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사회
전교1등에 전교회장까지 되었다. 나에겐 멀게만 보였던 전교1등을 이루게 되면 행복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더 큰 압박감만 느껴졌다. 평가에 대한 나의 생각은 더욱 부정적으로 물들었다.
학생들 개개인의 성격이나 사생활적인 요소를 선생님들끼리 지적하고 평가한다. 그 속은 들여다볼 생각도 하지않고 자신이 본 것을 바탕으로 맘대로 해석하며 그것을 다른 교사와 나눈다. 그렇다면, 선생님 앞에서 내 모든걸 내보이면 안된다. 날 평가하는게 두렵고 사회가 날 평가하는게 두렵다. 학교에서 하는 우울증 진단테스트나 설문지도 생기부에 들어갈까 하나하나 걱정한다. 평가 라는 단어에 예민해지다 보니까 친구들이 나한테 한두번 본것만 가지고 너 정말 잘한다 못한다 공부만 잘하는구나 넌 뭐든지 다 잘한다 하는것도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았다. 난 내가 제일 잘아는데 왜 나한테 잘한다 못한다 하는거지? 난 내 길을 위해 내가 노력하는건데 왜 참견하는거지? 나에 대해 생각하고 맘대로 판단한다는 것이 혐오스러웠다. 심지어 교무실에 남아 전교회장 포스터를 만들때 선생님들은 자기 반에서 가장 공부 못하는아이 얘기를 하며 자신네 반의 누구누구가 선생님네 아이보다 훨씬 못하고 심각하단 얘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것을 보고 잘못된 사회 속에서 정말 살고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시험의 주목적도 이미 잃어버린, 단지 평가수단만이 된 이번 기말고사는 공부하기가 정말 싫었다. 이번 시험을 보면 선생님들은 또 모여서 내 얘기를 하겠지. 사회에서 원하는 사람이 되기위해 외모 성적 친구 인성 대회 상장 등 신경쓸건 너무많고 하고싶은 말도 행동도 참고 사는게 너무너무 힘들다.
시험을 망쳤다.
어차피 일반고에 갈 예정이니까 괜찮다. 그런데 내 주변친구들 엄마 학원 학교선생님들이 또다시 나에 대해 얘기하고 시험 성적에 놀랄 생각을 하니까 너무 무섭다.
그럼 나는 지금 그 압박감때문에 공부를 하고 있는건가? 대체 지금 내가 하는 공부는 누구를 위해서 하는거지? 주변 사람들의 놀라는 표정, 말로는 위로를 표하지만 경쟁에 이겼다는 숨길수없는 기쁨의 표정 등이 너무 싫다
그런데 이 잘못된 사회를 내가 바꿔놓을수는 없는걸 아니까 더더욱 힘든거같다 잘못된걸 알면서도 해야하는게 현실이니까 살고싶지 않아진다. 자살에 대한 생각도 끊임없이든다. 만약 신호등을 건너다 옆에서 차가오고있고 충분히 피할수 있는 상황이 일어난다면 그 순간에 피할지 말지 그냥 죽을까 고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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