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나는 스물이다. 특성화 고등학교를 나왔다. 초등학교 때에는 학교폭력을 당했고 중학교 때에도 마땅한 친구 없이 지냈다. 고등학교 때에는 내 성 정체성으로 아웃팅을 당했고 또 친구 없이 졸업을 했다. 1월부터 출근을 한 회사는 학교 선배가 둘이나 있다. 그 중에서 내 바로 위에 사수는 나를 싫어한다. 첫 날부터 무언가를 알려주면 한숨을 푹푹 쉬었고 적어뒀는데도 헷갈리는 걸 물어보면 싫어했다. 나까지 아홉 명. 전부 여자인 이 회사에서 나는 자꾸만 치였다. 사수는 애교도 많고 언니들한테 잘했다. 언니들이 없는 곳에서는 나에게 눈치를 자꾸만 주고 너정도면 편하게 사회생활 하는 거라고. 너 때문에 계속 자기랑 언니들만 힘든 거라고 했다. 나는 눈치를 많이 보는 성격이라 그게 너무 힘들었다. 일 년은 배워야 할 수 있는 일이 생기는 곳이었기에 주말에도 나와서 야근을 할 때에는 나만 일이 없었다. 그래서 업무 관련된 책이라도 읽으면 사수는 자꾸만 와서 눈치를 주고 핀잔을 줬다. 내가 ***실 일 없냐고 다 물어봐도 다들 없다고 했다. 가끔 주는 간단한 일도 질질 끌기 시작했다. 일이 없으면 구박 받을 것 같아서. 그게 너무 무서워서. 그래서 일요일 저녁만 되면 울고 평일에는 퇴근을 하면 매일 울었다. 잠을 자려고 눈을 감아도 회사에서 어떻게 버텨야 좋을지 모르겠어서 잠을 못 잤다. 오늘도 그랬다. 그래서 결국 회사를 말도 없이 안 갔다. 예의가 아닌 것도 아는데 너무 무서웠다. 나를 싫어하는 사람과 아침 여덟 시부터 저녁 열 시까지 주말도 없이 매일 함께 있는 것이 차라리 죽고 싶었다. 회사 근처에 자취를 해 혼자 사니 외로웠다.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회사 다니기 싫다고 했다. 엄마는 자꾸 왜 그러냐고 듣기 싫은 티를 내셨고 아빠는 아침부터 ***한다며 ***의 ***라고 그냥 죽으라며 엄마 전화를 끊으셨다. 아. 내가 잘못 태어난 걸까. 회사를 안 갔지만 불안해서 잠을 잘 수가 없다. 내일이 너무 두렵다. 차라리 죽으면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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