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저는 특성화고 재학중인 1학년입니다. 진로는 디자인이나 웹툰 원화 쪽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지금 다니는 곳은 디자인이나 미술과는 거리가 먼 방송계열입니다. 친구가 이곳에서 디자인을 배우는 과가 있대서 따라왔는데 거의 방송/영상 쪽만 다뤄서 제 진로와는 잘 맞지 않습니다.
물론 그래도 학업은 포기하지 않고 피할 수 없으면 즐기란 말이 있듯, 반에서 4등 정도를 유지할 정도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제 직업과 관련이 없어도 지금 배우는 게 다 경험이고 나중에 쓸모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서요.
그런데 제가 아닌 학급 분위기가 문제가 있었습니다. 다른 반에 비해 수업 분위기가 산만하고 시끄러워서 공부에 집중할 수 없습니다(선생님들께서도 유독 이 반이 수업분위기가 흐트러졌다고 소문나있다고 합니다).
얼마 전에 시험기간이었는데, 제가 몸관리를 소홀히 하고 공부만 밤새서 하다가 시험기간에 몸살이 나서 아픈 채로 시험을 봐서 아는 문제도 틀리고, 제대로 안 읽고 넘어가서 틀리기도 하고 한 문제가 많아 충분히 잘 볼 수 있는 과목도 성적이 조금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일람표(성적과 순위가 매겨진 표)를 보고 저보다 높은 성적을 가진 친구(저한테 방송고를 홍보한 그 친구입니다)가 제 앞에서 굉장히 기뻐했습니다. 저는 그 모습을 보고 화내면 안 되는 것을 알면서도 굉장히 분해했고, 하루종일 얼굴이 어두웠습니다.
그리고 저번 음악 시간에 조별 수행평가가 있었는데, 음악선생님께서 연습시간을 2시간 주셨습니다. 그런데 저희 조는 저 빼고 다 남자애들이고, 하필 소극적이거나 수행평가를 열심히 하지 않을 인원만 모인 겁니다.
그래서 수행평가 이틀 전에 제가 안무를 다 짜고, 파트도 제가 분배하고, 노래도 제가 정하고, 그 만큼만 외워오고 개인 안무 부분만 짜오라고 했는데 아무도 연습을 안 해왔습니다. 개인별로 받는 게 아니라 조가 모두 한 점수를 받는 수행평가라 더 화났습니다.
제가 화를 내면서 말하니 그 짧은 시간에라도 연습해서 겨우 발표했는데, 다른 조보다 월등히 떨어지는 퀄리티를 보고 너무 속상하고 부끄러웠습니다.
제가 학교라는 체계에 맞지 않는 것인지, 아님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 하루하루가 힘이 듭니다.
1. 여럿이 같은 공간에서 공부하는 이 시스템이 싫다.
2. 소란스러운 분위기에서 공부하는 것이 어렵고 싫다.
3. 남이 나보다 뛰어나다는 걸 내 눈으로 보고 싶지 않다.
4. 여럿이 함께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싫다.
제가 생각한 제가 학교를 다니면서 느낀 불편한 점입니다.
그래서 저는 자퇴를 하면 어떨지 생각해봤습니다. 그럼 검정고시로 혼자 공부할 수 있고(학원은 무리고, 만약 한다면 독학할 것입니다), 남들은 얼마나 하는지 알 겨를이 없어 그게 저에겐 오히려 편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부모님을 어떻게 설득할지, 그 이전에 이게 옳은 선택일지 고민됩니다. 학교 선생님께도 상담해봤지만 결국 자퇴는 안 된다는 결론만 나와서... 도와주시면 정말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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