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가끔씩 아무것도 하기 싫은 무기력증에 빠진다. 이때면 일어났을 때 스마트폰을 들고 아무 의미없는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밥먹는 것도 귀찮아서 라면 한두개에 우유 벌컥벌컥 마시고 하루를 끝낸다. 근데 이 무기력증은 주인을 닮았는지 참 선택적이다. 아르바이트를 할 때는 한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몸살이 나서 감기가 나도 나타나질 않는다. 그러다가 공부를 할 때면 하루만 쉴까라며 살그마니 들어와 내 하루를 손쉽게 가져가 버린다. 그럴 때면 나는 공부를 해서 사무직으로 취직을 하는 게 아니라 그냥 막일을 하는 게 적성인가 싶게 만든다. 몸과 다른 내 자존심과 주위의 시선이 무시받는 일하고 싶지 않다고, 미래가 불안한 일 하고 싶지 않다고 나를 책상머리에 앉혔다. 그렇게 내 자존심이 나를 나이만 먹게 했고, 나를 좀먹게 하고, 그러나 포기할 수가 없고, 계속 되풀이하고, 그러다가 터지면 무엇이 터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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