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내가 성범죄 피해사실을 밝히면 특히 남자들에게서 흔히 나왔던 반응이 있다. 첫번째는 '내 복장이 조신하다거나 얌전하지 못했다'면서 내게로 책임을 돌리는 반응,
두번째는 '네가 예뻐서 그래/예쁜 네가 참아'라는 반응이며,
세번째는 나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당시의 정황을 샅샅이 캐물으면서 피해사실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알아내려는 반응이다.
그 외에도 몇몇 빻은 반응이 있지만, 내가 가장 많이 나온 반응은 저 세가지이며, 놀랍게도 내 주변의 여성들에게서는 위의 반응들이 나오지 않았다.
첫번째 반응, 이건 헛소리다. 누가봐도 책임은 내게 없다. 나는 당시 교복이나, 체육복을 입고 있었으며, 나는 교복 한번 줄여본 적 없는 학생이었다. 복장이 어찌되었던 간에,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발언은 2차 가해이며, 해서는 안될 말이다.
만일 내가 너무 선정적인 복장을 입는다면, 그에 대한 '규제'는 당연하게도 가해자가 하는 것이 아니라 법이 해야한다.
두번째, 성범죄가 예뻐서 일어난 것일 수는 없다. 인터넷 댓글에서 '예쁘지 않으니까 ***을 당할리가 없다'는 식의 헛소리가 종종 보이는 이유는 이러한 인식에 의한 것이라고 본다. 나는 성범죄를 '예뻐서' 당한 것이 아니다. 내가 그 상황에서 '약자'였기 때문인 것이다.
세번째, 피해 사실을 듣자마자 피해 당시 상황과 같은 피해 경험을 캐묻는 짓은 매우 무례한 짓이다. 내가 왜 당신의 호기심을 충족 ***기 위해 나의 불쾌한 경험을 들쑤셔야 하는가? 이는 실례라기 보다는 무례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저 세 반응 모두 피해자를 매우 불쾌하게 하는 반응이며 2차가해이기도 하다. 이러한 반응이 공공연하게 일어나는 것은 어쩌면 사회 분위기 자체가 피해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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