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음, 안녕하세요. 저는 제가 레즈인지 스트레잇인지 아니면 바이인지.. 고민이 살짝 있는 여중생입니다.
저는 작년 까지만 해도 제가 J (남사친) 를 좋아한다고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내가 정말로 그 아이를 좋아하는 것이 맞나?
하고 말이지요. 그래서 그 다음 날에 저는 실험을 한 번 해 보았어요. 나는 그 아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갤 이성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그 아이를 싫어한다..
그런 다음 날, 신기하게도 그 아이를 바라보면 떨림이 느껴지질 않더군요. 그 전에는 그래도 '난 애를 좋아한다' 라는 자각이 있었는데 말이죠.
어차피 자기 세뇌로 좋아지질 않을 감정이였으면 그건 아예 '좋아한다' 라는 게 아니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고 말이죠.
음 일단은 여기 까지만 애기한다면 제가 왜 저의 성 정체성을 고민하고 있는지 성립이 안되는 이야기겠죠?
그렇기에 조금 더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조금은 아니겠지만도..
저는 이제껏 얼굴이 잘생긴 남자 연예인을 봐도 가슴이 막 두근거린다거나 경애를 하거나 한 적이 없습니다. 차라리.. 예쁜 언니들 사진을 볼 때 가슴이 설레고 콩닥거립니다.
그러고 보니 몇주 전, 엄청 제 취향인 외국인 언니가 신문 뒷면에 광고를 하는 사진을 보았습니다. 물론, 그 때 얼굴을 처음 보는 거지만도.. 너무, 막, 심장이 콩닥거렸습니다. 그래서 혹시라도 들킬까봐 가족들 몰래 (왜, 몰래? 왜냐하면 어머니가 가위들고 뭐 하느냐라고 물으시면 할 대답이 없어서..) 가위를 들고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 사진을 잘랐었습니다.
처음, 해 보았습니다. 신문에 사람얼굴 나오는 걸 잘라서 스크랩 해보는 일.
또 요즘은 플레이 스토어에 들어가면 레즈, 동성***, 동성모임.. ..이런 것들만 치게 되더군요. 이건 그냥 제가 제 자신을 자각해서 이런 것 일까요?
... 저 한테는 N이라는 친구가 있어요. N은 너무 귀엽고, 말도 잘하고, 만약 누군가가 불편해할 화제라면 그 애기는 두 번 다시 꺼내질 않는, 세심하고 누구한테나 인기있을... 아이예요.
근데 남자애들은 N을 싫어하더군요. 막 레즈냐, 하면서요. 저는 이해가 안 갔었습니다. N이 우리들한테 뽀뽀를 해주는 것도 아니고, 하다못해 여자애들끼리 흔히 오가는 '사랑해' 말 조차도 그리 쉽게 꺼내질 않는데. 왜 남자애들은 그렇게 눈이 안 좋은 걸까요? 서로 뽀뽀하는 애들은 안 놀리면서.. 멍청한 11반 아이들.
어쨌건.. 저는 N이 너무 좋아요. 그런데 이게 이성으로서 좋아하는 감정인지, 아니면 그저 친구로써의 감정인지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편한걸로 치자면 J도 편하긴 편하거든요. J는 보통 남자아이들 답지 않게 욕을 하는 횟수가 1년에 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적어요. 그리고 착하고, ..암기력이 짱짱이라서 공부 잘 하기도 하고요. (저는 외모는 안 따지니깐 외모는 딱히 애기 안 해도 될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때때로 J는 정말로 저에게 상처가 되는 말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물어봐요. 삼지창을 푸욱, 찌르는 것 처럼 말이죠.
후우, 애기가 저의 성 정체성에서 J를 좋아하냐 N을 좋아하냐로 바뀐 것 같지만도.. 그래도, 뭐. 여기에다 털어놓으니깐 마음 속이 시원하긴 하네요.
그럼, 좋은 저녁 되세요:)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