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내가 많이 부족했던 시절,
그리고 내가 생각하듯 남들 역시 같을거라고 착각했던 시절.
그 시절 나의 아둔함을 비웃고, 그 맹함을 멸시하며
대놓고 퍼붓는 욕설에 투명인간 취급도 당해보았고,
난생처음 누군가에게 ***가 없다는 소리도 들어 보았다.
내 의도와는 상관없이 개념 없는 사람으로 매도되어 출근하기가 너무 너무 싫었던 그때. 차라리 달려오는 저 지하철에 몸을 던지면 내일 그 꼴을 또 다하지 않을텐데, 하는 생각마저 했었다.
무슨 일이 생기면 의례 나에게 화살이 돌아왔고, 그 원인이 내가 아니었어도 나에게 탓을 해댔으며, 심지어 내가 한 실수가 아니었음에도 그 뒷감당을 나에게 ***기도 했다.
나중에는 사건보고서와 시말서를 쓰는 것이 더이상 막막하지도 않았다.
그래. 나는 참 일을 못했다.
그들이 마음 놓고 일을 맡기기엔 나 스스로 생각해도 무리일 정도였으니까. 그러다 다른 직장으로 이직하고 나서야 깨달았다. 내가 아주 일을 못하는건 아니었다는걸.
숨만 쉬어도 꼴보기 싫어하고, 내가 화장실 한번 다녀오는것 조차 뒷담화가 될 정도였으니 그 압박감 속에서 버티는게 오히려 더 이상한 상황이었다는걸 깨닫게 된 것 역시 얼마 되지 않은 일.
견디다 못해 사직서를 내러 갔던 날, 끝내 그만두지 못하고 부서를 이동했다. 나에게 주어진 두번째 기회. 나는 보란듯 잘해내고 싶었다.
그러나 전 부서에서 좋지 않은 일로 이동한 나에게 좋은 시선이 보내질 리 없었고, 난 또 몇번의 실수로 같은 상황을 반복하고 있었다. 친구인 척 다가왔던 동료는 뒷담화 주제로 나를 팔았고... 그들은 나를 표적으로 끌어내어 참 잔인하게도 짓밟았다.
나는 아직까지도 그 날을 기억한다.
지금의 신랑을 만나 아기가 먼저 생겨 일을 그만 둬야했던 그 날.
믿었던 동료에게 그 사실을 털어놓았지만 역시 모두에게 퍼졌던 그날.
임신한 몸이지만 몸사리지 않고 일했음에도 불구하고 "임신은 네 개인적인 사정일 뿐"이라며 일 똑바로 하라던 소릴 들은 그날.
제법 부른 배를 하고 저녁까지 일을 하고도 집들이 한다는 선배집에 끌려가 "우리 엄마같았음 머리 박박 깎였다"며 모두가 보는 앞에서 망신을 당했던 그날.
나에게는 지옥같았던 2년, 나는 아직도 그때의 꿈을 꾼다.
***같은 나는 꿈에서조차 그들에게 인정받으려고 굽신대고 종종거리며 일을 하고 있다.
꿈이니까 머리채라도 잡고 뺨이라고 몇대 갈겨줬으면 좋았을텐데, ***같은 나는 그정도가 다다.
다시 일터로 돌아가 유능하다 인정받으며 일하게 되면 이 응어리가 좀 풀릴까?
행복하게 아이 셋을 낳아 잘 살고 있지만, 그때의 그 모멸감과 상처는 도통 아물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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