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지식인에 한 번 질문을 올렸었는데, 다시 쓰기에는 또 너무 긴 것만 같네요. 질문을 그대로 올리고 해야 할 말만 몇 개 덧붙이겠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현재 15세, 중학교 2학년입니다. 그렇다고 중 2병, 사춘기 뭐 이런 건 아니니 걱정 마세요. 지금 올리는 고민은 거의 1~2년 전부터 있던 겁니다.
피상적으로 보자면 성적은 꽤 상위권입니다. 영어는 전국 대회에서 낮은 상 정도는 타고 있고, 수학은 잘 모르겠네요. 선행은 고등학교 과정입니다. 그 외에도 운동 하나를 취미로 하고 있는데 아마추어 전국대회에서 메달을 딴 적 있습니다. 이렇게 써보니 저 정말 멀쩡해 보이네요. 하지만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건 다름 아닌 성적 문제에 대한 겁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는 자해 시도를 한 적이 있습니다. 자해라고 하기도 뭐하지만 식칼을 손목에 대고 힘을 준 것? 이라고 하겠습니다. 물론 너무 아파서 도중에 그만두었지만요. 절대로 추천하고 싶지 않은 자살법이네요. 이쯤 되면 아셨겠지만 저는 사실 자살을 하고 싶어하는 쪽에 속합니다. 꽤나 이야기가 길어지고 두서 없어질 것 같지만 일단 계속 쓰겠습니다.
주변 친구들보다는 성적이 좋은 편입니다. 몇 명만 빼면은요. 친구 관계도 굉장히 좋고요. 물론 저는 그 친구들이 막 소중한 친구라고 내가 대신 죽을 수 있다고 말할 생각 전혀 없습니다. 진짜로. 주변에는 저보다 성적이 좋은 친구가 몇 명 겨우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친구들은 거의 다 성격이 괴상한 탓에 왕따거나, 아니면 아예 대놓고 앞에서 욕하는 애들도 있죠. 그 중 한명은 심지어 잘 나가는, 뭐 그냥 노는애들에게 완전히 찍힐 뻔 한걸 제가 잘 말해서 저랑 친하게 지냈던 친구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째선지 어머니가 자꾸 그 애들하고 비교를 하더군요. 평소에는 아무 생각 없이 넘겼던 저지만 이제는 그게 너무 지쳐서, 그 친구를 볼 때마다 찢어죽이고 싶은 데까지 다다랐습니다. 그 친구가 하는 말 하나하나, 하는 행동이 다 얄미워 보이네요. 하다못해 어머니께 그럼 그 년을 엄마가 낳지 그랬냐고 따질 뻔 했네요. 그것 때문에 자꾸 제 자신이 위축되고 그 애들과 더불어 성적 이야기를 할 때마다 언제든지 달려가 목을 메어 죽어버리고 싶습니다. 게다가 무슨 이유인지 요즘 분노조절장애라도 걸린건지 이유없이 지나가는 행인이 맘에 안들어 죽여버리고
싶다, 혹은 당장 내 자신이 쓰러져 죽고 싶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얼마 전에는 꿈에서 누군가를 잡아 뜯고 마구 때리던 꿈을 꿨는데, 마지막에 보니까 그 사람의 얼굴에서 코는 완전히 뜯겨나가 안의 근육과 살이 보이고, 눈은 찢어져 눈알 뒷면의 핏줄이 튀어나오고, 이빨은 완전히 부서지고, 귀 하나는 완전히 사라져 있었습니다. 잔인한 것은 잘 참지만 그 꿈은 제가 자의를 가진 상태였던지라, 꽤나 공포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자기 자신이 혐오스러워진달까요. 평소에도 이유 없이 화가 나면 손이 움찔거리고 몸이 ***듯이 떨리며 숨이 가빠오고, 해서는 안될 생각도 하게 됩니다. 정말 잔인한 상상도 하고 말이죠. 그렇다고 제 인격이 문제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슬픈 영화를 보면 울고, 지금까지 사고도 친 적 없이 꽤나 친구가 많은 여중생일 뿐입니다. 이것도 또 하나의 의문이네요. 단순히 조울증이라기엔 순간순간 치밀어오르는 분노가 그 꿈과 같은 일을 곧 일으킬 것 같습니다.
일단 제 이야기 하나가 끝났습니다. 꽤나 많은 고민이 있으니까요.
그 외에, 저는 영재고등학교 수시를 노리고 있습니다-피상적으로요. 저는 제가 어떻게 되든 아무 상관 없습니다. 어쨌든 영재고 준비를 하는데, 문제는 너무 어렵고, 자신은 점점 없어집니다. 하지만 저희 어머니는 예상보다 많은 것을 제게 바라는 것 같습니다. 사실 아이큐 검사 때 아이큐가 148인가 150인가 정도로 나왔었거든요. 물론 저는 *** 천재가 아닙니다. 전혀. 그냥 학교 내신을 준비해서 A받을 수 있는 정도. 어쨌든 영재고는 저에게 너무 과분하고, 그렇다고 자사고에 척 붙을 정도의 모범생도 아니니까요. 굳이 따지자면 영재 쪽에 더 가깝습니다. 하지만 역시 고등학교 입시는 무리인데, 앞으로 1년밖에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정말 정신적으로 힘들어집니다. 요즘 세상이 세상인지라 일반고에서는 죽을 힘으로 공부하지 않으면 취업도 거의 불가능 하다고 하니까요. 거기에다 진심으로, 너무 지쳐서 이제는 수학책만 보면 찢어버리고 싶고 그 정도네요. 진심으로. 그래서 가끔 너무 힘들어질땐 수학 문제집 귀퉁이를 계속 찢으며 진정시킵니다. 이러니까 상당히 ***같은걸요. 요즘은 문제에 집중도 안되고, 한 문제 풀었다하면 제 손은 낙서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예체능, 혹은 문과로 넘어가라는 소리도 있지만, 저는 체육의 천재가 아닐 뿐더러 영어를 공부하러 유학갈 마음도 없습니다. 우리 집은 금수저가 아니니까. 과외도 힘든데 저는 이해도 안되는 학원에서 시간만 때우고 있네요. 정신차리고 공부하려는 생각을 하면 괜히 또 알 수 없게 화가 나서 저번에는 연필도 부서지고 지우개도 찢은 적이 있습니다. 사실 학원이 먼지라 부모님께서 직접 차로 데려다 주십니다. 점점 죄송한 마음뿐이네요. 거기에 온갖 행사나 별 일이 다 겹쳐 요즘은 돈 쓰는것도 무엇하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학원을 다 관둘 생각을 하면 또 불안해져 괜히 눈물이 나오기도 하고요. 앞서 얘기한 것 처럼 성적에 대한 비교도 많이 하시지만 부모님도 하나밖에 없는 외동딸이라 정말 예뻐해 주시고 하고 싶은 건 다 해 주십니다. 물론 도덕적으로는 정말 잘 가르쳐 주셨어요. 정말 누구나 부러워할 좋은 부모님이라는 건 저도 알 수 있어요. 제 학원 시간표도 그렇게 빡빡하고 비인간적이진 않아요. 제가 혼자 이상하게 비뚤어진 걸 수도 있네요. 진짜 제가 ***일수도 있겠구나, 라는 마음도 가끔 듭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그림 그리기가 꽤나 취미입니다. 하지만 순수 미술도 아닌, 그저 만화 끄적거리기 정도이죠. 제 그림을 보는 사람들은 다, 감탄사를 내뱉거나 애니고를 목표로 해도 될 것 같다고는 하지만, 전 ***이 아닙니다. 이쪽 계열로 가봤자 조금 재미만 더 있을 뿐 나중에 굶어 뒤지는건 매한가지 아닐까요? 그래도 나름의 꿈은 나중에, 도전만화에 제가 그린 만화를 올려보는 게 꼭 이루고 싶은 겁니다. 아마 죽어도 한 번 올려본 다음에 자살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저희 부모님은 나름의 소양이, "순수미술이 아니면 다 소용없다" 이고, 저는 이쪽을 진로로 정해보자는 생각 따위도 한 적 없으니, 이것도 타개책이 되지는 못합니다. 요즘은 그저 애니랑 우타이테 들으면서 시간을 때우고 있네요. 아, 물론 이 문제 때문에 오타쿠라고 놀리는 친구는 없더라고요. 여학생이어서 그런지는 잘 모르겠으나, 오히려 학교 내에서 제 위치가 제가 애니를 보면 다른 친구들도 같이 보는 정도라서일까요. 사실 이것 외에 초등학교 때 거의 완전히 헤어져버린 친구들과 가끔 만나 노는 것 빼고는 삶을 계속할 이유마저 생각나지 않습니다. 게임에 재미붙여 게임 폐인처럼 살고 있죠.
이렇게 살면 출처 모르는 분노에 미쳐 정말로 누군가를 내장까지 찢어버리거나, 아니면 다음날 길바닥에서 모리가 깨진 채로 발견될까 무섭네요. 좀 인생에 재미를 붙일 것이 조금 필요합니다. 앞의 내용은 그냥 제가 힘들어서 조금 쓴 걸까요. 읽어주셨다면 정말 감사합니다. 긴 글 읽으시느라 수고하셨어요. 사실 아파서 자살할 만큼의 용기는 없습니다. 살기 싫다는게 꼭 죽고 싶다는 건 아니니까요. 그래도 뭔가에 재미를 붙이지 않는다면 정말 홧김에 목을 매던 옥상에서 떨어지던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인생에 재미 붙일 수 있는 걸 몇가지 알려 주셨으면 해요.
그리고 만약 답변에 뭐, 죽으면 안됩니다. 삶은 아직 아름다워요, 우리가 도와줄게요. 뭐 이런 이야기 하지 말아주세요. 진짜로 그런 이야기만 들으면 아무나 잡아 완전히 찢어죽일 수 있을 것 같으니까, 그런 답변은 안올려주셨으면 해요. 추상적인 답변 말고 조금 실용적인 건 안될까요? 너무 많이 요구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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