사촌동생의 동생-나-오빠
이 순으로 잠자리에 누웠다.
그렇게 우리는 잠이 들었다.
그때가 몇 시쯤이었을까 내 가슴을 만지는 누군가의 손길에 잠이 깨었다.
그 손길은 누구도 아닌 우리 오빠의 손길이었다.
잠결에 나는 오빠에게 하지 말라고 말만 하고 잠이 들었다.
하지만 그날 밤 오빠는 나의 몸에 자꾸 손을 대었고 그때마다나는 하지 말라며 오빠를 발로 차기도 하였다.
그리고 아침이 되었고 난 밤 사이에 있었던 일이 믿기지 않아 오빠에게 넌지시 물었다.
'오빠 내가 자는 사이에 발로 찼지?'
오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끝이 난 줄 알았다.
하지만 그 손길은 멈추지 않았다.
며칠 전 우리 가족은 제주도에 휴가를 갔다가 할머니 댁에 들러서 하룻밤을 잤다.
아빠-엄마-동생-나-오빠
이 순으로 잠자리에 누웠다.
그날 밤 나는 또 누군가의 손길에 눈을 떴고, 그 손길은 오빠의 손길이었다.
충격적인 것은 오빠의 손길이 나의 아래를 손대고 있었다는 것이다.
잠이 확 깨었고 오빠를 등지고 누웠다.
그러자 오빠는 내 등에 손을 툭 하고 내렸다.
아마 내가 자는지 안 자는지 확인하는 것이었을 거다.
그 생각을 하자 소름이 돋았다.
나는 자는 동안 내 등에 올려지는 오빠의 손을 계속 뿌리쳤기 때문이다.
그 손을 뿌리치고 잠이 들면 오빠는 몇 번이고 내 몸을 만졌겠지.
이렇게 생각하니 오빠가 무서워졌다.
아르바이트 끝나고 나를 데리러 오던 오빠가 아니었다.
갑자기 다른 세상의 사람처럼 느껴졌다.
말을 거는 것 심지어는 오빠를 보는 것조차 무서워졌고 친구에게 말하면서 우리 오***고 할 때 '우리'라는 말조차 꺼려지게 되었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내가 남자라면 안 그랬을까.
생각을 수도 없이 해 보았고 공부를 하다가도 오빠의 손길이잊히지 않아 머리를 쥐어뜯었다.
난 이 이야기를 절대 입 밖으로 꺼내지 않을 것이다.
꺼내는 순간 우리 가족은 붕괴될 것이 뻔하니까.
언젠간 이 손길이 잊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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