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 글이 조금 많이 깁니다
예비고1이에요.
충동적으로 내신이 빡센 고등학교에 지원해서 합격했어요. 일단 지원하면 합격할 줄은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막상 3월이 다가오니까 막막해요.
애들이 공부욕심도 많은 성격인 것 같고 학교가 워낙에 시험이 어렵기로 소문난 곳이라 다들 공부 진짜 열심히 할 텐데 나는 뭐하고 있나 싶어요. 내가 놀고 있을때 남들은 공부하겠지 생각하면 답답하고 자괴감도 들지만 공부가 안돼요. 슬럼프인지 뭔지는 몰라도 체력이 딸리지는 않는데 이상하게 몸이 무겁고 오늘따라 아무것도 못하겠어요. 책상에 책은 산더미같이 쌓여 있는데 정리도 못하겠고 공부는 더 하기 싫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러다 망하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요.
영어 이야기를 해보자면 어릴 때부터 오랫동안 배웠었는데, 지금은 학원을 끊고 혼자 하고 있어요. 사실 혼자 한다고 하지만 모의고사 문제집 같은 거 풀어보는 게 다지만요. 학원을 끊은 지는 한 4개월 정도 된 것 같은데, 날이 갈수록 영어 실력이 퇴화하는 것 같아 불안해요. 불안해 죽겠어요. 말하기 쪽이 상대적으로 약했었는데 안 쓴지 꽤 되니까 생각도 잘 안 나는 것 같고... 그래도 그 부분은 주제에서 벗어나는 것 같아서 넘어갈게요.
솔직히 저는 지금 수능이나 모의고사 대비를 위한 영어공부는 특별히 필요하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자랑이 아니라 어릴 때부터 배워 와서 당연한 거라고 생각해요. 그냥 꾸준히 모의고사 풀어보고 하면 되겠죠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수능으로 확인을 해 본 적이 몇번 있으니까요.).
그런데 문제는 내신이에요. 들리는 바로는 시간도 부족하고 시험범위도 많다고 하니까 막연한 부담감과 두려움이 있는 것 같아요. 서술형도 문제고요. 단어는 많이 알지만 막상 주제를 주어진 빈칸 수에 맞게 쓰라거나 뭐 그런 문제가 나오면 왕창 깨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만약 제가 대비를 대충 해서 첫 중간고사를 봤다가 1등급이 나오지 않는다면 멘탈이 터지고 회복이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다고 공부를 하려고 해도 중학교 때까지는 영어학원에 의존해서 선생님이 정리해주시는 문법 듣고 문제 풀고 외우고 이런식으로 했기 때문에 전혀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독해도 지문을 읽고 알고리즘에 따라서 해석하는 게 아니라 그냥 거의 한국말 읽다시피 읽으면서 바로 이해하니까 학원을 다닌다고 해도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지는 않아요. 시간도 없고요. 남들은 부러워하는데 저는 오히려 불안하기만 할 뿐입니다. 공부 방식에 체계성이 없으니까요. 내신이 엄청 어려운 학교에서 이런 대충대충 문제 푸는 식이 과연 통할지도 의문이고요. 지금까지 영어를 배운 게 있고 실력이 있는데 고등학교 시험은 1등급 받고도 남아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어떤 식으로 해야 할지는 모르겠어요.
원래 다른과목도 쓰려고 했는데 생각 외로 글이 너무 길어져서 접었어요. 이렇게 고민은 쓸데없이 많아서 걱정은 매일 하는데 정작 하는 건 없고. 하는 게 없으니까 또 불안하고. 불안하니까 걱정하고. 계속 똑같은 일의 반복이에요. 앞에 놓인 것부터 차례차례 하나하나 해야 한다는 생각은 드는데 그 첫번째도 하기가 힘들어요.
이러고 있어도 되는걸까요
힘들고 불안해요. 모르겠어요
어떻게 해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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