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번째 쓰레기 봉투
나는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잘못된, 혹은 부정적이기만 한 성에 대한 생각이다.
뿌리깊은 부정적 생각은 다행이 타인에게 대입, 확대***는 문제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자존감의 부재와 맞물려 스스로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나의 이런 비틀린 성에 대한 생각은 가장 불편한 문제는 아닐 수 있지만 분명 불편함을 초래하기도 한다. 아마도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내게 부정적인 느낌을 불러일으키거나 내가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과 관련된 경험들이 내 이런 성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들을 형성하지 않았을까싶다. 안타깝게도 제대로 된 ***육을 받지 못한 것과 제대로 확립되지 못한 성정체성도 한 몫을 차지한다.
최초의 성에 대한 기억은 아마도 4~5살쯤 아직 유치원도 가지 않았을 때의 기억이다. 아주 어렸을 때일수록 경제사정이 매우 좋았기 때문에 당시 집에 LD판(LP판처럼 커다란 영상물이 담긴 매체)이 있었다. 어느날 거실에서 나의 ***제공자가 TV로 일본 *** 애니메이션을 시청하고 있는 장면을 목격했다. 그 애니메이션은 꽤 폭력적인 성적 판타지를 추구하고 있었는데, 영상 속에서는 커다란 남성 거인이 도망치는 여성을 한 손에 붙잡아 옷을 강제로 다 찢어버리고 마구 주무르다 몸을 양쪽으로 찢어버렸다. 그 후 장면이 전환되고 나는 그 자리에서 도망쳐서 실제 *** 장면은 목격하지 못했다. 그것은 매우 충격적이고 자극적인 일이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분명 아무것도 몰랐는데 나는 그 장면이 야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냥 살인범죄장면과 달리 뭔가 무서움 외에 어떤 에로틱한 느낌을 분명 받았다는 것이다. 그 후 나는 몰래 그 *** LD판을 찾아냈다. 그리고 당시 일찍부터 따로 있었던 내 방에서 그 LD판 껍데기에 그려진 옷이 다 찢어지고 선정적인 포즈를 취한 여성의 이미지를 보며 이불을 덮고 ***를 하기 시작했다. 분명 아무에게도 배운 적 없고 누가 ***하는 장면을 목격하거나 관련된 얘기를 들은 적도 없는데, 정말 신기하게도 나는 손으로 성기를 몰래 만지면서 ***를 했다.
유치원을 가고 아마 어떤 여자아이와 친하게 지냈나보다. 나는 생식기나 외모는 누가봐도 여성이고, 당시 어린 여자아이들은 종종 친한 친구와 화장실까지 같이 가는 일이 많았다. 그 여자애도 화장실에 불이 나가 무섭다며 같이 가달라고 했다. 나는 전혀 무섭지 않았으므로 같이 가주었다. 여자화장실은 보통 칸막이로 각각 변기가 나눠져있는데, 그 여자애가 무섭다며 친한데 이런부탁도 못들어주냐고 칸막이 안쪽까지 함께 들어가달라고 했다. 나는 무척 불편하고 하면 안 되는 일을 하는 것 같은 내키지 않는 기분이 들었지만 그 애와의 친분을 위해 참고 함께 들어갔다. 칸막이 안에서 나는 변기에 앉아있는 그아이에게로부터 뒤돌아있으려고 했다. 그러자 그 아이가 무섭다고 뒤돌지 말고 볼 일 볼동안 마주보고 있어달라 했다. 나는 마주본 상태에서 눈도 감지 못하고 그아이가 볼 일 보는 것을 ***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기분이 너무 이상하고 싫고 무섭고 잘못된 것 같고, 보이지 않아도 들리는 볼일보는 소리에 귀를 막고 싶었다. 그 일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너무 충격적이라 아직까지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그 이후 그 아이와 지내거나 함께 놀았던 기억은 전혀 없다.
친척집에 자주 놀러가게 되었다. 그곳엔 손윗형제 하나와 여동생 하나가 있었는데 나는 그 여동생이 너무 좋아서 같이 정말 잘 놀았다. 하루는 방에서 셋이 모여있었는데 손윗형제가 소꿉놀이하자며 자기는 아빠하고 나는 엄마하고 여동생은 아기를 맡으라했다. 그러더니 안마의자에 나를 눕히고 엄마아빠는 이런거 하는거라며 내 입에 혀를 집어넣고 움직였다. 뭘 먹었는지 짠 맛이 났다. 이게 뭔가 싶었다. 그 행위가 뭔지도 모르고 기억 속에 파묻혀 있다 훗날 고등학생 때 첫사랑과 겨우 키스에 성공했을 때 문득 떠올랐다. 그 때의 그게 뭐였는지 알게 됐다. 더러웠다. 같은 행위지만 다르다는 걸 깨달았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첫사랑이 내가 유일하게 키스한 상대가 아니라는 것이 너무 슬펐다.
어느날은 집안 거실에 누워 나의 난자제공자가 시야밖으로 나간 사이 몰래 ***를 하다가 불시에 돌아온 그녀에게 ***하는 장면을 들켰다. 난자제공자는 엇하며 더러운 손으로 성기를 만지면 병걸린다고 소리쳤다.
온몸에 피가 싹 빠지고 매우 수치스러운 기분이었지만 어쨋든 정말로 병걸릴까봐 그 뒤로 옷 위로만 성기를 만졌다. 하지만 ***를 멈출 순 없었다.
초등학교 1학년, 단짝친구가 생겼다. 여자애였는데 낯가림 심하고 내향적인 내게 먼저 말 걸어주고,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는 보조개가 귀여운 친구였다. 그 친구는 나는 모르고 자신만 아는 이야기를 나에게 가르쳐주며 호응을 얻는 것을 좋아했다. 많은 아이들이 그 아이를 보고 거짓말쟁이라고 했고 나도 그 아이가 하는 말이 전부 진심으로 믿어지진 않았지만, 그 친구가 내게 거짓말로 피해주는 일도 없고 나는 그 아이가 너무 좋았다. 진짜로 잘 믿어지지 않더라도 그 친구가 믿어주지않아 실망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서, 내가 잘 모르는 일이니까 그럴수도 있지 진짜같지 않아도 어쩌면 진짜일 수도 있지 그런 마음으로 이야기를 잘 들어줬다. 어느날은 그 친구가 "너 아기가 진짜로 어떻게 생기는지 알아?" 하면서 비밀스럽게, 남자의 성기를 여자의 성기에 삽입하는 것이 ***고, 꼭 그걸 해야만 아기를 만들 수 있다며 자기는 그러기 싫고 아플 것 같아 아기 낳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나는 신기하게도 그 말을 듣자 그렇구나하고 수긍했다. 그 아이가 했던 수많은 믿기어려운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사실이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분명 *** 방법을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데 어떻게 바로 믿었는지 신기한 일이다.
방학이 왔다. 어릴 때일수록 나는 아직 부모문제가 심각하게 깊어지지 않았고 그를 제외해도 나는 기억이 있는 한 부모와의 애착이 별로 없는 편이었다. 어릴 때의 부유함에 힘입어 나는 기회가 생길 때 무조건 다 누리자는 생각으로 홀로 어린이해외어학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다. 어학연수라도 공부를 시킨다기보다 경험하고 놀러가는 느낌이 더 컸다. 프로그램에는 인솔자도 있고 일부 부모도 따라갔으며, 나말고도 초등 고학년 여자아이 둘과 나보다 어린 동생이 여자아이 하나, 남자아이 하나 참가했다. 나는 대체적으로 프로그램에 매우 즐겁게 잘 참여한 편이었다. 나보다 나이가 위인 여자아이들은 연장자라 매우 크게 느껴져 최대한 잘 따르려고 했고, 나는 자기주장이 그다지 강하지 않고 까다로운 편도 아니었기에 그들도 나를 잘 봐주고 예뻐했다. 동생들은 둘이 서로 동갑이었는데 여자아이의 경우 똑부러지는 경향이 있어 고학년 아이들과 마찰이 있을 때도 자기주장을 잘 굽히지 않아 그 여자아이들에게 미움을 샀고, 남자아이는 조용한 편이고 혼자 남자애라 조금 시무룩한 편이었다. 그런데 고학년 여자애들 둘은 서로 친자매로 모두 독선적 경향이 있어 원하는대로 동생들을 휘두르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녀들은 자꾸만 동갑인 두 동생들을 엮으며 커플로 만들고 싶어했다. 막상 두 동생들은 서로 전혀 그럴 마음이 없었고 동갑의 유대감 이상의 친분조차 없었다. 하지만 그녀들은 두 아이를 사사건건 엮으며, 급기야 어느날 숙소에서 자신들의 방으로 우리들을 몽땅 호출했다. 모두 모아놓고 처음엔 자신들의 말을 듣지 않는 여자아이를 화를 내며 혼내다가 또다시 관심이 옮겨져 두 동생들을 엮으며 서로 키스하라고 명령했다. 남자아이는 거부했지만 크게 싫다고 소리치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고학년 여자애들은 그조차도 밤에 소리지르면 어른들한테 들키니까 다 혼나고 싶지 않으면 조용히하라 협박하고 입을 막았다. 여자아이는 하기 싫지만 워낙에 고집부리다 고학년 아이들에게 당한 게 많아 아무말 못하고 크게 거부하지도 못했다. 고학년 여자애들이 끝까지 몰아붙이자 궁지에 몰린 여자아이가 결국 먼저 남자아이에게 마지못해 다가갔다. 남자아이는 정말 싫은 표정으로 서 있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커튼 뒤로 도망쳐버렸다. 나는 무서워서 아무말도 못하고 혹시 내게도 불똥튈까 겁에 질려 모든 걸 쳐다보기만 했다. 그러다 문득 커튼 뒤에 숨은 남자아이와 눈이 마주쳤는데 그 남자아이의 얼굴은 정말 너무 무섭고 억울하고 겁에질려 울 것 같은 표정이었다. 결국 키스에 실패하자 고학년 아이들은 두 동생들을 무릎 꿇리고 나이를 앞세워 말을 듣지 않는다고 화를 내고 구박했다. 나는 용기가 없어 입도 뻥끗 못하고 그저 죄책감을 줄여보려 그 아이들을 따라 뒤에서 몰래 나도 무릎꿇는 것 외에 아무것도 못했다. 그 고학년 여자애들은 내게는 잘못한게 없다고 착해서 무릎꿇을 필요없다고 일어나라고 했지만 나는 그 아이들이 일어날 때까지 도저히 다리를 펼 수가 없었다. 너무 무섭고 내 스스로 너무 죄책감이 들고.. 아직까지도 나는 그 남자애의 눈빛이 잊혀지지 않는다.
돌아와서 집에서 숙제를 하다 집중력이 떨어져 동생의 방에 들어갔다 동생이 ***를 하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 손으로 성기를 만지는 건 아니었지만 바닥에 엎드려서 성기를 바닥에 누르며 ***를 하고 있었다. 나를 보고 바로 행동을 멈추어 모른척해서 나도 아무것도 못 본 척 했다. 나는 처음엔 무척 충격적이었고, 동생이 이전에 내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건지 불안하고 걱정되고 수치스러웠으며, 아무것도 몰랐던 동생이 나를 보고 이상하고 잘못된 행동을 배웠을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무척 죄책감이 들었다.
학교가 바뀌면서 친한 친구가 바뀌는 경우도 있었다. 10살즈음 나와 친하게 지내주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착하고 예쁘다고 생각하는 여자애가 있었다. 그 아이와 하루는 놀러가는 길에, 나는 장난으로 미행하는 척하며 길가의 나무 뒤에 숨는 시늉을 하며 그 아이와 거리를 꽤 두고 따라갔다. 계속 그 아이만 보며 따라가던 중 갑자기 뒤쪽에 걷던 남학생이 옆을 지나며 순식간에 내 티셔츠 네크라인 안으로 옷 속에 손을 넣었다 빼며 도망쳤다. 당시 나는 신체적으로 처음 가슴부근에 작게 몽우리가 잡히기 시작할 시기였다. 그 남학생은 당시 내가 절대 따라잡을 수 없는 속도로 순식간에 도망쳤고, 앞서가던 내 친구가 놀라서 괜찮냐고 물으며 달려왔다. 나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친구 앞에서 그런 수치스럽고 안 좋은 일을 당했다는 것을 알리고 싶지 않아 당시 하고 있던 목걸이를 훔치려고 했던 것 같다고 거짓말했다. 하지만 사실 나는 목걸이가 아니라 그 사람의 손이 분명 가슴에 스쳤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가정문제가 심화되고 나와 부모간의 갈등도 점점 깊어졌다. 나는 저녁형 인간인데 밤에 잠이 오지 않아 무언가 하고 있거나 밀린 숙제를 하고 있을 때 소리가 들려 방 밖에 나가보면, 모두 잠든 밤에 거실에서 대놓고 *** 영화를 보는 ***제공자가 결코 좋게 보이지가 않았다. ***제공자는 딱히 자신이 숨기려하지도 않고 내게 방에 들어가 자라고 강요했다.
중학생이 되었다. 어느날 집에 모두가 있는 저녁에 난자제공자가 동생을 큰소리로 혼냈다. 그러면서 본인 선에서 어찌 처리해야될지 몰랐는지 ***제공자에게 알리고 주도권을 떠넘겼다. 알고보니 동생은 성적 호기심 때문에 성인 사이트에 접속해서 성인인증을 위해서인지 부모의 주민번호를 도용해, 부모의 휴대폰으로 알림메시지가 왔던 것이다. 이를 알게된 ***제공자는 동생을 쥐잡듯이 잡았다. 욕설을 해가며 고래고래 소리지르며 비난했다. 그 내용 중 주민번호를 도용했다는 잘못은 언급만 되고, 나머지는 온통 성인사이트를 본 것에 대한 추궁과 윽박지름이었다. 나는 그때까지도 제대로된 ***육은 받지 못했지만, 적어도 겉으로 드러나진 않아도 대부분의 남자애들이 그런 경험을 가지고 있고, 그런 호기심은 이상한 것이 아니고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것도 어디서 들어서 알고 있었다. 나는 같은 성별의 보호자한테도 이해받지 못하고 잘못이 아닌 일로도 비난받고 수치스러워하며 겁에 질린 동생이 너무 불쌍했다. 하지만 나도 동생에게 말해주기엔 무심한 관계이기도 하고, 용기도 없고 스스로도 성에 대해 수치스런 생각을 가지고 있어 그저 방관하며 미안하고 죄책감이 들었다. 한편, 자기는 숨기지도 않고 나이와 성별을 앞세워 당당히 ***를 시청하면서 동생만 비난하는 ***제공자가 무척 위선적으로 보였고 그의 언행은 전혀 훈육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모두가 잠든 새벽,밤중에 ***를 시청하던 ***제공자는 이젠 아예 대놓고 대낮에도 19금 영화를 보았다. 휴일 대낮, 나는 탁트인 공간에서 안정감을 느껴 방문을 열어놓고 학업을 하고 있었는데, 거실에서 ***제공자가 소리를 최대치로 틀어놓고 TV로 영화관람을 하고 있었다. 나는 내 할일에 집중하려 노력했지만 그 때 밖의 영화 장면이 선정적인 장면으로 바뀌었다. 문을 닫고 아무리 집중하려 노력해도 계속 여자가 ***당하는 소리 비명지르는 소리가 시끄럽게 울려대서 거슬리기 짝이없었다. 보다못해 민망해진 난자제공자가 그래도 애 공부하는데 그런소리는 좀 그러니까 소리좀 줄이지 그러냐고 한마디 했지만, 소리는 계속되었다. 나는 집중이 안 되고 너무 기분 나빠서 하던 일을 때려치고 집 밖으로 나가버렸다.
영어 공부를 하다가 지문에 ***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당시 나는 ***를 의미하는 ***의 뜻밖에는 못랐다. 가뜩이나 한창 성에 대해 점점 민감하고 부정적으로만 생각하고 있어서, 영어 지문에 그 단어가 등장했다는 걸 믿을 수가 없었다. 어쩌면 동음이의어처럼 다른 뜻이 있을지 모른다 생각하며 잘 쓰지않던 휴대폰 전자사전을 검색했다. 내가 알던 ***의 뜻과 성별을 포함한 3건의 의미가 검색되었다. 나는 성별의 뜻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그 일을 잊었다.
그러다 주말에 교회에서 반친구들과 마주쳤다. 평소에 여기저기 오지랖 넓고 장난끼많고 짓궂기도 한 남자애들이었지만 그리 나쁘게는 생각하지 않는 애들이었다. 그 아이들은 쉬는 시간에 궁금하다고 내 휴대폰을 보여달라고 했다. 나는 못 줄 것 없고 딱히 숨길 것도 보여줄만한 것도 없어 가지고 놀게 내버려두었다. 그러다 갑자기 걔네들이 내 이름을 부르며 뭐야 ***, 저질이야 라고 했다. 뭔가싶어보자 그 아이들이 내 휴대폰에 정말 아무것도 없어서 뭐라도 찾다찾다 전자사전 기능까지 가서 내가 일전에 찾았던 ***단어 뜻 기록까지 본 것이었다. 그 때 내 옆에는 친한 다른 친구도 있었는데 나는 수치스러워서 괜히 동생이 내 휴대폰을 만지다 장난친 것 같다고 거짓말했다.
시간이 흘러 다행이 대학생이 되고 혼자 살게 되었다.
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중간에 너무 상태가 안 좋아 휴학도 했다. 휴학하는 동안 돈을 벌어놓으려 여러 아르바이트를 하다, 근거리에 시급이 평균보다 천원정도 높은 서빙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다. 그 가게는 숨은 맛집같은 곳으로 꽤 작은데도 불구 장사는 그럭저럭 잘 됐다. 가게가 작아 주인이 알바 한 명만 쓰고 자기가 음식하고 내가고 계산하고 다 하는 집으로, 나는 생각보다 일거리가 많은 것 같지도 않고, 시급은 높으니 미안해서라도 정말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하려 노력했다. 주인도 연세 있고 과묵한 편인데 내가 일을 찾아 열심히하니 좋게 보는 모양이었다. 그 집은 식사제공이라 주인과 내가 마주보고 밥을 먹었는데, 주인은 항상 반주를 마셨다. 내게도 권하길래 나는 어른이고 술자체를 질색하진 않아 예의로 처음엔 한 잔 군말않고 받아 마셨다. 그런데 점점 식사시간 이외도 장사 안 되는 날, 일찍 문닫는 날 가게문 닫고 술이나 한 잔 하자며 한 번 같이 마셔주니 계속 권하기 시작했다. 취할정도까지 강권하진 않았지만 계속 같이 마셔주길 원하고 본인은 취기오를 때까지도 마셨다. 그러던 어느날 라디오를 들으며 또 술을 마시다가 감성이 폭발했는지 어린학생들 인명피해가 너무 가슴 아프다며 나에게 한 번 안아보자고(포옹)했다. 나는 기본적으로 신체접촉을 싫어하지만 동정심에 안아주었다. 그러나 너무 꽉 안아서 사실 기분이 별로였다. 그런데 이후 그 주인이 너무 스트레스였다. 당시 난 상태가 안 좋아 나아지려고 약을 좀 잘 챙겨먹어보려 노력하던 시기였고, 주인은 계속 술을 같이 마셔달라고 요구했다. 게다가 포옹요구도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아 상당히 불편했다. 높은 시급은 아쉽지만 아니다 싶어 그만두겠다하고 갑작스러 후임자가 없어 월급날까지 일해주기로 했다. 그러던 중 하루는 또 장사를 일찍 접고 근무시간 끝날때까지 술먹자 할 태세길래, 이번에야말로 약 먹는 게 있어 안된다 강하게 거절했다. 그러자 귓등으로도 안 듣고 계속 요구하고 일 그만두지말라 회유하려드니 화가 머리 끝까지 나 죄송하지만 먼저 들어가보겠다고 시급은 제하시라 했다. 그랬더니 주인이 "아니 내가 너랑 자자는게 아니잖아. 나도 나가면 인기 많아. 같이 잘 여자들 널렸어." 그런식으로 말했다. 그가 무슨 정신으로 그랬던간에 회까닥 돌아버릴 것 같아서 월급날이고뭐고 당장 집에 가버렸다. 이제까지 매우 불편했지만, 주인이 연세가 있고 평생 장사만 해 온 사람이라, 꼭 이상한 뉘앙스는 아닐거라 애써 좋게 생각하며 거절만 생각했는데 그딴말을 들으니 모든게 다 역겹고 화가 났다. 설상가상 다음날 연락이 와 자기가 실수했다 잘못했으니 일 그만두지 마라, 일 안 해도 내가 아***라 생각하고 학교 보내주겠다 하니 꼭지가 돌 것 같았다. 전에 아르바이트 동기로 등록금이랑 생활비 모은다하니 악의없이 은근히 사정 계속 캐물어서, 정말 내키지 않지만 가정사 때문에 혼자산다 하니 본인을 아***처럼 생각하라더니, 지금 그걸 이딴식으로 활용하라고 내가 굳이 싫은 가정사까지 말했나싶어 분노가 치밀었다. 일 안 해도 자기가 등록금 대준다니 나한테는 꼭 몸 팔라는 소리와 똑같이 들렸다. 연세 있다고 연장자 대우 해주고 비싼 시급 값 하려 일 열심히하고 싫어도 잠수 안 타고 후임자 구할 때까지 일하며 기다린 게 고작 이딴걸로 돌아온 건가 싶어 정신 못차릴 지경이었다. 아무리 내가 돈이 급해도 이 꼴을 보며 학교 다녀야하나싶어 급료고뭐고 당장 연락 끊고 차단하고 잠수탔다.
첫 번째 쓰레기봉투 용량 초과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