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직장생활 7년차 스스로를 갉아먹는 중입니다. 쉼없이 퇴사생각을 하면서도 남에게 싫은 소리, 일 못한다는 얘기 듣기싫어서 이 악물고 일했습니다. 엄청 낙천적이고 천하태평한 성격이었는데 회사다니며 비관적이 되었고 뉴스에서 회사생활이 힘들어 자살해 고인이 되신분들의 이야기가 나올때면 제 주위 사람들은 회사 퇴사해버리면 그만이지 죽긴 왜죽냐 상사때문이 아닐거다 다른 사정이 있을거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그때면 그들에게 이렇게 얘기하고 싶었어요. 그런 사람이 지금 여기있다고. 회사 때문에 죽고싶은 사람이 바로 당신 눈 앞에 있다고요. 저는 제 학벌 학력에 비해 좋은 회사를 다니고 많은 월급을 받습니다. 이 회사를 그만두면 어딜가도 이런 연봉을 받지 못할겁니다. 하지만 이악물고 버텼던 진짜 이유는 집안 형편때문입니다. 경제능력 없는 아***의 가정폭력 폭언에 시달리며 우리를 키워낸 엄마를 위해 버텼습니다. 그렇게 버텨 키운 당신딸이 이름있는 회사 다니며 고연봉의 안정적인 직장에 다닌다는 것이 우리를 위해 고생한 엄마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예전엔 그랬습니다. 지금은 여전히 월세를 전전하며 살지만 몇년전 아***는 사람과 따로 살게된 이후로 형편은 한참 나아졌습니다. 지옥같던 회사생활도 견딜만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아니었나봐요. 낮아질만큼 낮아진 자존감은 아무것도 할 수 없게만들고 직업특성상 퇴근 후나 휴무일에도 업무연락이 와 마음이 늘 불안합니다. 제 생활이 없어요. 지금 가장 힘든 이유는 두가지 마음이 계속 충돌하기 때문입니다.
일때문에 다른 일은 아무것도 할 수 없어 / 아니 그건 핑계야 네가 게을러서그래.
퇴사하면 괜찮아질거야 너무 지쳐서 그래 / 퇴사한다고 달라지는게 있을까 넌 퇴사하면 이 이상 더 좋은 회사는 못가. 이런 생각을 하면서 늘 불안합니다. 또 저는 저희 엄마를 너무 아끼고 사랑하지만 지나가는 말로 너무 힘들어 퇴사하고싶다고 얘기하면 어딜가나 똑같다 그만두면 뭐먹고 살려고하니 나도 아직까지 일하는데 그만두면 안된다. 이런 얘길하는 엄마가 미울때도 있습니다. 십년넘게 드린 생활비를 계산하면서 이 돈이면 내가 하고싶은일 다 할 수 있었는데. 저 따위 사람들한테 굽신거려가며 나를 죽이는 일 안해도 될텐데 그러면서도 여태 고생한 엄마를 미워하는 제가 더 괴물같이 느껴지구요. 정말 마음이 너무 복잡합니다. 회사를 그만 두는게 맞을까요. 그만 둔다고 이런 상황들이 나아질까요. 엄마는 또 저를 한심하게 볼텐데요. 이 모든것으로부터 벗어나고싶어요. 그냥 증발하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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