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앞으로 살*** 날에 비하면 굉장히 어린 나이, 16살밖에 돼지 않았지만 작년은 지금까지 가장 다사다난한 해였다. 특목고와 일반고의 동시선발제도가 확정된다는 소식에 굉장히 혼란스러웠던 것이 시작이었다.
물론 중학교 공부를 해야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내가 가지고 있던 가장 큰 이유이자 1차목표인 특목고에 입학하기위해 중학교 입학때부터 힘들어도 꾹 참고 친구관계 성적 동아리 예체능 평소생활 복습 예습 등 심지어는 우울증테스트까지 항상 완벽하려고 애써왔다. 그래서 동시선발이 확정되었어도 특목고에 갈 생각이었다. 그러나 주변에서는 일반고가 더 유리해질거라는 압박을 주고 엄마는 거기에 휘둘려 나한테 계속해서 그 얘기를 시도때도없이 했다. 주변에서 나를 그렇게 찔러대었고 혼란스러워진 나는 그 목표가 무너져버리니까 공부를 왜 해야 돼는건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2주 남은 시험마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자는 시간까지 줄여가며 정말 열심히 했는데, 나한테 도움이 안돼는거고 의미가 없어도 생기부에 쓰이니까 방학때 쉬지도 못하며 여기저기 다녔는데 모두 소용이 없다니 정말 허무했다. 전교1등을 했어도 그 노력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졌다는게 화가났다. 물론 마지막 기말고사는 망했고 그게 중요한게 아니었다. 점점 잘못된 교육제도, 편견과 삿대질 등 잘못된 것들만 계속해서 내 눈에 띄었다. 그리고 내가 성공하려면 그 잘못된 방식들을 그대로 따라가야만 한다는게 엄청난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이 잘못된 것들에 변화를 주려면 내가 바꾸던가, 다른 나라로 가던가, 피해버리는 방법밖이 없었다. 내가 바꾸려면 잘못된 것들을 따라가야하고, 다른 나라로 가는건 너무 비현실적이었다. 피해버리는 방법으로 그냥 죽어버리고 싶었다. 근데 또 용기는 안났다. 자살은 나에게 가장 큰 죄를 짓는거라는데, 그래서 그냥 누군가가 실수로 날 죽였으면 좋겠다 하고 매일매일 학교에 가다 차에 치이는 상상을 하거나 잠을자다가 나도모르게 죽었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했다. 주변에서 공부나 고등학교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만 나와도 엄청나게 거부감이 들었고 그 자리를 피하고 싶었다. 내가 어떤 상황인지 모르는 엄마는 어느날 다시 특목고 얘기를 꺼냈다. 전엔 그렇게 일반고 얘기를 했으면서 엄마들이랑 얘기를 하더니 어디어디 특목고가 괜찮다더라 ~.
처음엔 일반고를 가라며 확신하더니 이제와서 그러니까 정말 그 얘기를 듣는 순간 토할거같고 눈물이 터질 것 같았다. 내 몸 전체가 무기력감에 싸여있어도 누군가가 옆에서 조언해주고 좀 도와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실했다. 친구에게 말해도 위로로 해결이 돼지는 않았다. 심리상담도 받고싶고 우울증이 있다면 치료도 받고싶었지만 낯설기도 하고 상담을 제대로 해주지 않는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라 당황스럽기만 했다.
자꾸 그 생각이 나니까 공부는 하지 못하고 휴식을 취하며 한달 두달간 시간이 지나니까 그 절망스럽고 죽고싶었던 감정은 점점 사그라들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내 머릿속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뭔가 잘못된 제도들을 내가 나중에 반드시 바꿔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고있고 사실 이 생각으로 바뀌기까지 여기 마인드 카페에서 조언을 얻은 부분도 있다.
지금 생각하면 저렇게 반년~일년간 힘들었던 것이 오히려 나에게 도움이 된 것 같다. 나는 다른 사람들이 힘들때 심리상담소나 병원을 정말 마트처럼 쉽게 드나들수 있는 곳이라고 인식을 바꿀 것이고, 한 환자 한명한명씩 시간제한을 두지않고 서로 얘기를 나누면서 정신병원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것이다. 작년에는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생기는지 하늘을 굉장히 원망했었는데, 지금은 의지를 충전할수있는 동기를 만드는 기회를 내려주셨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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